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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대구의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 창원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하나둘씩 도착했다. 기대 가득한 웃음으로 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어느덧 주차장을 가득 채웠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아저씨들이 한 손엔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과 다른 한 손엔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들고 함께 웃으며 테마파크로 입장했다.

"정말 재밌을거 같아요!", "얼른 저거 타보고 싶어요!"라며 외치는 아이들과 함께 함께 환하게 웃는 노란 조끼 입은 어른들은 누굴까?

그 주인공은 최장 자원봉사활동 기네스기록을 인증받은 창원 한마음병원 직장동호회 '한마음나눔회' 회원들이다. 이날 창원 한마음병원(병원장 하충식), 한마음나눔회는 개원 이후 18년간 이어진 나눔 행사 중 하나인 '마음으로 보는 세상'을 열였다.

"함께해서 즐거워요"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창원 한마음병원의 나눔행사인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지난 5월 28일 대구 이랜드에서 아동,청소년 1500여명과 함께 진행되었다.
▲ "함께해서 즐거워요" 올해로 18번째를 맞이하는 창원 한마음병원의 나눔행사인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지난 5월 28일 대구 이랜드에서 아동,청소년 1500여명과 함께 진행되었다.
ⓒ 한마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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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경남지역 아동 및 청소년 1500여 명이 참석해 다채로운 야외 활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누적 참여인원만 1만여 명. 지방의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연례행사로 진행하기에는 적지않은 부담이 들 법한 행사임에도 병원 개원이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칭찬 받으려고 하는 일 아닙니다"라며 자신을 취재할 일이 아니라는 하충식 병원장(52)은 '아반떼 병원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자린고비다. 골프도 치지 않고, 15년째 탔던 엑센트를 카 센터 정비기사가 "도저히 못 고친다"라고 한 말에 바꾼 차가 아반떼며, 그마저도 "엑센트보다 연비가 안 좋다"고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다. 얼마 전에는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병원 유리 전체에 일명 '뽁뽁이'라고 하는 포장재를 붙일 정도로 절약하는 사람이 액수로만 봐도 엄청난 비용의 이런 행사를 하는 이유는 뭘까?

하충식 창원 한마음병원장
▲ 하충식 창원 한마음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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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돈이요? 제 주머니의 돈이 아닙니다. 병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5천 원, 1만 원씩 주신 돈입니다. 병원은 사람을 치료하는 곳입니다. (사람을 치료해서) 그렇게 번 돈으로 내 이익을 취할 순 없지요."

짧은 답변이였지만 하 원장은 의사로서의 철학은 확고해보였다. 또 하 원장은 이 행사로 연을 맺은 학생이 간호대를 졸업하고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뒤, 하 원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왔다는 일화를 통해 '나눈다는 건 잠시 내 곁을 떠나지만 결국은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온다'라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 아니겠냐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한마음 나눔회 활동 창원 한마음병원 직장동호회 '한마음 나눔회'는 18년째 아침마다 병원 주변 거리를 청소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한마음 나눔회 활동 창원 한마음병원 직장동호회 '한마음 나눔회'는 18년째 아침마다 병원 주변 거리를 청소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한마음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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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 1회 국민추천훈장(포장)을 수상한 소감에 대해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라고 짧게 운을 띄웠다.

"누구한테 드러내놓고 한 일이 아닌데 이렇게 큰 상으로 인정을 받게 될 줄 몰랐습니다. 앞으로 살아 있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하게 되든 내 능력껏 남을 돕고 사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나 좋자고 하는 일인데 상 받아서 계속 이어가는 듯이 억지춘향처럼 되어버렸네요.(웃음)"

창원 한마음병원은 조만간 인근 부지에 1천 병상 규모로 병원을 증축할 계획이다. 나눔을 통한 마음과 의술로 지역사회에 더 큰 규모로 봉사하는 병원이 되길 기대해본다.


#한마음병원#하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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