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대책 부재가 현대차 연구원 3명 사망 불렀다"

등록 2024.11.21 16:09

수정 2024.11.21 16:09

▲전국금속노동조합,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가 21일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현대차 중대재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금속노조

지난 19일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중대재해와 관련해 "안전대책 부재가 재해를 불렀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동화품질사업부 복합환경 챔버실에서 차량주행 테스트 후 아이들링(공회전) 테스트를 하던 중 작업자(연구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민주노총 울산본부, 중대재해 없는 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는 21일 울산고용노동지청 앞에서 잠정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재해자들은 복합환경 챔버실에서 영상 40℃의 고온 환경 속에서 시속 160km로 차량 테스트 중이었다"며 "부검의 소견에 따르면 재해자들은 밀폐공간인 챔버실에서 차량 아이들링 테스트를 하던 중 차량에서 나온 배기가스의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목숨을 잃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재해자들은 밀폐공간에서 작업 중 질식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며 "그런데 일산화탄소 외에 다른 유해가스가 있었는지 정밀 분석이 필요하며, 사고 원인에 대해 작은 것 하나라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다시는 이런 사고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밀폐 공간작업 시 시행돼야 할 어떠한 안전조치도 없었다"

▲지난 19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차량 성능 테스트 중 연구원 3명이 숨진 가운데 20일 오전 공장에서 화물차가 빠져나가고 있다. 울산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이날 오전부터 합동감식에 나선다. 연합뉴스

이 자리에선 '안전대책 부재' 지적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고인들이 일했던 챔버실은 밀폐 공간작업 시 시행돼야 할 어떠한 안전조치도 없었다"며 "유해가스 측정장치도 없었고, 위험을 인지할 수 있는 경고 표시장치도 없었고, 위험 상황 발생 시 즉시 이를 인지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관리 감독자도, 작업자의 안전을 마지막으로 지켜줄 보호구도 없었다. 안전대책 부재가 재해를 불렀다"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제어실 오퍼레이터와 작업자간 소통체계가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하며 테스트 차량 배기구 2개 중 한 개만 배기가스 배출관에 체결된 이유도 밝혀져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또 "밀폐공간 등 위험작업 시 필요한 안전작업허가서와 안전교육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며 "현대자동차에서 이뤄지는 모든 작업에 대해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 실시도 보장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3명의 노동자가 이번 사고로 일시에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현대자동차에서 일어난 사고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인명피해이고 너무나도 어이없는 사고 원인이다. 연구원들이 일하는 공간도 언제든 산업재해가 일어날 수 있는 작업공간이므로 현대자동차는 모든 챔버실에 대한 안전 점검과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금속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회사 측에 ▲모든 밀폐공간 작업을 중단하고 안전대책 마련할 것 ▲모든 챔버실에 대한 안전점검과 개선 조치 및 특별안전교육 실시할 것 ▲현대자동차는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위험성평가 실시할 것 ▲현대자동차는 사고 목격자와 수습자에 대한 온전한 트라우마 치료 실시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고용노동부에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것 ▲현대자동차 경영책임자를 구속 수사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는 2023년 7월 13일 엔진사업부에서 열처리 설비 정비 중 로더가 하강해 재해자를 압착하는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이어 올해 11월 7일에는 전기차 전용공장 신축 공사 중 차체공장 지붕에서 작업 중 12m 아래로 추락해 노동자 1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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