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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인권영화제는 이슈포커스-'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분쟁에 관한 성찰'이라는 특별섹션으로 21세기에도 총성과 진혼의 행렬이 그치지 않는 팔레스타인으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반세기 이상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다중의 인권침해를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아랍민중들의 고난의 역사와 재앙의 진원을 밝혀보는 것이 인권영화제 의도이다. 이 곳 민중들의 인권이 반세기가 넘도록 난민촌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처럼 의롭고 용기있는 작품을 선별하려 애썼다.

인권영화제는 모두 11편의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준비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영화인 그리고 외부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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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보석이야기 Tale of the Three Jewels/(개막작, 18일 저녁 8시, 19일 오후 2시 상영)
1995/ 106분/ 미쉘 클레이피/ 극영화/ 컬러/ 팔레스타인&프랑스

세 개의 보석이야기
가자 지역 난민촌에서 사는 12살 소년 유세프는 우연히 만난 집시소녀 아이다를 사랑하게 된다. 아이다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끌린 그는 어른이 되면 그녀와 결혼할 거라고 맹세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지켜야 할 약속이 하나 있다. 그녀의 할머니가 잃어버린 3개의 보석을 찾아오는 것. 유세프의 아버지는 인티파타(저항운동)에 가담한 이유로 옥살이를 하고 있고 그의 형은 무장운동으로 쫓겨다니는 신세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던 때는 이스라엘의 미친 총질이 난무하고 있는 헤브론 학살 당시. 분쟁의 아수라 속에서 유세프의 꿈은 좌절과 대치하기 마련이다.

이미 <갈릴리에서의 결혼>으로 팔레스타인의 고난을 인권영화제에 소개한 바 있는 이 지역 출신의 감독 미쉘 클레이피의 최근작이다. 총알과 돌팔매가 교전하고 있는 가자 지역에서 촬영된 첫 번째 장편 극영화.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2 PALESTINE: Story of a Land 2(19일 오후 5시, 20일 오후 12시 30분 상영)
1993/ 60분/ 시몬느 비통/ 다큐멘터리/ 컬러·흑백/ 프랑스

팔레스타인, 땅의 역사2
수난의 땅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뉴스릴과 기록화면을 통해 서술한 다큐. 모두 2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작품은 50년에서 91년까지를 말하는 2부이다. 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부터 팔레스타인 정치사에 몰아닥친 광풍을 차분히 짚어보고 있다.

특히 아라파트를 비롯해 나세르, 라빈, 사다트 등 중동 지역의 정치인들을 살펴봄으로써 팔레스타인의 분쟁과 평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탐구하는 것이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 중심이 아닌 팔레스타인 중심의 역사라는 점.

119발의 총성 + 3 119 Bullets + Three(18일 오후 6시, 19일 오후 12시 50분 상영)
1995/ 60분/ 예우드 레바논&아미트 고렌/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

119발의 총성 + 3
1994년 이스라엘 극단주의 집단 Kach의 일원인 골드슈타인은 기도하고 있는 아랍인 등뒤로 119발의 총알을 퍼붓는다. 바로 헤브론 학살. 이듬해 11월 평화협정의 이스라엘 쪽 담당자였던 라빈은 암살범 이갈 아미르가 쏜 3발의 총에 맞아 숨진다. 이스라엘의 극단주의가 저지른 대표적인 범죄들이다.

극영화와 기록영화를 오가며 이스라엘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있는 감독 예우드는 이미 그의 초기작 <허니 커넥션>을 통해 극단주의를 예언한 적이 있다. 감독은 헤브론 학살 직후부터 '예언의 실천자'들의 실체를 집요하게 파헤쳐 그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피를 부르는 광인들과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 동시대 이스라엘인의 고민과 좌절을 통해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정신이 무엇인지 깨우쳐 준다.

나지 알 알리 Naji Al-Ali, an artist with an vision(18일 오후 4시, 20일 오후 1시 30분 상영)
1999/ 52분/ 카심 아비드/ 다큐멘터리/ 컬러/ 영국

나지 알 알리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30년 동안 나는 항상 감옥에 갇힌 아랍인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리는 이 한 컷의 카툰으로 인해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는 죽음을 각오하고 그림을 그린다."

난민촌 출신의 나지는 팔레스타인의 저항적 카툰작가이자 언론인이며 출판인이다. 수천 장의 카툰을 그린 그는 레바논을 근거로 활동했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PLO 정치 엘리트들에게도 '촌철살인'의 필봉을 휘두른 그는 1987년 6월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영화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심중을 뛰어나게 표현한 예술인 나지를 동료와 가족을 통해 회고한다. 물론 그의 뛰어난 카툰을 감상하는 재미도 녹아있다.

귀환 없는 평화? Peace with no Return?(18일 오후 1시, 21일 오전 11시 상영)
1995/ 61분/ 엘 시반/ 다큐멘터리/ 컬러/ 팔레스타인&프랑스

귀환 없는 평화?
팔레스타인 분쟁의 핵심은 살던 땅에서 내몰린 사람들의 귀환 문제. 예루살렘, 가자와 요르단 서안에서 쫓겨난 수백만의 난민촌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 유혈투쟁에 마침표를 찍는 유일하며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100년도 넘은 땅문서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촌 사람들은 이 곳에 새 집 짓고 살게 된다할 지라도 '귀환없이'는 자자손손 '난민'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절규를 가장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영화.

정착민들 Settlers(21일 오후 12시 10분 상영)
2000/ 62분/ 숀 맥켈리스터/ 다큐멘터리/ 컬러/ 영국

정착민들
예루살렘의 회교도 거주지역에 살고 있는 알리는 6일 전쟁 때 투옥되어 17년 동안 옥살이한 경험이 있는 한 때는 테러리스트였다. 그는 현재 예루살렘 여행가이다. 82년 미국에서 돌아와 이 곳의 '정착민'이 된 도브는 유태인이 팔레스타인 땅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전형적인 '유태인의 아들'. 영화는 이 둘의 삶을 번갈아 보여준다.

동시대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점령자와 피점령자의 삶은 장조의 선율과 단조의 그것처럼 대조적이다. 억압의 상하관계에 놓여있는 두 사람의 속내, 그것은 일상의 속살을 드러낼 정도로 밀착되어 있는 카메라를 통해 낱낱이 드러난다.

기억의 노예 Izkor, Slaves of Memory(19일 오전 11시 상영)
1997/ 97분/ 엘 시반/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프랑스

기억의 노예
이스라엘의 학교에선 유월절 한 달 전부터 기념행사를 준비한다. 구약시대 이집트에서 겪은 식민지 종살이부터 2차 대전 나치학살에 대한 기억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관통하는 재난과 학살에 대한 반복 교육이 병행된다.

Izkor는 히브리어로 '기억'을 말한다. 영화는 기억의 반복을 통해 강요되는 시오니즘의 실체를 말하고 있는데 이스라엘 사회 내면에 드리워진 획일적 이데올로기의 전파과정을 드러내면서 이스라엘 사회의 불관용, 궁극적으로 그것이 몰고 온 '폭력'을 말하고 있다.

필드 다이어리 Field Diary(18일 오후 2시 10분, 20일 오전 11시 상영)
1982/ 83분/ 아모스 기타이/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

필드 다이어리
이스라엘의 작가 아모스 기타이의 82년 작. 이미 칸느 등 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그는 이스라엘인으로서 이스라엘을 통렬히 비판하기로 유명하다.

82년 레바논을 침공한 이스라엘은 가자, 요르단 서안 등으로 활발히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 점령지엔 '정착민'들이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아랍사람들과 집을 쓸어버린다. 돌팔매질과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저항의 전부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건 이스라엘 군인들의 무력 진압과 거만한 정착민들의 횡포. 기타이의 카메라는 가자와 요르단, 레바논을 돌며 점령자의 횡포를 따가운 시선으로 응시하면서 쫓겨난 사람들의 비참한 현실을 고발한다.

군인일기 A Soldier's Diary(18일 저녁 10시 상영)
1991/ 47분/ 기돈 기타이/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

군인일기
요르단 서안 점령군인 이스라엘 대위 이스하이는 23일 동안의 병역일지를 비디오에 담는다.

이스하이의 부대는 이스라엘 정부에 비판적인 부대원들이 다수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좌파부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병역에 따라야 하는 이들의 딜레마는 국경을 수비하는 군인이 아니라 점령지에서 '이스라엘 정착민의 사병'이 되어야 하는 것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복무 거부에 100%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영화는 권력의 말단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거짓없는 고백을 통해 이스라엘군의 파행과 모순을 드러낸다.

평화의 가장자리에서 On the Edge of Peace(18일 오전 11시)
1995/ 103분/ 일란지프/ 다큐멘터리/ 컬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의 가장자리에서
영화는 미국의 백악관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협정에 서명하는 순간부터 아라파트 의장이 가자지구에 도착하는 시기까지 약 7개월간 이스라엘과 가자지역에 떠도는 불안한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명의 이스라엘 사람과 세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 그들은 각각의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군상들이다. 이들을 통해 팔레스타인 땅을 지배하고 있는 불안과 희망을 조명한다.

록, 종이, 미사일 Rock, Paper, Missile(18일 오후 3시 40분 상영)
2001/ 16분/ 페이퍼 타이거/ 다큐멘터리/ 컬러/ 미국

거대 미디어, 방위 산업,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투쟁 관계에 대한 탐구가 주를 이룬다. 이스라엘과 미국간의 군사적, 경제적 관계가 그 한 축이며 미국 군대가 포진해 있는 지역에서 투쟁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다른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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