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 운전기능사는 굴착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전하여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굴착과 채석, 운반 작업을 수행한다.
신영근
"신영근님 굴착기운전기능사 [실기]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17일 한국산업인력공단 Q-net 누리집에서 '굴착기운전기능사(아래 굴착기)'에 합격했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노후에 밥 먹고 살 걱정은 덜었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재취업하기 좋다는 자격증 도전을 결심한 지 두 달 만에 '굴착기운전기능사'에 합격했다. '굴착기운전기능사'는 지게차를 비롯해 전기·방수·조경 기능사 등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면서 인기 자격증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일까. 굴착기와 지게차 자격시험은 약 3주에 한 번씩 시험을 치르는 상시검정이다. 많은 사람이 관련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유는 뭘까.
직접 도전해봤다, 굴착기 운전기능사 자격증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직접 체험에 나섰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생업이던 꽃집을 잠시 접고, 건설 현장에서 일한 덕분인지 관련 자격증에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지금 굴착기 자격증을 취득해 어디에 쓰겠느냐고 생각되기도 했지만, 인기 자격증이라고 하니 도전 욕구가 발동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이유는 건설 현장에서 관련 자격증 요구가 많고 자격증이 없으면 실제 기술적인 일을 하기가 어렵다. 굴착기는 주로 도로, 주택, 댐, 간척, 항만, 농지정리, 준설 등의 각종 건설공사나 광산 작업 등에 활용된다.
굴착기 운전기능사는 굴착기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전하여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굴착과 채석, 운반 작업을 수행한다. 우리가 흔히 포크레인, 굴삭기로 알고 있는 장비의 정식 명칭은 '굴착기'로, 국가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우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1차 필기, 2차 실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60점 이상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2차 실기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2차 실기시험이 만만치 않다. 자동차운전면허 시험과 마찬가지로 학원에 등록해 공식대로 연습하면 무난하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절반 이상이 불합격한다.
한국산업인력공단 누리집에 따르면 필기시험은 2021년 60%대에서 지난해는 82.7%로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실기시험은 40% 미만으로 합격률은 저조한 편이다.
대부분 20대 청년들이었는데 60대 이상도 도전
지난 8월 필기시험 합격 후 중장비학원에 거금을 주고 등록했다. 연수는 모두 열흘로 이 기간에 코스와 작업 연습을 한다.
10여 명의 학원생 중 의외로 20대 청년들이 대부분이었으며 60대 이상도 2명이나 됐다. 굴착기 자격증이 재취업에 나서고자 하는 퇴직자와 청년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교육을 마치고 기자를 포함해 모두 24명이 지난 9월 시험에 도전했으나 코스에서 연신 실격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더니 12명이 탈락했다. 합격률이 왜 낮은지 느끼는 순간이었다.
실기 시험은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1명씩 실기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대기자들은 도전자들의 주행 모습을 볼 수 없다. 이어진 코스합격자 12명이 흙을 퍼담고 옮기는 작업형 실기시험도 대기실에서는 볼 수 없다. 그러나 호루라기 소리로 가늠해 보니 기자 앞에 있던 3명이 실격된 것으로 보였다.
"3톤 미만 굴착기나 지게차 등 소형기계 이수자 증가 추세"
기자는 무사히 작업형을 마치고 마침내 10월 17일 합격하면서 시험 준비 기간을 합치면 약 3개월의 자격증 도전을 마쳤다. 도전을 마치면서 자격증 하나라도 취득했다는 뿌듯한 마음에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굴착기, 지게차 자격증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중장비학원 관계자는 30일 기자와 통화에서 "최근 몇 년 사이 굴착기와 지게차 면허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유는 최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로 현장에서 면허증 확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정년을 앞둔 60대 이상자들도 재취업을 위해서는 굴착기 또는 지게차 자격증이 필수라는 인식이 생겼다"며 "이외에도 교육만 이수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3톤 미만 굴착기와 지게차 등 소형기계 이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