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유튜버는 AI를 이용해 윤수일과 로제, 브루노 마스를 소환시켜 셋이 함께 하는 '트리오 무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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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 어떤 유튜버는 AI를 이용해 윤수일과 로제, 브루노 마스를 소환시켜 셋이 함께 하는 '트리오 무대'를 만들었다.
원조 '아파트' 노래로 유명한 가수 윤수일은 만든 지 40년이 넘은 곡인데도 젊은이들이 찾아줘 고맙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MZ들은 이들에게 '재건축 아파트', '구축 아파트', '신축 아파트' 등 애칭을 붙이며 왕성하게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보면 독일 클럽이나 뉴욕 맨해튼 거리에 있는 외국인들도 '아파트' 세 글자를 따라서 부른다. 한국어치곤 비교적 발음이 쉬운 탓인지, 눈을 감고 들으면 이것이 이들의 모국어인지 외국어인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다.
말하자면 로제가 전 세계에 노래로 세운 '아파트'인데, 이 아파트의 1층부터 100층까지 전부 세대, 인종 가릴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는 형국이다. 생각해보면 단순한 골조는 위로 쌓아 올리기가 더 쉽다. 같은 템플릿을 사용하더라도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이 단순한 법칙을 아파트(APT) 노래가 말해준다.
단순해도 괜찮아, 네 색깔만 있다면
나는 어떤 '틀'이나 '형식'이 내 자유로운 창작성을 가둔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벗어나 그걸 되려 활용하고자 하니 세상이 달리 보인다. 당장 내 시간을 묶어 놓는다고 생각했던 회사에서도 시도해볼 일이 많아졌다.
미루고 미루던 회사 내 자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로 창고에 재고가 쌓인 공예품들을 찍어 온라인 스토어에 소개하는 것이었다. 사장님이 내게 제의했던 부업인데, 시간이 없어 미뤄 뒀었다.
하지만 '템플릿'이 있으면 금방이다. 휴대폰으로 찍은 제품 사진을 포토샵에서 제공하는 템플릿에 넣어 단숨에 상품 페이지를 만들어낸다. 내친김에, 전통 공예품을 만드는 우리 회사를 해외에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도 준비 중이다. 모바일 영상 편집 어플을 이용해 만들어보니 약 5분 만에 감성적인 쇼츠 하나가 뚝딱 나온다.
내심 회사에서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창작 활동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여기가 창작의 도구와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템플릿의 기본만 익히면 누구나 금세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재밌지 않은가.
로제의 아파트 노래, 거기서 전환점인 격인 가사가 내 맘에 꽂힌다.
"Hey, so now you know the game. Are you ready?
(자, 이제 너도 게임을 알겠지. 준비됐어?)"
나는 이제 '원래 있던 것'을 다시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로 했다. 창작자로서 이건 반칙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뿐이었다. 로제의 '아파트(APT)'는 단순한 후크송의 유행을 넘어, 창작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녀가 앞으로 보여줄 여러 가지 게임들은 아직 남아있다. 당신이 회사이든 학교든, 집이든 일단 스스로가 걸어온 길과 지닌 것들을 잊지 말자. 내 안에 지닌 골조들을 활용하되 거기서 뭔가 새로운 걸 고민해보자. 기억하자, 우리도 이 게임을 함께 즐기는 플레이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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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정누리입니다.
snflsnfl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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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아파트' 세운 로제에게 배운 창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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