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소연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채원 조다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공개 후 나흘째 침묵 중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이르면 4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이면서 내용과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정부 출범 후 최저치인 19%(한국갤럽 조사)를 기록하며 민심의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한 대표는 3일 메시지의 수위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도 기존보다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요청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명태균 녹취를 공개하며 김 여사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까지 정조준한 상황에서 국정 전반을 쇄신함으로써 여권 전체의 위기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인식인 셈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녹취 내용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먼저 해당 사건을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민심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곧장 당이 나서서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칠 경우 당정 간 불필요한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는 물밑에서 대통령실에 사건에 대한 설명과 민심 수습용 쇄신을 요청하는 한편, 향후 당의 대응 기조를 놓고 중진 의원들 의견도 두루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그동안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여당 차원의 선제적 해법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노선을 취했다. 대통령 친인척 감시를 위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앞세워 '김 여사 정국' 돌파를 시도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이 공개된 이후 야당 내에서 윤 대통령 임기 단축, 하야, 탄핵까지 거론되자 야권 공세에 맞서 헌정 질서와 보수 진영을 지켜내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이를 고려해 한 대표는 지난 2일 장외 집회에서 윤 대통령 하야, 탄핵을 주장한 야권을 규탄하는 메시지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