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말을 걸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대표.
남소연
김민전 최고위원 또한 "우리가 박근혜 정부의 탄핵 과정을 생각해 봐도, 결국 보수가 분열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탄핵당한 것이었다"라며 "탄핵 이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보다 훨씬 나쁜 정책의 성과를 냈다. 그렇게 본다고 하면 '왜 박근혜 정부가 탄핵되었는가?'라고 하는 질문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은 결국 우리의 탓이었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를 지켜달라고 했다. 서로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라며 "그리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2020년 4월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했다"라는 이야기였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현재 소위 테이프라고 해서 나온 것도 조작인지 아닌지 알 수도 없는 것이고, 설사 조작이 아니라고 해도 그 안의 내용은 '그냥 덕담을 한 것이다' 정도밖에 얘기할 수 없다"라고 항변했다. "그런데 우리가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라며 "결국 우리가 똘똘 뭉치는 것이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쇄신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임기 후반기의 길이다"라는 말이었다.
친한계 "입 꾹 다물고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가?"
하지만 '친한계' 최고위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정치는 국민의 삶을 보살피는 일이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 못하고 국민이 정치에 기댈 희망이 없다면 정치가 존재해야 할 이유는 없다"라며 "그런데 지금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국민의 삶을 보살피고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장 최고위원은 "지금 정치는 국민이 아니라 개인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라며 "정치 브로커 한 사람에게 휘둘려 정치가 길을 잃고 그가 내뱉은 말의 조각들을 붙잡고 휘청거리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물가 때문에, 이자 때문에, 전기요금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국민들에게 어디서 누가 녹음한지도 모르는 녹취록만 틀어대고 있다"라며 "한편에서는 그것만 있으면 누군가를 지킬 수 있다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으로부터 누군가를 지켜내야 한다고 싸우는 동안 국민들은 이제 대한민국 정치에서 어떤 희망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혹을 제기하는 야권만이 아니라, 이를 방어하는 여권도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
특히 "국민은 정치를 걱정하는데 정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귀를 닫고 있다. 국민은 정치가 변해야 한다고 외치는데, 정작 정치는 변할 마음이 전혀 없다"라며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게 위기의 한 페이지를 넘기면 더 큰 기회의 한 페이지가 펼쳐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지키면 국민이 지켜줄 것이다. 바람을 이기는 방법은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는 것이다"라며 "민심의 역풍을 이기는 방법은 국민께 겸손해지는 것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따를 때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종혁 최고위원의 발언은 더 날이 서 있었다. 그는 "명태균과 윤 대통령의 대화 녹음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적과 비판은 관심 밖으로 멀어져 버렸다"라며 "용산 대통령실은 '왜 당이 민주당을 공격하고 대통령을 보호해주지 않느냐'고 서운해 한다.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라고 직격했다.
그는 "실제로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해 아무리 강력한 비판을 해도 용산발 악재 하나가 터지면 그걸로 모든 게 무산되고 만다"라며,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이 장외집회에 나선 점을 지적했다. "불행하게도 국민들은 그걸 비판하는 대신 대통령과 영부인이 정체가 불분명한 정치브로커와 도대체 무슨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거기에 더 관심이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김 최고위원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하고 반대가 70%를 넘는 이 끔찍한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체 할 것인가?"라며 "우리 당 중진들께서 주장하시는 대로, 혹은 시도지사협의회가 강조하는 대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어떤 악재가 터져 나오든 당정 갈등이 외부에 표출되지 않도록 입을 꾹 다물고 있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거야말로 대통령과 당을 함께 망가뜨린 뒤 정권을 민주당에 헌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건가? 아니면 모른 체 하는 건가?"라며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를 계속하는 이유는 대통령실이 바뀌지 않으면 모두가 공멸하기 때문이다. 현실을 회피하고 비겁한 변명만을 늘어놓다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내 변화와 쇄신을 해 나갈 것인지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라는 요구였다.
한편 이날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대표를 향해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을 대체로 앞서 한 공개 발언으로 대신하며 말을 아꼈다. 다만, '사과와 쇄신 정도로는 부족하다'라는 지적에 대해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을 풀어나가는 것"이라며 "정부가 현재 하나하나 필요한 조치들을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당에서 대통령실에 상황 공유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고,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인식하고, 충분한 대처를 준비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믿는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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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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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통령 사과", 친윤계 "분란 일으키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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