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풍경소니 ZV-E10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이유민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대인들은 자극적인 것만을 찾는다. 1분 내외의 릴스와 숏츠를 보며 스마트폰에 갇히기 쉽다. 그런 나에게 카메라는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다 같이 김치~!"
많이 찍는 것은 풍경이라면 찍을 때 가장 즐거운 것은 단체 사진이다. "사진 찍자. 다 모여!" 하면 각자 할 일을 하며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는 게 즐겁다. 타이머를 설정하고 셔터를 누르면 모두 나에게 빨리 오라고 손짓한다. 미리 마련된 내 자리로 들어가면 옹기종기 모여서 사진을 찍는다.
카메라 하나로 흩어져있던 사람들이 모이고, 사진을 찍으며 웃고, 머리를 맞대고 찍힌 사진을 확인한다. 눈 감은 사진 하나에도 자지러지게 웃는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이다.
가족 사진도 많이 찍었다. 각자 핸드폰을 갖게 되고 셀카를 더 많이 찍게 되면서 가족 사진을 찍을 일이 없었다. 가족 사진을 찍으려면 셀카봉을 준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 하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함께 사진을 찍을 필요를 못 느꼈다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를 구매하면서 셀카봉도, 다른 사람도 필요가 없어졌다. 함께 사진을 찍고 나면 조금 더 화목한 가족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비싼 카메라가 부담스럽다면?
50만원 이상의 가격이 부담스러워 카메라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방법은 중고품을 구하는 것이다. 원하는 기종을 정하면 검색 몇 번으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법은 빈티지 카메라와 토이 카메라이다.
빈티지 카메라를 파는 상점들이 꽤 있다. 직접 방문해 원하는 기종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격은 10만 원 정도의 선에서 괜찮은 카메라를 구할 수 있다. 토이 카메라는 더 저렴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와 특유의 디토 감성으로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필자의 첫 카메라도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토이 카메라였다. 카메라에 스티커를 붙여 아기자기하게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Y2K 느낌을 내기에는 딱 맞다. 물론 화질도 조작도 일반 디지털카메라보다는 못하지만 또 그만의 감성이 있다. 지금도 작은 사이즈의 카메라를 챙겨야 할 때는 토이 카메라를 챙긴다.
풍경을, 사람을, 세상을 바라보자
사실 필자는 카메라를 매우 추천하는 편이다. 단순히 예쁜 사진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고 나니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놓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내가 깨달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알게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바쁘고 여유 없는 현대인들에게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필요하다. 화면 밖의 세상에는 푸른 하늘이, 뭉실거리는 구름이, 작은 꽃과 고양이가 있다. 우리 가족들이, 내 친구들이 있다. 좋은 스마트폰에, 새로운 기종에 집착하기보다 지금 나와 함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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