▲금호강 팔현습지의 깃대종 수리부엉이가 팔현습지 왕버들숲에 나타났습니다.
정수근
지난 25일 팔현습지 왕버들숲에 수리부엉이가 찾아왔습니다. 팔현습지에 살고 있는 수리부엉이 부부 중 암컷 '현이'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것도 대낮에 말입니다. 보통 수리부엉이는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 주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참으로 의외의 행동입니다.
팔현습지에는 지금 수리부엉이 부부 '팔이'(수놈)와 '현이'(암놈) 이렇게 암수 한 쌍이 삽니다. 그들의 집인 팔현습지 하식애에 머물며 낮에는 하식애 한 곳에서 잠을 청하고 일몰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사냥을 나갑니다.
보호색을 띠고 있기에 하식애에 앉은 녀석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녁이 되어야 소리로 녀석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저녁 땅거미가 내리면 녀석들이 사냥을 나가기에 앞서 각각 각방 생활을 하는 녀석들인지라 서로 "우우~~" 노래를 부르며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곤 수놈부터 먼저 비상을 시작하면 그 뒤를 따라 암놈도 사냥을 따라 나갑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온 말이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수리부엉이들은 이렇게 살아갑니다. 사람을 피해 사람과 떨어진 하식애 절벽에 머물러 사는 것이지요.
▲ 팔현습지 수리부엉이 '현이' ... 팔현현지는 수리부엉이의 집 팔현습지 명물이자 깃대종인 수리부엉이를 팔현습지의 멸종위기종들의 숨은 서식처 왕버들숲에서 만났습니다. 팔현습지에는 암수 한쌍의 수리부엉이 '팔이'(수놈)와 '현이'(암놈)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서식처 앞으로 탐방로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 사업을 환경부가 벌인다고 합니다. ⓒ 낙동강 수근수근TV
그런데 이 수리부엉이가 팔현습지 왕버들숲에 나타난 것입니다. 암놈 '현이'가 그것도 정오 무렵에 나타난 것입니다. 평소라면 잠을 청해야 할 시간인데 잠을 청하지 않고 사람들이 오가곤 하는 이곳 왕버들숲에 나타난 것입니다. 참 특이한 행동입니다.
마침 이날은 대구 KBS에서 팔현습지를 영상으로 담기 위해 촬영을 나온 날입니다. 이곳 지킴이를 자청하고 있는 환경단체 활동가인 필자의 안내로 팔현습지 왕버들숲을 카메라로 담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나타난 것입니다. 저도 놀라고 방송국에서 나온 분들도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야생 수리부엉이를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야생 수리부엉이 '현이'는 참으로 특이하게도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그대로 방송국 카메라 앞에 노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