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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어느덧 3개월이 다가온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법안 한 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결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다. 여야 합의 없이 통과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이게 맞을까?

조대원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22대 국회 3개월을 비롯해 정치권 현안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자 지난 20일 조 최고위원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조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윤 대통령 민심보다 의리 우선시하는 모습"

 조대원 개혁신당 최고위원
 조대원 개혁신당 최고위원
ⓒ 조대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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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신당 최고위원 되신 지 100일이 되어 가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최고위원으로서 허은아 당 대표 잘 보좌해서 당이 빨리 안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당이 올 초에 이준석 전 대표가 중심이 돼서 만든 당이다 보니 이준석 대표 없이도 지도부가 시스템에 의해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려고 애썼던 100일인 것 같아요."

- 허은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대부분 지도부 경험이 처음인데 어때요?
"그렇죠. 지금 대표도 당 대표 역할이 처음이고 최고위원들도 최고위원 역할이 처음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국회의원과 지도부 경험이 없다 뿐이지 정치권 경험은 20년이거든요. 예를 들어 한동훈 대표 같은 경우 최고 권력자의 도움으로 높은 자리부터 시작해서 압축적으로 큰 경험을 했지만 반면 바닥에서 정치를 꿈꾸고 있는 많은 정치 지망생들 그리고 평생 한 당을 지지하면서도 크게 대접받지 못하는 일반 풀뿌리 당원들의 심정은 모른다고 봐야겠지요. 그런 점을 생각해보면 현재 개혁신당 지도부가 최고위원, 당대표 경험은 없지만 제가 지난 20년 동안 정치하면서 만났던 정치인들 중 가장 순수하고 정직한 부류에 속하는 정치인들이라고 확신할 수 있어요. 그게 현재 개혁신당의 가장 큰 장점이 되고 있고요."

- 지금 정치권에서 뜨거운 것 중 하나는 역사 논쟁이에요. 정부의 광복절 행사에 광복회와 야 6당이 불참해 반쪽으로 치러진 게 지금 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제가 예전에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정권 잡은 정당이 지지율에 자신이 있으면 늘 미래를 언급합니다. 반면 집권 여당이 국민의 불신을 받으면서 현재 상황에 자신감을 잃게 되면 늘 지나간 과거 얘기를 꺼내요. 대표적인 게 진보 정권 때는 토착 왜구 프레임이고 보수 정권 때는 빨갱이 프레임인 거죠. 문재인 정권 때 적폐 청산, 토착 왜구 얘기로 민주당이 재미를 보면서 20년 30년 진보 장기 집권을 자신했지만 결국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거잖아요. 지금 윤석열 정권도 모든 면에서 자신이 없다 보니까 계속 이념 논쟁을 부각해서 자기 극렬 지지층이라도 결집시키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민심과 더욱 멀어지며 최근에 급속히 정권이 몰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돼요."

- 독립기념관장 임명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그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잖아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의회에서 보이는 추태가 싫어서 마지못해 지지하는 중도 성향의 국힘 지지층들도 현 독립 관장 임명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예요. 대통령 주변의 인재 풀이 너무 적은 데다 아직도 검사 때의 습성을 못 버리고 자기와 가까운 사람에 대한 의리 지키는 게 민심보다 우선하고 있기에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거거든요. 결국 이런 모습이 쌓여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고요."

- 독립기념관장이 물러나야 할까요?
"지금이라도 물러나는 게 당연한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국민 여론이 사그라지고 민주당도 이 문제를 계속 떠드는 게 부담스러울 거라는 판단 같은데, 하지만 이미 국민들 마음속에는 다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찍지 말아야 되는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된 거죠."

-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어떻게 보셨어요? 일본에 대한 언급이 없었는데.
"이런 말이 있잖아요, '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라'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을 보면 아예 그런 기본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본적으로 대통령 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분이 얼떨결에 대통령 자리에 오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죠.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의 각종 구설수와 언어폭력 그리고 사법 리스크를 보면서 '이재명만은 막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윤석열 후보를 찍었던 거거든요. 근데 이런 결과까지 나올 줄은 몰랐던 거죠. 이번에도 독립기념관장 임명이나 광복절 경축사에 일본에 대한 언급 하나 없는 걸 보며 '저 정도로 기본이 안 됐나' 생각한 국민들이 많았어요. 참모가 그렇게 썼다고 해도 그걸 지적하며 고쳐오라고 하는 게 기본인 거죠. 만일 본인이 직접 썼다면 기본적으로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대통령에게서 무슨 말을 듣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거고요."

- 지금 윤석열 정부는 국회에서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데.
"거부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얘기를 하지만 '기본'이란 게 있는 거예요. 예를 들면 국회의원의 고유 권한에 불체포 특권이란 게 있지만, 그걸 국민 상식에 반하여 사용하면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되어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거부권이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만 그걸 무제한으로 남발하라고 국민이 쥐어준 건 아니거든요. 지금 윤석열 대통령 보면서 아예 거부권을 없애든지, 아니면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여기는 국민들이 제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그런 현재의 민심을 윤석열 대통령이 전혀 감지하지 못 하고, 또 대통령실 참모진이나 집권여당에서 그 사실을 대통령께 직언할 사람 한 명 보이지가 않으니 문제인 거죠. 대통령이 거부권 한 번씩 행사할 때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동시에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패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는 걸 전혀 모르는 것 같아요.

"한동훈 대표의 현재 언행, 구차해 보여"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 출마하면서 채 상병 특검에 대해 제3자 추천안을 주장했는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3자 추천안 받겠다고 하자 한동훈 대표는 추가 조건을 내걸었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한동훈 대표의 현재 언행을 보면 되게 구차해 보여요. 채 상병 특검을 아예 받을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여요. 지난 전당대회 때 한동훈 후보가 당선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뭐겠어요? 바로 민심의 압도적 지지였어요. 그런 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보면서 국민의힘 당심도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친윤계의 거센 방해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돌아서 버린 거고요. 결국 민심 때문에 당심까지 한동훈 후보의 편이 되어준 건데 지금 모습 보면 그 민심이 많이 실망하고 다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에요. 한동훈 대표는 정치를 오래 한 분이 아니라서 주변에 충성도 높은 자기 측근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만큼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의미예요.

제가 지난 총선 때 대구경북에 내려가서 보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층이란 게 예전 박근혜 대통령에 비하면 얼마나 취약한지 몰라요. 그러니 지난 전당대회 때 윤 대통령이 그토록 한동훈 후보에 대해 싫은 티를 냈지만 대구경북 당원들에게마저 전혀 약발이 안 먹힌 거잖아요. 이미 TK 당심도 윤석열 대통령을 버렸어요. 저는 이런 점을 한동훈 대표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봐요. 끊임없이 민심을 체크하고 민심을 잡는 데 사활을 걸지 않으면 한동훈 체제는 2026년 지방선거까지도 못 버텨요. 그렇게 지방선거에 참패하고 나면 한동훈이란 정치인이 정치판에서 사라지는 건 한순간인 거고요. 국민의힘이 다음 지방선거까지 이번 총선처럼 대패하면 한동훈 대표의 정치생명도 그 순간으로 끝인 거예요."

- 이번 돌아오는 일요일에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가 만나기로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여야 대표가 자주 만나는 건 좋은 거죠.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를 아예 야당 대표로 인정을 안 해버려서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여야 대치정국이 이어져 오는 거잖아요.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보다는 훨씬 유연해 보여서 윤 대통령처럼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여야 대표 두 분이 자주 만나 서로 합의할 거 합의하고 견제가 필요한 건 견제하면서 불신과 증오의 벽을 조금씩 걷어간다면 국민들이 그런 두 사람의 정치를 지지해 주실 거라고 여겨져요. 다만 그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급속히 힘을 잃게 될 게 분명하고요."

- 뭔가 합의가 나올 수 있을지 아니면 만나는 데 의미가 있을까요?
"첫 번째 만남에서 크게 합의가 나오긴 어렵다고 봐요. 하지만 지금처럼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아마 첫 만남에서는 향후 정국에 대한 기선을 잡기 위한 신경전과 탐색전이 치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데요."

- 지난 12일 윤석열 대통령이 안보라인 교체했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제가 그걸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용현 전 경호처장은 마치 박정희 대통령한테 차지철 경호실장 같은 존재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야당에서는 김용현 처장을 국방부 장관 만들기 위해 신원식 장관을 포함한 안보라인을 1년도 안 돼서 깡그리 교체한 것 아니냐고 하잖아요. 아마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큰 사고가 없으면 임기를 대통령하고 마지막까지 같이 갈 것 같아요. 박정희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면서 주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사라져 막판에는 차지철 한 명 신뢰하면서 갔다고 하잖아요.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고립무원이 되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지다 보니 충암고 1년 선배이자 또 충직한 군인 출신인 김용현 처장에게 올인하는 분위기예요."

- 지금 김건희 여사가 인사에 개입한다는 의혹 나오고 각종 정치 현안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는데.
"지금 여론조사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해보면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보다 영부인에 대한 비호감도가 훨씬 더 높을 거예요. 제가 이번에 대구에서 총선을 치르며 보니 대통령을 두둔하는 영남 사람들 중에서도 영부인이 지금 각종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아주 불쾌하고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가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결국 사과 기자회견까지 했잖아요. 그때 국민께 뭐라고 약속했어요, '영부인 역할이 아닌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 김건희 여사가 지금 언론에 이리 시끄럽게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윤 대통령의 몰락에 기름을 붓는 거예요. 대통령실 차원에서라도 영부인을 아예 정치에서 배제하는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게 영부인에 대한 반감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데요."

#조대원#개혁신당#윤석열#반국가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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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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