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2025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하기로 한 윤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집무실 명패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낸다고 해놓고 정작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뒤에 숨는 비겁한 태도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라며 "잘못했으면 직접 소명하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게 공인의 태도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어 "개원식도 오기 싫고 시정연설도 하기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이냐"라며 "취임식 날 대통령의 임무를 다하겠노라 선언했던 윤 대통령은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려는 건지 끝내 시정연설마저 포기하나 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시정연설 패스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 "시정연설은 한 해 국가를 꾸려갈 살림을 설명하고 행정부 수반으로 국회 협조를 구하며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깊은 양해와 도움을 구하는 자리"라며 "국민의 소중한 혈세 677조 원을 어찌 쓸지 국민에게 정중히 허락을 구할 뿐만 아니라 올해에는 명태균씨 녹취가 불러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시정연설은 이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안에 책임 있는 답을 하고 대통령의 최소 의무를 다하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내일 반드시 국회에 직접 나와 예산안에 대해 몸을 낮춰 협조를 구하고 국민께 직접 해명해야 한다. 아내를 보호하고 위하는 김 여사 남편 노릇은 집에서나 하시고 국민을 위해 할 일을 하시라"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직접 시정연설을 하지 않는다면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일이 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2023년도와 2024년도 예산안의 경우에는 시정연설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매년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 9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 참석 관례를 깨뜨렸다.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명태균 게이트는 단순히 정치자급법 위반 사건이 아니다. 윤석열·김건희 공천·당무 개입 의혹, 대통령 부부와 주요 정치인들이 연루된 여론조사 조작 의혹, 국가산업단지 청부 개발·유출 의혹 등 비리 종합선물세트 같은 사건"이라며 "내일 일정이 참 많던데 오전 10시 시정연설에 대통령이 나오지 않는다니 황당하다"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비판 목소리... 원내 지도부는 대통령 불참 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