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산림청이 엉터리 사전환경성검토서와 허위 산림조사에 근거해 산지전용허가를 내줬다며 전국의 골프장 반대 대책위원회가 산림청을 찾아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골프장 저지 전국시민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골프장대책위)'는 2일 오후 대전정부청사 남문광장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산림청은 엉터리 산림조사에 의한 골프장 산지전용허가를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골프장대책위에는 골프장 저지 천안시민대책위와 논산 황화정리 골프장 반대 대책위, 강원 홍천 구만리 골프장 건설 반대 대책위, 인천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대책위, 전북 남원 교룡산 골프장 반대 율정마을 대책위, 강원 원주 여산골프장 반대 대책위, 강릉 골프장 반대 대책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강원도 홍천과 원주, 충남 천안 등에서 150여 명의 주민들이 대형버스를 이용해 참여했고, 각 지역 골프장 반대 대책위 임원, 대전충남녹색연합,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관계자 등도 50여 명 동참했다.

 

특히, 이날 갑자기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씨에 찬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찬 바닥에 앉은 주민들을 더욱 힘겹게 했다.

 

이들이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에 모인 이유는 산림청이 각 지역의 골프장 산지전용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엉터리 사전환경성검토서와 허위 산림조사를 그대로 묵인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충남 천안 북면과 논산 황화정리, 인천 계양산 골프장 조성사업 등에서 '입목축적조사서'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으며, 강원도 홍천 구만리 골프장과 원주시 여산골프장, 횡성군 섬강골프장 조성사업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골프장 개발업자들의 허위 또는 축소·조작된 행정서류를 산림청이 책임 있게 검증하지 않고 눈감아 주고 있어, 오히려 골프장 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더욱이 산림청은 산림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홍천 구만리 지역 주민 31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고소하는 등 엉터리 산림조사서를 작성한 산림경영기술자를 처벌하지 않고 오히려 주민들을 범법자로 몰아세우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서 규탄발언에 나선 송덕규 강원도 골프장반대대책위원장은 "팔순을 넘긴 주민들이 왜 이 추운 날에 이 찬 칼바람을 맞으며 이곳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공동체를 분열시키는 골프장 건설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길 진보신당 부대표도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법을 지키라는 것뿐이다, 불법과 편법과 무법한 공무원들이 골프장 좋아하는 일부 가진 자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 위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주민들의 땅을 빼앗고 있다"면서 "우리가 반드시 이 싸움에서 이겨 맑은 산 푸른 물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말했다.

 

김창근 민주노동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나무 잘 가꾸고 잘 지키라고 세금 걷어주는 게 산림청인데, 돈 있는 사람들 위해서 나무 베는 골프장 업자들 편만 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정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생태계 파괴하고 주민들 가슴에 피멍 들게 하는 산림청장과 자치단체장들은 '빵꾸똥꾸'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을 통해 ▲ 허위 산림조사서에 근거해 허가된 전국 모든 골프장 산지전용허가를 즉각 취소할 것 ▲ 거짓과 부정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진 산지전용허가 인허가 절차에 연루된 관련 책임자를 처벌할 것 ▲ 골프장 조성사업 관련 서류 공개 의무에 충실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규탄대회를 마친 후 대표단은 산림청을 찾아 이 같은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뒤 대책을 마련, 1주일 후에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말하고 "특히, 특수공무집행방해혐의로 고소된 홍천지역 주민 중 80세가 넘은 주민 3명에 대해서는 고소취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태그:#골프장대책위, #산림청, #산지전용허가, #입목축적조사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