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숱한 비리의혹으로 지역사회의 지탄을 받아온 광주여대 재단 관계자들이 시민단체로부터 무더기 고발당했다.

'비리사학 광주여대 대책위원회(상임대표 백수인 조선대 교수)'는 2월 13일 오후 4시 10분, 광주여대 이사장인 오치석 씨와 신방섭 현 총장, 오경식 전 총장 등 전·현직 재단 관계자 11명을 '업무상 횡령'과 '업무방해',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책위는 공금횡령 관련 1건, 교수 채용비리 관련 2건 등 총 3건의 고발장과 3500여 쪽에 달하는 관련 증거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앞서 대책위는 오후 2시 30분, 광주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립학교법 개정, 광주여대에 대한 특별 감사와 관선이사 파견, 현 이사장과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광주여대 대책위, 재정비리 의혹 주장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오치석 이사장이 배임수재 혐의로 2000년 6월 사법처리 되는 등 교수임용과 재임용 비리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광주여대 재단은 비리재단"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이사장의 사촌동생을 총장으로 임용하는 등 친인척 족벌체제를 구축하고, 교협 의장을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등의 교권탄압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직인을 날인하고 있는 대책위 관계자들ⓒ 이주빈
특히 대책위는 "2000년 국정감사 중 광주여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0억원에 육박하는 공금이 업무상으로 횡령되거나 불법 지출되었으며,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대책위는 기업이 발행한 세금계산서에 대해 광주여대가 입금한 근거가 없거나 현금출납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입금도 되지 않고, 현금출납부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등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였다.

대책위는 "(국회에 제출된 자료가) 97년 이후의 건설공사 등 일부 자료에 국한되어 있음을 감안, 92년부터 96년까지, 97년 이후의 모든 재정지출에 대해서 분석한다면 광주여대 재정비리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리사학에 대해 '재정관련 특별감사' 한 번 하지 않은 교육부

▲ 백수인 대책위 상임대표ⓒ 이주빈
대책위 상임대표인 백수인 교수는 "교육부가 감사도 하지 않은 사항을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자체가 문제"라며 거듭 교육부의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그는 아울러 "광주여대를 통해 한국사회의 모든 비리재단을 척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광주여대 사태와 관련하여 교육부는 지난 99년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는 감사를, 2000년 12월에는 현지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그러나 감사와 현지조사의 내용은 재정비리가 아닌 교수임용과 관련된 문제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시민사회가 관심의 초점을 놓치 않고 있는데도 교육부가 특별감사를 실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씁쓸해 했다.

▲ 고발장과 증거자료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김지원 처장과 김성재 교수
ⓒ 이주빈
김지원 대책위 사무처장은 "민간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그간 투쟁과정을 회고하며, "나머진 검찰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검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기대했다.

그는 "대책위가 고발의 근거로 삼은 자료는 임종석 의원을 통해 입수했다"며 자료입수 배경을 설명한 뒤 "임 의원에게 공동기자회견을 요청했으나 자신은 상임위에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여대는 공무원 재직시 토지매입 문제로 파면된 오치석(재단 이사장) 씨에 의해 1992년 광주여자전문대학으로 설립되었다.

오씨는 대학 설립 직후인 92년, 교수 지원자들로부터 4억 2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형사처벌 되었고, 또 다시 94-96년에도 교수 지원자와 재임용 대상자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98년 3월에 탄로나 2000년 6월 다시 사법처리 되었다.

끈질긴 시민단체의 투쟁, 재단비리 구체적 자료 잡아내

▲ 문병호 전 광주여대 교협 의장ⓒ 이주빈
그간 광주여대 재단 비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재정비리 의혹이 시민단체에 의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광주여대 재단 관계자들을 무더기 고발한 '비리사학 광주여대 대책위'는 전 광주여대 교협 의장 문병호 교수의 재임용탈락을 계기로 지난 2000년 5월 29일 결성된 조직이다.

대책위에는 '민교협 광주전남지회' 등 22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