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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메올팀의 김꽃비, 최진웅, 이준영
 에메올팀의 김꽃비, 최진웅, 이준영
ⓒ 최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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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는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조직된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있다. 올해 행사위는 청년 기획사업의 일환으로 오월 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아래 에메올)'를 운영하고 있다.

에메올팀은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 '소규모 살롱'을 운영했으며 오는 24일에는 공론장에서 만난 이야기들을 사람들과 나누는 '오픈공론장' 행사를 연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웹진'도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18일, 에메올팀의 김꽃비, 최진웅, 이준영씨를 인터뷰했다.

"오월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꽃비 : "5.18행사위에서 청년 프로젝트 매니저(PM)로 활동하고 있는 김꽃비입니다. 올해 행사위가 처음으로 청년이 직접 기획하는 행사를 만들게 돼서, 공모를 통해 청년PM이 됐습니다."

최진웅 : "에메올팀에서 웹진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하고 있는 최진웅입니다. 저는 사진작가로 활동하던 중에 공론장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일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흥미를 느껴 에메올팀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지난 5월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5.18전야제에도 참여했습니다."

이준영 : "5.18행사위 에메올팀에서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는 이준영입니다. 저는 제주에서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4.3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됐고 그게 5.18로 연결돼서 이번에 에메올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 '공론장'에 집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김꽃비 : "5.18행사위의 여러 역할 중 가장 중요한 일은 5.18전야제를 만드는 일입니다. 5.18전야제는 그날을 알리고 기념하는 역할도 하지만 오랜 세월 금남로와 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들의 이야기를 담는 공론장 역할을 했습니다. 그해 있었던 중요한 사건을 공론화하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정확히 이 지점에서 출발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는데, 저희 세대는 광장이나 공론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색한 세대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 소통 플랫폼에는 익숙하지만 '공론장'이 가진 넓은 의미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세대는 5.18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나눠보기 위해, 소규모 살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를 가진 공론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에메올'은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따왔습니다. 그 영화의 주제였던 가능성의 멀티버스처럼, 오월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오월 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
 모두를 위한 오월 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 '에브리씽, 메이, 올앳원스'
ⓒ 에메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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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 어떻게 운영됐나요?

이준영 : "작소공은 지난 5월부터 2주에 한 번씩, 총 6회에 걸쳐 운영됐습니다. 광주청년들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청년들과 함께 오월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행사들을 돌이켜보면 '세컨드웨이'라는 어덜트 토이샵에서 한 작소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5.18 당시 광주 황금동의 유흥가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헌혈에 앞장섰던 이야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갖고 있던 5.18에 대한 인식이 넓어짐을 느꼈습니다. 작소공을 진행하면 할수록 각자의 삶에서 5.18과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이 많음을 느꼈습니다.

5.18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어덜트 토이샵에서 하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호스트였던 '세컨드웨이' 장윤선 대표는 자신이 샵을 운영하면서 마주하게 된 편견이나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황금동 여성들이 공동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지금도 밖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환경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5.18에 참여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는 왜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을까요? 유흥가에서 일했던 여성들에 대한 편견이 작용했을 것 같고, 이것은 분명 2024년의 인식과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온전히 진상 규명되지 않은 5.18 당시의 성폭력 문제도 그렇고 5.18의 여성 서사들이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꽃비 : "'심해'라는 클럽에서 진행했던 작소공도 기억에 남습니다. 심해팀이 전자 음악으로 재해석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려줬는데, 그 노래의 아우라에 평화를 상징하는 사운드가 가미돼서 듣기 좋았습니다. 광주 사람들은 '5.18을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라는 검열의 마음을 크든 작든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걸 깨면서 다양한 재해석이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은 이런 식으로, 주로 5.18과는 관련 없어 보이는 공간에서 진행했습니다."

- '웹진' 운영은 어땠나요?

최진웅 : "전반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관점이 새로워진 거 같습니다. 오월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소리 내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음에도 말할 수 있는 자리도, 이 이야기를 나눌 친구도 없었는데 공론장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돼서 좋았습니다. 인터뷰를 비롯한 여러 글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튼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웹진은 이야기를 남길 수 있는 좋은 장치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팀을 새롭게 꾸려서라도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세컨드웨이에서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이 진행되고 있다.
 세컨드웨이에서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이 진행되고 있다.
ⓒ 에메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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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4일에 '오픈공론장' 행사가 열립니다.

김꽃비 : "저는 그동안 5.18을 주제로 지역에서 여러 동료들과 함께 여러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동안의 협업 관계를 넘어, 새로운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5.18을 주제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청년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작소공과 웹진을 운영하며 만나게 된 이야기들을 나누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24일에 열리는 '오픈공론장'은 지금까지 온·오프라인 공론장에서 나왔던 이야기들을 다양한 시민들과 나누는 자리입니다. 광주 남구의 '10년후그라운드'에서 진행되는데, 초청 강연과 지역 청년들의 공연 및 패널 토크도 예정돼 있으니 많은 참석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에메올팀이 발행하는 웹진 및 '오픈공론장' 행사에 대한 소식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https://everythingmay.creatorlink.net).


#518행사위#에브리씽메이올앳원스#오월공론장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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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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