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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된 아이를 안은 엄마가 허겁지겁 진료실로 뛰어든다. 아이의 팔을 따로 쥐어 앞으로 내밀고 있는데, 언뜻 보기에 아이 손에 무슨 분칠을 한 것처럼 보인다.

아, 화상이구나.
아이들이 화상을 입으면 부모들은 급한 김에 아무것이나 바르고 달려오는 경우가 흔히 있는 일이다. 밀가루나 분을 바르고 왔나 보다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이의 손을 무슨 장갑씌운 것처럼 만든 것은 치약이었다. 혹시 이것도 술이나 된장처럼 어디서 전해들은 민간요법이냐고 궁금해서 물었다.
"아니요 그냥 급한 김에..."

막 뚜껑을 열고 퍼내는 밥솥에 손을 넣었던 아이는 얕은 2도화상으로 생각되는 물집이 몇군데 있었고, 다행히 물집이 터지지 않은 상태였다. 터진 물집에 치약이 발라졌다면, 아이는 아마 자지러졌을 것이다.

옛날 어린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질병, 특히 전염병과 같은 감염질환이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어린이들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사고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사고는 운수사고, 즉 교통사고다. 우리나라 통계청의 사망원인 자료에 따르면 1997-8년 사고사망 중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0세에서는 20%, 1-10세의 어린이에서는 50% 가 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익사사고와 추락사고가 뒤를 잇는다. 모두가 부모들의 잠간의 부주의나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사회적 환경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화상은 사람들이 불과 전기를 사용하는 한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아이들은 주의력이 부족하고 반응이 느리고 민첩하지 못해 뜨거운 데도 손을 빨리 떼지 못해 심하게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앞서의 경우처럼 밥솥의 김이나 전기다리미, 끓는 냄비, 뜨거운 음식에 데이는 경우가 흔하고, 냉온수기나 수도꼭지의 온수손잡이를 만지다가 데이는 경우도 있으며, 미국에서는 엄마들의 메니큐어로 피부나 눈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 감전도 화상을 유발한다. 요즘은 220V 콘센트 구멍 안에 스프링식의 차단마개가 있지만, 힘이 없을 것 같은 아이도 용케 이 속으로 젓가락을 밀어 넣는다. 전기에 의한 화상은 겉보기보다 심한 심부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리미에 손을 갖다 댄다든지, 직접 불길에 닿은 화상의 경우는 조직손상이 심할 수 있지만, 흔한 뜨거운 김이나, 뜨거운 물 등에 의한 화상은 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중에 흉터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상처 없이 나을 수 있는 것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응급조치만 하고 병원에서 조치 받는 것이 좋다.

응급조치는 우선 깨끗하고 흐르는 찬물에 5-10분 정도 담그는 것이다. 손상이 깊이 진행되거나 괴사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물집이나 피부에 달라붙은 옷 같은 것은 때지말고 그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앞의 경우처럼 된장이나 밀가루 등 다른 물질을 바르는 것은 2차감염의 위험이 있고, 오히려 치료에 방해를 줄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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