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호남여성모임 비호'의 박대성 사건에 대한 카드뉴스'비혼호남여성모임 비호'는 이번 박대성 사건이 명백한 여성 테러 범죄이며, '이상 동기 범죄'라는 이름 아래 여성이 지워져 있음을 카드뉴스를 통해 알리고 있다.
비혼호남여성모임 비호
박대성 사건과 유사한 경위 보이는 여성 테러 범죄
박대성 사건을 보고있으면, 8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을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2016년 가해자는 서울 서초구 한 빌딩의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대기하고 있다가 남성 6명은 그냥 보내고 약 30분 뒤에 만난 여성을 흉기로 살해했다. 2022년도에 일어난 '부산 돌려차기 강간 살인 미수 사건'도 떠오른다. 2022년 5월 22일, 30대 남성 가해자 이모씨가 일면식도 없는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피해자 뒤에서 돌려차기로 뒷머리를 강하게 걷어차 쓰러뜨리고 머리를 밟아 의식을 잃게 한 후 범죄를 저질렀다. 올해 4월 전주 전북대 인근에서 여성 2명을 무차별 폭행해 강간 및 살인 미수로 30년 형 선고를 받은 20대 남성 사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첫째, 여성이 무차별 폭행의 피해자였다는 점, 둘째는 경찰과 검찰이 사건 수사 당시 혐오 범죄가 아닌 개인의 정신적 문제를 초점으로 사건을 수사했다는 점이다.
수사할 때 사건의 동기를 어느 방향으로 잡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는 명확히 다르게 나온다. 2016년도에 일어난 강남역 살인 사건은 가해자가 사건 조사 당시 직접적으로 '여성이 미웠다'라는 여성 혐오적 발언을 했고 법원은 가해자가 남성을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 여성을 혐오했다기보다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결하였다. 그리고 여성 혐오를 심신미약의 근거로 활용하여 판결을 내렸다.
재판 선례는 뒤에 일어난 다른 비슷한 사건의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 선례가 어땠느냐에 따라 가해자의 형량이 달라진다.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혐오 범죄 양상이 보이는데도 가해자의 정신적 상태를 문제 삼아 형을 깎아내리거나 범죄의 진정한 동기를 지우고 있다.
여성 혐오 동기 범죄, 다른 나라의 대처법
국외에서 여성 혐오 범죄를 다루는 법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은 2021년도에 범행 동기를 수사할 때 여성 혐오가 범죄를 저지르는 데 주요 동기가 되었는지 의무적으로 조사해 기록하는 내용의 법안이 영국 상원을 통과했다. 독일의 경우 혐오 범죄에 대한 통계 보고를 의무화하고 범행 동기와 가해자의 혐오 단체 가입 여부를 체계적으로 기록하여 혐오 범죄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국제연합 또한 유엔통계위원회에서 페미사이드(여성 살해) 통계 수집을 위한 국제통계프레임워크가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이 되었고, 이 안에는 '여성 피해자가 가해자의 여성에 대한 특정한 편견 때문에 표적이 된 경우'도 포함된다.
이처럼 국외에서는 여성이 피해를 입는 범죄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판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2023년도에 일어난 '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2심 판결에서 최초로 '여성 혐오 범죄 동기'가 주요 범죄 동기로 인정되었다. 즉, 가해자가 정신적 이유가 아닌, '여성 혐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재판부가 판단했다는 것이다. 위의 판례는 점차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대상이 되는 여러 범죄 판결에 영향을 미칠 선례가 될 것이다.
박대성 사건, 어떻게 봐야할까
이번 박대성 사건의 정식 공판이 5일 오전 9시 50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316호에서 열린다. 검찰은 이상 동기 범죄로 기소하였다. 피해자가 과연 미성년자 여성이 아니었다면, 이 범죄를 피할 수 있었을까. 계속해서 의문으로 남는 지점이다.
지금부터 시작되는 박대성 사건을 과연 재판부는 어떻게 바라보고 형을 집행할 것인가. 국민과 여론은 과연 이 사건을 어떤 사건으로 기억할 것이고, 어떻게 기억해야 할 것인가. 이 사건이 던져주는 의문점과 논의점을 떠올리며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야말로 시민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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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자 김유진입니다. 지역여성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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