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시국에 대한 개혁신당의 입장 및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남소연
"내각 총사퇴, 대통령 직접 사과, 김건희 특검 즉각 실시, 임기 단축 개헌을 촉구한다."
개혁신당이 대여 전선을 강화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 사이 통화 녹음이 공개되며 정국을 뒤흔드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마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하도록 하자 야권 전체가 들고 일어나는 형국이다.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현 시국에 대한 개혁신당의 입장 및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의인 10명이 없어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지금의 국민의힘에는 의인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제 침묵과 방관의 시간은 끝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이어 시정연설마저 총리에게 맡겼다. 이는 국민에 대한 무례이자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포기한 선언"이라며 "국민은 더 이상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동훈 대표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허은아 대표만이 아니라, 국민의힘 당 대표 출신인 이준석 의원 역시 한 대표의 언행을 꼬집으며 비판했다.
"정부가 특단의 조치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 분노 대변할 것"
허은아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의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는데, "첫째, 내각 총사퇴를 촉구한다"라며 "현재의 내각은 대통령의 방패막이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신뢰를 배신하는 행위로 내각이 전면 사퇴하여 국정 쇄신의 단호한 의지를 보일 것"을 강조했다.
이어 "둘째, 대통령은 직접 사과해야 한다"라며 "더 이상 대변인이나 관계자들을 통한 해명으로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마시라"라고 꼬집었다. 또한 "셋째, 김건희 여사 특검을 즉각 실시하시라"라며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제시한 '김건희 여사의 즉각 대외활동 중단'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이다.
끝으로 "넷째,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한다"라며 "대통령의 임기는 더 이상 국정 운영의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임기 단축 개헌으로 새로운 공화국을 준비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역사 앞에 이행할 마지막 의무"라며 사실상 임기 중도에 윤 대통령이 퇴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나 "이것은 최후의 경고"라며 "개혁신당은 장외투쟁을 선호하지 않지만,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를 대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일찍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구호를 외치며 세를 모으고 있고, 민주당 역시 지도부 차원에서 '탄핵'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장외집회를 통해 대여 투쟁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개혁신당 역시 동참해 '야권연대' 형성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그는 "11월은 민심의 마지막 한계이다"라며 "내각 총사퇴, 대통령의 사과, 김건희 특검, 임기단축 개헌은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기다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소수 정당' 언급에 반발... "며칠 동안 고민해서 나온 게 그거?"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허은아 대표는 "국무총리가 대통령인가? 앞으로를 예비하시는 건가?"라며 "국정 농단에 대한 대답을 하실 용기가 없으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대통령의 사과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 제시한 요구안도 비판했다. 허 대표는 "한동훈 대표는 늘 숨어왔던 것 같다"라며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은 '닮은 점이 상당히 많은 리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본인이 필요할 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그런 모습들을 좀 보여줬다"라며 "지금까지 뒤에 숨어 있다가 갑자기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발언을 하기가 두려웠는지 소수 정당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서도 조금 의아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한 대표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한 소수당은 여당 정치인과 폭로를 미끼로 공천 거래를 시도했다"라며 이를 "국민을 대단히 실망 시키는 구태정치"의 범주에 넣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한동훈 "대통령 사과", 친윤계 "분란 일으키면 안돼" https://omn.kr/2atsj).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씨가 개혁신당의 이준석·천하람 의원을 만나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폭로 대가로 비례대표 순번 자리를 요구한 '칠불사 회동'이 재차 언급된 셈이다. 텔레그램 내용을 확인한 개혁신당 측의 거절로 거래는 불발됐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화살을 기회가 될 때마다 개혁신당 쪽으로 돌리고 있다.
허 대표는 "(한 대표가) 지금 며칠 동안 고민해서 나온 발언이 그거밖에 없는가?"라며 "국민들은 지금 그렇게 가볍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씀하시는 걸 원치 않는다. 일반적인 쇄신만을 이야기할 타이밍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가 재차 요구한 인적 쇄신도 "할 말이 없으니까 했던 말인 것 같다"라며 "인적 쇄신이라는 말을 한 지 벌써 1년도 넘었다. 지금 인적 쇄신으로 이게 해결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내각이) 총사퇴하고 새로 시작해야 된다"라며 "(한동훈 대표가) '강강약약'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강자에게 강한 모습을 제발 좀 말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시라"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한동훈, 현재는 원균, 잘 되어봐야 브루투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발끈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같은 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의심병에 걸려서 사람 내치고 견제하는 선조도 욕먹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칠천량 해전에서 다 말아먹은 원균이 선조 욕하면서 면피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총선 거하게 말아먹고, 여기저기에 핑계 대고 총구를 돌려본들, 유세 뽕 맞아서 다 말아먹은 칠천량의 기억은 안 지워진다"라며 "敗軍之將不語兵(패군지장불어병)"이라고도 꼬집었다. 이는 '패배한 장수는 병법을 말하지 않는다'는 말로, '실패한 사람이 그 일에 대해 변명해서는 안 된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임금이었던 선조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조선 수군을 궤멸 직전으로 몰고 간 패장 원균에 비유한 것이다.
이 의원은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도이치모터스 수사에 대해 입도 뻥긋 안 하다가 요즘 유체이탈로 신기한 이야기 하던데, '목련이 피면 어쩐다' 했던 이야기, 3자 특검 이야기나 잘 챙기시라"라며 "자꾸 정치하면서 공수표 남발해서 위기모면하고, 식언하는 공짜 좋아하는 모습을 반복하면 불행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어떤 소수여당의 패전지장은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는지나 입장 밝히시고 표결 때까지 사람 모으는지나 보자"라며 "저와 개혁신당은 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 남은 건 네 역할, 최소한의 책임감"이라며 한동훈 대표에게 특검 결단을 압박했다.
끝으로 그는 "그런데 김건희 여사가 장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주장에 찬동하시면, 핵심 장관인 법무부 장관 인사에도 개입하지 않았을 이유가 있느냐?"라며 "그게 패전지장님의 태생적 모순이다. 현재는 원균, 잘 되어봐야 마르쿠스 브루투스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총애를 받았으나, 그의 암살을 주동했고, 끝에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로마의 장수에 한 대표를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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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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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아 "대통령 임기 단축" 이준석 "한동훈은 원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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