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1일 오전 '불법 대선자금 수수' 관련 속행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3.9.21
연합뉴스
"원시데이터에 대한 업로드나 변형은 불가능하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글 타임라인'을 약 3개월간 감정한 감정인이 법정에서 밝힌 증언이다.
4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김용 전 부원장 등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감정기일을 열고 감정인을 상대로 검찰과 김 전 부원장 측의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2021년 5월 3일 김 전 부원장이 퇴근길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회사)에 들러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구글 타임라인 감정결과에 따르면 김 전 부원장이 해당일 유원홀딩스를 들른 흔적은 어디에도 표시되지 않았다.
애초 김 전 부원장 측은 공소사실에 해당하는 기간을 포함해 2021년 2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6개월간 이동 경로가 담긴 구글 타임라인 기록과 원시데이터를 알리바이 증거로 제출한 바 있다. 이날 감정인은 구글 타임라인에서 원시데이터는 '빨간점'으로 표시되며 이는 수정이나 변형이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종합하면 2021년 5월 3일 원시데이터인 빨간점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유원홀딩스에 표기되지 않은 이상, 김 전 부원장이 유원홀딩스를 들러 금품을 수령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가 입증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구글 타임라인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감정결과에 대해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다.
검찰은 감정인이 범행 당일 김 전 원장의 동선을 재연하지 않았으며 김 전 원장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기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각종 오류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등의 이유로 증거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구글 타임라인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휴대전화 또는 전자기기에서 위치정보를 수집해 시간대별로 기록하는 서비스다.
검찰, 신빙성 문제 제기... 감정인 "점 하나가 찍혔다고 방문했다 볼 수 없어"
재판이 종료된 후 김 전 부원장 측은 재차 "위치 정보 중 일부 오표시가 있지만, 이를 근거로 타임라인의 정확성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 측은 "2021년 5월 3일 퇴근 후 유원홀딩스에서 1억 원, 2021년 6월말~7월초경 2억 원을 수수했다는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면서 "타임라인의 증거능력은 과거 최순실 특검, 버닝썬 사건 등 크고 작은 수많은 사건과 재판에서 검찰 증거로 사용됐다. 검찰이 김용의 구글 타임라인 감정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관성을 결여한 것으로 매우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은 감정인을 상대로 "2021년 5월 3일 구글 타임라인 원시데이터 의하면 김 전 부원장은 분당을 도로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나오다가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감정 결과도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한 것처럼 나왔지만 하이패스 이용내역을 보면 김 전 부원장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았다"라고 감정 결과에 대한 신빙성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감정인은 "붙어 있는 도로를 이용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라고 밝히면서도 "한 곳에 오래 있으면 (원시데이터인) 빨간점은 밀집돼 있다. 빨간점 하나가 찍혔다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에 참여했던 2021년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 등과의 공모를 통해 남욱 변호사에게 8억4700만 원 규모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 전 부원장 본인이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던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 간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1억 9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지난해 11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에게 2021년 남 변호사로부터 받기로 한 8억4700만 원 가운데 실제 수수액을 6억 원으로 보고 이 부분만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2013년 수수한 1억9000만 원 가운데서도 일부인 7000만 원만 유죄로 봤다.
특히 2021년 5월 3일과 6월 8일, 6월 하순 내지 7월 초순께 전달된 자금에 대해 재판부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대부분 일치하고, 관련 차용증, 차량 하이패스 및 진출입 내역 등 객관적 자료로도 진술의 신빙성이 충분히 뒷받침한다"며 "유동규 진술 일부 부정확한 면이 있지만 1년 이상 지난 일에 관하여 기억을 더듬어 진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본질적 차이다. 범행의 주요 부분과 관련하여서는 비교적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라고 유죄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구글 타임라인 결과가 중요하게 다뤄진 만큼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선고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심리를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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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구글 타임라인 감정인 "원시데이터 변형 불가"...검찰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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