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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공장 낙동강 구미보 9월 1일 낙동강 구미보에 녹조가 창궐했다
▲ 녹조공장 낙동강 구미보 9월 1일 낙동강 구미보에 녹조가 창궐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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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보 아래 낙동강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경상도 사람들은 이런 물을 정수해서 수돗물로 마신다
 구미보 아래 낙동강에도 녹조가 창궐했다. 경상도 사람들은 이런 물을 정수해서 수돗물로 마신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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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겁나 창궐한 이런 걸 보고도 왜 경상도 사람들은 가만히 있나 몰러?"

9월의 첫날인 1일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 22명이 녹조공장이 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낙동강의 구미보 현장을 찾아 구미보 녹조를 둘러봤다. 그 현장에서 한 회원이 내뱉은 일성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녹조공장 낙동강 찾다

녹조가 식수원에서 창궐해 수돗물이 불안하고, 낙동강 물로 기른 농작물에도 녹조 독이 나온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심지어 강 주변 공기마저 녹조 독으로 오염됐을 것이란 설명을 듣고 한 회원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내뱉은 말인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의문을 표했다.

"이 정도가 되면 폭동이라도 일어나야 할 것인데 경상도 사람들 참으로 인내심이 강하구마이."

녹조에 관해선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낙동강이다. 이들이 녹조를 보기 위해 저 멀리 광주에서부터 낙동강을 찾는 게 한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낙동강이 녹조 공장이 돼버린 이 심각한 현실이 전국에 널리 퍼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미 보 개방이 된 영산강에서는 낙동강에서만큼 심각한 녹조를 볼 일이 없다.

이날 구미보 좌안 쪽에서 본 낙동강은 녹색이 완연했고, 녹조가 몽글몽글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목격돼 더욱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설상가상 부글부글 메탄가스도 함께 올라오고 있는 현장을 이들은 똑똑히 목격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구미보 상류 녹조를 살펴보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구미보 상류 녹조를 살펴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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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탄가스도 부글부글 녹조가 창궐한 구미보 강바닥에서 메탄가스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 메탄가스도 부글부글 녹조가 창궐한 구미보 강바닥에서 메탄가스가 보글보글 올라온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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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조장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보다도 30배나 강력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메탄이라는 이 물질이 낙동강의 썩은 바닥에서 마구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강 바닥이 얼마나 썩었으면 메탄가스가 다 올라 오냐?"라면서 한 회원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은 그 현장에서 함께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구미보 해체하라!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구미보 해체하라!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녹조공장 구미보 찾아 함께 외첬다.
 구미보 해체하라! 낙동강은 흘러야 한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녹조공장 구미보 찾아 함께 외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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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폐기하라!" 소신공양 문수스님을 참배하다

구미보 현장을 둘러보고 이들은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서 일어날 이런 끔찍한 현실을 미리 예견하고 4대강사업 당시 "이명박 정권은 4대강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하라!"는 사자후를 남기시고 자신의 몸을 스스로 불살라 '이명박 삽질 정부'에 뜨끔한 일침을 날린 소신공양 문수스님을 참배하려 인근 군위로 향했다.

문수스님은 군위 지보사에서 3년 동안 무문수행으로 용맹정진하던 중 절에서 넣어주던 신문을 보고 4대강사업의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그 생명 살상의 '삽질' 소식으로 괴로워하던 문수스님은 4대강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20년 5월 31일 오후 3시 군위를 통과해 흐르는 낙동강의 지천인 위천의 둑방에서 4대강과 그 안의 뭇 생명들을 위해 "4대강사업 중지 폐기"를 부르짖으며 자신을 몸을 스스로 불사르는 소신공양을 감행, 그 자리서 바로 입적에 든 분이다.

스님의 소신공양 항거가 4대강사업이라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나온 것이라 당시 파장이 만만찮았다. 불자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동요했다.

하지만 문수스님의 추모제와 다비식은 수도 서울 조계사가 아닌 시골의 한적한 사찰인 군위 지보사에서 진행됐다. 스님의 도반들이 주로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열렸었다.

 문수스님 추모제 당시의 모습. 다비식을 위해 도반들이 스님의 시신을 모시고 있다.
 문수스님 추모제 당시의 모습. 다비식을 위해 도반들이 스님의 시신을 모시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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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스님 다비식 현장. 2010년 당시 다비식 직후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부회장이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문수스님 다비식 현장. 2010년 당시 다비식 직후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제영 부회장이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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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은 그 문수스님을 다시 호명하면서, 오늘날 녹조공장이 돼버린 4대강의 현실과 대비하면서 스님의 숭고한 행적을 다시 한번 조명하기 위해서 멀리서 달려온 것이다.

이들은 먼저 스님이 소신공양을 단행한 군위 위천의 둑방 바로 아래 2020년 스님 입적 10주기를 맞아 전국 불교환경연대에서 마련해 세운 추모비를 찾았다. 이들은 마치 벌초라도 하듯 미리 준비한 낫을 들고 주변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했다.

 가져온 낫을 들고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실장이 소신공양 문수스님 기념비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가져온 낫을 들고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실장이 소신공양 문수스님 기념비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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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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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큰 뜻 황룡처럼 휘몰아쳐야

이어 스님이 용맹정신 수행했고 스님의 부도탑과 스님 소신공양을 기리는 비석이 서있는 군위 지보사를 찾아 다시 한번 스님의 "4대강사업 중지 폐기"라는 숭고한 뜻을 기렸다.

실제 스님의 부도탑 옆에 선 기념비에는 스님의 출생과 불가에 귀의한 내력, 그리고 스님이 소신공양을 단행하면서 쓴 유서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님의 도반들이 십시일반해서 세웠다는 그 비석의 마지막에는 이같은 문구가 들어 있다.

"신라불교 공헌한 이차돈 성자같이 문수종사 순교정신 영원히 전하는 뜻 황룡이 휘몰아칠 줄 누가 알겠나."

소신공양 문수스님 부도탑과 기념비 4대강사업 중지 폐기하라!는 사자후를 남기고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을 기리는 부도탑과 기념비가 군위 지보사 경내 앞 공터에 마련돼 있다.
▲ 소신공양 문수스님 부도탑과 기념비 4대강사업 중지 폐기하라!는 사자후를 남기고 소신공양하신 문수스님을 기리는 부도탑과 기념비가 군위 지보사 경내 앞 공터에 마련돼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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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숭고한 그 뜻이 황룡처럼 휘몰아쳐야 하는 그 이유가 지금 낙동강의 현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낙동강이 녹조 공장이 돼버린 이 기막힌 현실이 바로 스님이 온몸을 불살라 막고자 한 강의 죽음의 증거이고, 녹조는 그 죽어가면서 내뱉는 강의 저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님의 숭고한 그 뜻이 황룡처럼 휘몰아쳐야 하는 이유는 지금 충분하다. 이날 멀리 광주에서 달려온 광주시민들은 그 진실을 목도한 것이다. 따라서 "4대강사업 중지 폐기하라!"는 스님의 사자후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 사자후가 전국 방방곡곡에 황룡처럼 휘몰아치는 그날을 간절히 소망해 볼 뿐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문수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회원들이 문수스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참배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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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낙동강#4대강사업#문수스님#광주불교환경연대#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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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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