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박종훈 교육감 " 교육 역사 거스르는 경남도의회 결정, 참담"

경남도의회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안" 가결 관련 입장

등록 2024.11.20 16:37수정 2024.11.20 18:09
0
원고료로 응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윤성효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0일 오후 경남도의회가 끝내 '경상남도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안(재의요구안)'을 가결시킨 뒤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교육의 역사를 거스르는 결정, 참담하다"라고 평가했다(관련 기사 :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재의요구에도 경남만 폐지 https://omn.kr/2b21g ).

박 교육감은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은 도의회의 정치편향"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종훈 교육감의 입장문 전문이다.

[교육감 입장문] 교육의 역사를 거스르는 결정, 참담합니다
-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은 도의회의 정치편향

존경하는 경남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오늘 경상남도의회에서 참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교육의 가장 큰 버팀목이 통째로 잘려 나갔습니다. 교육감이 재의요구한 '경상남도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 폐지조례안'이 오늘 도의회에서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된 실행도, 평가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도의회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교육청에서 마련한 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되기도 전에, 도의회가 제대로 평가도 하기 전에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는 폐지된 것입니다. 조례가 제정된 지 3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도의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우리 교육청이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의 쇄신안을 만들고, 그것을 바탕으로 도의회가 조례를 개정한 지 불과 3개월 남짓의 시간이 지났을 뿐입니다. 합리적이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은 결정입니다.

지역과 교육, 마을과 학교의 협업은 교육의 시대적 흐름입니다.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우리가 교육 선진국이라 부르는 나라들은 교육은 물론 문화와 복지 영역까지 마을과 학교가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세계적 흐름입니다. 현재 교육부가 제시하고 있는 교육개혁 과제 9개 중, 3개가 지역과 교육의 협업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서울과 경기는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내용적, 물리적인 확대, 특화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이 미래교육의 중요한 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교육의 논리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정치적 편향입니다.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 지원 조례를 폐지하는 사유가 '정치적 편향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도의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특정 정당은 조례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였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의 내일을 위한 조례를 당론으로 폐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편향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따를 것입니다.


오늘 도의회의 결정에서 어떤 절차적 정당성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세계교육의 흐름에 역행하고, 대한민국의 교육정책 방향에 반하고, 다른 시도의 노력에는 무관심한 모습, 아이들을 위한 미래교육에서 뒷걸음질 치는 모습만 보았을 뿐입니다. 정치적 편향이 무엇인지를 도의회 스스로 확인시켜 주었을 뿐입니다.

존경하는 경남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경남 전역에서 만난 도민과 교육공동체의 요구는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여 우리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워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교육이라는 사실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시대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 역사적 퇴행입니다. 교육공동체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저는 힘들더라도, 바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습니다. 이 길에 경남도민은 물론 전 국민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1월 20일. 경상남도교육감 박종훈
#마을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4. 4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