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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더. 여러분들 도와주이소."
"느그는 애미, 애비도 없나! 세상에, 이게 민주주의입니꺼?"

일흔도 넘은 노인들이 작은 움막 앞에서 울부짖었다. 지난 18일 낮, 경남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128번 송전탑 건설 예정부지에 전국 각지에서 온 100여 명의 '탈핵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모여 마을 주민들의 눈물어린 호소를 들었다. 한 할머니는 그간 응어리졌던 억울함이 북받쳤는지 다 쉰 목소리로 사람들 앞에서 울분을 토했다. 할머니의 증언을 듣던 사람들도 덩달아 눈물을 훔쳤다.

지난 16일 저녁,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영남루 앞에서는 '송전탑 백지화'와 '핵 발전 반대'를 호소하는 촛불집회와 미사가 열린다. 금요일마다 열리는 촛불미사는 이날로 5회 째.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약 4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우산과 우의를 쓰고서 촛불을 밝혔다.

지난 17일 저녁에는 '죽음의 송전탑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이란 주제로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지난 1월 17일 송전탑 건설 반대를 요구하다 분신해 숨진 '고(故) 이치우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마을주민 등 1000여 명은 "막아내자, 송전탑! 핵발전소, 집어쳐!"를 외치며 약 4시간 여 동안 반핵 공연과 추모 영상을 관람했다.

특히 이날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준한 신부는 무대 위로 올라온 밀양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밀양 송전탑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정책질의서를 전달했다. 3월 23일까지 답을 받아내 시민들에게 결과를 알려주기로 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18일 오전, 평밭마을 입구에 다시 모인 참가자들은 2.5km 산길을 걸어 밀양시 부북면 129번 송전탑 건설부지로 향했다. 이들은 나무들이 잘려나가 밑둥치만 남은 곳에 약 200그루의 '희망나무'를 심었다. 나뭇가지에는 각자의 탈핵·반핵 희망메시지를 노랑 리본에 써 달았다.

촛불을 든 노인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에서는 일흔도 넘은 노인들 100여 명이 모여 송전탑건설 백지화와 핵발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 촛불을 든 노인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에서는 일흔도 넘은 노인들 100여 명이 모여 송전탑건설 백지화와 핵발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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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건설 반대 촉구 촛불미사 현장 이날(금요일)은 5회 째 맞는 촛불미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약 4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나와 촛불을 밝혔다.
▲ 송전탑건설 반대 촉구 촛불미사 현장 이날(금요일)은 5회 째 맞는 촛불미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약 4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나와 촛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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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영남루 앞 촛불미사 현장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 마을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송전탑건설 백지화와 핵발전 반대를 호소하고 있다.
▲ 밀양 영남루 앞 촛불미사 현장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 마을 주민들이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송전탑건설 백지화와 핵발전 반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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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삼 씨의 발언 밀양 765㎸ 송전탑 반대 故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이 이날 촛불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10일에 서울광장(반핵·탈핵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밀양에서 같이 올라가신 분들은 절박한 말씀들을 하셨는데, 전체적으로는 축제분위기여서 온도의 차이를 조금 느꼈습니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 이계삼 씨의 발언 밀양 765㎸ 송전탑 반대 故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 이계삼 사무국장이 이날 촛불미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10일에 서울광장(반핵·탈핵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밀양에서 같이 올라가신 분들은 절박한 말씀들을 하셨는데, 전체적으로는 축제분위기여서 온도의 차이를 조금 느꼈습니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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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에서 열린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현장. 비가 내린 뒤의 추운 날씨에도 목도리와 마스크를 두른 어르신들이 약 4시간동안 추모 문화제 자리를 지키며 '핵발전소 반대, 송전탑 반대'를 외쳤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에서 열린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현장. 비가 내린 뒤의 추운 날씨에도 목도리와 마스크를 두른 어르신들이 약 4시간동안 추모 문화제 자리를 지키며 '핵발전소 반대, 송전탑 반대'를 외쳤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0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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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에는 가족 단위로 온 참가자들도 많았다. 밀양 영남루 앞 희망버스 행사장에서 한 모자가 '송전탑 반대' 모자를 쓰고 공연을 보고있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에는 가족 단위로 온 참가자들도 많았다. 밀양 영남루 앞 희망버스 행사장에서 한 모자가 '송전탑 반대' 모자를 쓰고 공연을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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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시인이자 작곡가인 백창우 선생과 어린이 노래패 '굴렁쇠 아이들'이 <No, No, No>와 <Zero>, <하나뿐인 지구>등의 반핵 노래를 불러 많은 호응을 얻었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시인이자 작곡가인 백창우 선생과 어린이 노래패 '굴렁쇠 아이들'이 <No, No, No>와 <Zero>, <하나뿐인 지구>등의 반핵 노래를 불러 많은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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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송전탑 건설을 7년째 몸으로 막고있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산외면, 상동면, 단장면 등 4개 면 마을 주민들이 합창단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날, <흙에 살리라>, <송전탑 아리랑> 등을 불러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송전탑 건설을 7년째 몸으로 막고있는 경남 밀양시 부북면, 산외면, 상동면, 단장면 등 4개 면 마을 주민들이 합창단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날, <흙에 살리라>, <송전탑 아리랑> 등을 불러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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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동해안 탈핵 천주교연대 공동대표,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준한 신부가 지난 17일 '제1회 탈핵 희망버스' 무대에서 19대 총선 밀양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을 불러 송전탑 건설과 핵발전 문제에 대한 정책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동해안 탈핵 천주교연대 공동대표,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인 김준한 신부가 지난 17일 '제1회 탈핵 희망버스' 무대에서 19대 총선 밀양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을 불러 송전탑 건설과 핵발전 문제에 대한 정책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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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 약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4시간 여의 긴 시간동안 '탈핵·반핵' 열기를 이어갔다. 마지막 순서로 故 이치우 열사를 추모하며 풍등을 띄우는 순서가 마련됐다. 사진 속 노랑 풍등에는 '어르신,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이 지상에서의 일은 저희가 맡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 故 이치우 열사 추모 문화제 현장 17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 약 1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4시간 여의 긴 시간동안 '탈핵·반핵' 열기를 이어갔다. 마지막 순서로 故 이치우 열사를 추모하며 풍등을 띄우는 순서가 마련됐다. 사진 속 노랑 풍등에는 '어르신, 하늘에서 편히 쉬세요. 이 지상에서의 일은 저희가 맡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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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소나무들 이틀째를 맞은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는 밀양시 부북면 129번 송전철탑 건설부지에서 열렸다. 한국전력공사 측이 송전탑 건설을 위해 소나무들을 잘라놓은 모습이 처참하다.
▲ 잘려나간 소나무들 이틀째를 맞은 '제1회 탈핵 희망버스' 행사는 밀양시 부북면 129번 송전철탑 건설부지에서 열렸다. 한국전력공사 측이 송전탑 건설을 위해 소나무들을 잘라놓은 모습이 처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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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소녀의 나무 심기 이날 모인 약 100여 명의 탈핵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경남 밀양시 부북면 129번 송전탑 건설부지에 약 200그루의 '희망나무'를 심었다.
▲ '송전탑 반대' 소녀의 나무 심기 이날 모인 약 100여 명의 탈핵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경남 밀양시 부북면 129번 송전탑 건설부지에 약 200그루의 '희망나무'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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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 이날 탈핵 희망버스 행사 직후 한국전력 측에서 다시 나무를 뽑으러 온다는 말이 들려왔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참가자들이 심어놓은 나무들을 소중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 죽음의 자리에 생명의 나무를 이날 탈핵 희망버스 행사 직후 한국전력 측에서 다시 나무를 뽑으러 온다는 말이 들려왔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참가자들이 심어놓은 나무들을 소중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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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희망버스#밀양 송전탑#이치우 열사#핵발전 반대#송전탑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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