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모니터에 표시된 삼성전자 주가.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15일 향후 1년 내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 매입 계획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공시한 이후 시장 반응이 뜨겁습니다.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관련 보도를 보면 전문가들 반응은 대부분 한마디로 이렇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호재', 장기적으로는 '좀 더 지켜봐야'. 물론 과감한 결단이란 평가가 주를 이룹니다.
이런 가운데 좀 더 과감한 결단을 촉구하는 논평이 눈에 띕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이 1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칼럼 제목, 직관적이었습니다.
"삼성전자 자사주 : Too Little, Too Late"
부제 또한 선명했습니다.
"10조 원 자사주 모두 금년 내 매입 소각하라"
삼성전자가 밝힌 자사주 소각 규모는 3조 원입니다. 나머지 7조 원 규모 자사주는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지 말고 올해 안에 모두 매입해 소각하라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인 것이죠.
이 회장은 일단, "발표가 너무 늦었다(Too Late)"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주주 고통 생각하면 이사회와 경영진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사주 매입 규모 또한 너무 작다(Too Little)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작년 애플은 133조 원, 시총의 3% 매입 소각했다"라면서 "(삼성전자가) 당장 소각 예정인 3조 원은 시총의 1%"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주주들의 대규모 투자손실 감안 시 턱없이 부족하다"고도 꼬집었습니다.
그러 "금년 내 10조 원 모두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를 권한다"는 것이죠. 그만한 여력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진단입니다. 그는 "금년 60조 원 이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 창출이 예상되므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 여력이 대단히 많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가 목적이란 것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 회장이 포럼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80% 이상의 외국인 투자자는 회사 현금으로 자사주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각이 없는 경우 이를 시총이나 주주가치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한국 투자 경험이 많은 외국인 투자자일수록 자사주에 냉소적"이니까, 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이 회장은 차기 이사회를 통해 삼성전자 시총의 3∼4% 자사주 매입 매년 소각, 선진국형 CEO 승계 계획, 주식 보상 중심의 보상 체계, 나스닥과 동시 상장 또한 논의하고 결의하라고도 권유했습니다.
또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른 계획을 올해 안에 공시하라고 권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최우선 가치 또한 주주가치 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