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순을 넘어서니 평년 기온을 회복하고 있다.
네이버 캡처 - 기상청, 웨더아이
늦은 오후가 되면 확실히 날이 춥다. 불어오는 바람은 겨울인데 뒤늦게 길거리에 쌓인 낙엽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참으로 생경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가을이 가는 게 아쉽다고 할 때는 언제고, 되려 너무 늦게까지 머물까 봐 걱정하고 있는 나. 그러고 보니 나 역시 날씨 못지않게 변덕스럽다.
벌써 11월 말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가 한 달 조금 남았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겨울에 더 가까워져야만 한다. 더 이상은 큰 이변 없이 날짜에 맞는 날씨가 지속되길 바란다. 마음 같아선 계절이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유턴 금지 표시라도 적어 두고 싶다.
한동안 두 계절을 넘나 들었던 변덕스러운 날씨 덕분에 옷 입을 때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거실 행거에 아직도 여러 계절의 옷들이 공존하는 중이다. 반팔 티셔츠, 기모가 들어간 맨투맨, 두꺼운 바람막이까지. 늦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옷들이 각기 그 종류대로 걸려있으면서 내 선택을 기다린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 맘 때가 되면 여름옷은 물론이고 가을 옷까지 싹 다 정리해 넣고, 겨울 옷만 꺼내두곤 했다.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날씨가 요상했던 올해는 외출할 때마다 고민이 깊다. 매일 기온을 꼼꼼히 확인하고 무슨 옷을 입을지 심사숙고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스마트폰에 깔아 둔 날씨 어플이 제법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날씨를 알려줄 뿐 아니라 그에 맞는 옷을 추천해 주는 메뉴도 있기 때문이다. 더위를 많이 타는지 추위를 많이 타는지에 따라 나름 3가지의 착장을 추천해 준다. 각자 스타일에 맞게 선택지까지 주다니 참으로 친절한 어플이다.
원래부터 있었는지 새로 생긴 메뉴인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난 요즘 외출 전에 이 어플을 꼭 확인한다. 오늘도 집을 나서기 전에 해당 메뉴를 열어 겸손하게 어플의 추천을 받아들였다. 맨투맨 셔츠에 두께가 조금 있는 카디건을 걸쳤다.
용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까운 공원을 찾아 산책하는 걸로 단풍놀이를 대신해 본다. 제법 예쁘게 떨어진 단풍잎 하나가 내 발걸음 멈추게 만들었다. 가만히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