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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밖 넘보는 유엔사령부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 해설 및 분석 (Ⅲ)

등록 2024.11.07 09:03수정 2024.11.0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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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제5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ecurity Consultative Meeting, SCM/아래 한미 SCM)가 열렸습니다. 한미 SCM에서 발표되는 공동성명은 매년 한미 국방장관이 1년 간의 한미동맹의 정책을 평가하고 이후 정책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매년 한미 SCM 직후 공개되는 공동성명에 대한 해설 및 분석을 해 온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는 올해도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에 대해 3번에 걸쳐 소개하고 분석합니다.[기자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며 폴 러캐머 유엔군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3.8.10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 간담회에 입장하며 폴 러캐머 유엔군사령관과 악수하고 있다. 2023.8.10연합뉴스

이번 한미 SCM 공동성명은 유엔사와 관련하여 지난 9월 개최된 제2차 한-유엔사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 개최와 독일의 유엔사 가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사 입장국들의 유엔사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한국-한미연합사령부-유엔사 간 연합 연습, 정보 공유, 상호 운용성 확대를 강조하였다(제9항).

우선 유엔사는 조직 체계 상 유엔의 조직이 아니며 1978년 한미연합사가 창설되며 권한이 대폭 축소된 채 불완전한 정전 협정 관리자의 지위를 가진다. 그런 유엔사가 다시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미국이 유엔사의 재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인데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필자가 작성한 2023년 한미 SCM 공동성명 분석글을 참고하기 바란다(일본까지 끌어들이며 확장하는 유엔사의 우려스러운 행보
https://omn.kr/26jfl).

공동성명에서도 언급된 대로 유엔사는 최근 독일까지 가입하며 확장되는 추세이고 한국군, 한미연합사와 동등한 주체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독일의 유엔사 가입에 대해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 정치 정세가 악화할 것이라고 비판하자
미 국무부가 즉각적으로 독일의 유엔사 참여를 환영했는데 그 이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제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 점이었다.

언급한 대로 유엔사는 정전 협정 관리자의 지위와 더불어 한반도 유사시 전력 제공자의 역할을 하는 존재다. 그런점에서 유엔사의 임무 대상은 한반도 지역에 국한되어야 한다.

그런데 미 국무부는 한반도 영역 밖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언급했다. 관련해 미국이 유엔사에 다수의 국가를 참여시키려는 것이 동북아에서 미국 동맹 위주의 다국적 군사 기구를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2024년 8월 10일 연합뉴스 덩치 키우는 유엔사, '아시아판 나토' 될까).

아직은 의혹 수준이지만 유엔사마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행하는 도구로 전환될 경우 한반도는 극심한 진영 간 대립의 늪에 한 발 더 담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거꾸로 돌아가는 전작권 전환 프로세스


이번 한미 SCM 공동성명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nditions-based Wartime Operational Control Transition Plan, COTP)을 재확인"하고 "조건 #1과 #2에 대한 평가를 통해 많은 진전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건 #1과 #2의 능력 및 체계에 대한 공동평가 결과가 상호 합의된 수준을 충족할 때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을 검증할 것"이며 "조건 #3과 관련하여 양 장관은 안보환경 평가를 위해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제16항).

2014년 10월 한미가 결정한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침 그 자체가 잘못된 설정이며 그 조건의 타당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내용은 2023년 제55차 한미 SCM 공동성명과 관련해 필자가 작성한 분석글을 참고하기 바란다(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환수, 그 자체가 잘못된 설정 https://omn.kr/26kld).


작년과 올해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내용을 비교해 보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전환한다는 점, 조건#1과 조건#2에 대한 평가를 하고 진전이 있었다고 확인한 점, 조건#3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했다는 점 등 거의 같은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전작권 전환 조건은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첫째는 내용적으로 조건#1은 '연합방위 주도를 위해 필요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구비' 조건#2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포괄적인 대응 능력 구비' 조건#3은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전환의 방식(프로세스)으로 기본운용능력(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IOC)-완전운용능력(Full Operational Capability, FOC)-완전임무수행능력(Full Mission Capability, FMC) 세 단계의 검증 절차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할 것이라 했는데 이 역시도 작년 공동성명과 똑같은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있다. 2023년 3월 KBS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냈는데 3단계 검증과정 중 2단계까지 통과했고 2023년 3월 중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에서 3단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합참의 이성준 공보실장은 "연합지상군구성군사령부의 FMC(완전임무수행능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2023년 3월 9일 KBS [단독] "전작권 전환 마지막 평가 첫발 뗀다").



언급한대로 IOC-FOC-FMC 순서대로 검증을 한다면 1년 반 전에 진행한 FMC는 무엇이며 이번 공동성명에서 추후 조건 충족 여하에 따라 FOC를 실시한다는 건 또 뭔가? 검증 절차가 거꾸로 돌아가기라도 한단 말인가? 전작권 전환 조건 및 프로세스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순 없지만 실질적 진전이 없다는 것과 제대로 전환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할 북방한계선

이번 한미 SCM 공동성명은 북방한계선(North Limit Line, NLL)과 관련하여 "지난 70년간 군사력을 분리하고 군사적 긴장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음에 주목하였으며 북한이 NLL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제8항).

NLL과 관련된 내용은 이전 SCM 공동성명에 지속적으로 들어갔던 내용이나 작년에 빠졌는데 올 해 다시 들어간 점, 또 최근 한국의 합참의장이 "적이 북방한계선 이남에 대해 도발하면 완전히 수장시키라"는 격앙된 반응이 있었던 점을 감안해 NLL의 역사적 과정과 의미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고자 한다.

NLL의 시작은 휴전협상이 진행되던 1952년 영해 문제와 관련해 유엔군 측과 공산군 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이승만 라인'이라 불리는 독단적인 서해 해상 경계선을 선포하자 휴전협상의 장애가 형성되었다.

이에 유엔군을 대표하던 미국은 휴전협상 중에도 지속적으로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전쟁의 종식에 장애가 되던 한국의 행동을 규제해야 한다고 판단하게 되었고 정전협정이 체결된 직후인 1953년 8월 마크 클라크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 남북 간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재의 NLL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에 통보했다고 하나 공식적 통보였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분명한 것은 NLL이 한국 군사력의 북상 방지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명칭이 북한의 침략을 막기 위한 남방한계선이 아닌 '북방한계선'인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함정이 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도 정전협정 위반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NLL은 우리가 설정한 북방한계선으로..."

1996년 당시 NLL이 문제가 되자 국회 대정부 질의에 나선 이양호 국방장관이 위와 같이 답변한 바 있는데 이는 NLL이 남북이 합의한 영토적 개념의 해상경계선이 아니라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NLL은 긴 시간 동안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의 화약고와 같은 영역으로 존재해 왔다. 1, 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등을 통해 소중한 군인들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고 남북 간에 전쟁의 목전까지 다다르게 하는 위험스러운 지역이다. 우발적이라도 충돌을 방지하고 예방해야 하는 지역이지 단지 넘어왔다고 '수장'시키는 극단적 대응을 남발할 곳이 아니다.

이번 협상에도 합리성 상실한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이번 한미 SCM 공동성명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하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해 "환영"의 의사를 표명하며 "한미 연합 방위 태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제20항).

그러나 이번에 진행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 역시 합리성이 결여된 불평등한 결과로 귀결되었다고 판단된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문제점과 관련해서는 지난 10월 타결된 제12차 SMA 협상 내용과 2021년 3월에 체결된 제11차 SMA 내용과 관련해 필자가 오마이 뉴스에 기고한 두 편의 기고글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가 문제적인 이유"(https://omn.kr/2afau)
"방위비분담금의 치명적 모순, 낼 가치 있는 돈인가"(https://omn.kr/1sf0k)
#한미안보협의회의 #한미SCM #한미동맹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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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대한 감시와 비판적 제언'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Civilian Military Watch)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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