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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기성회 노조가 파업 4일째를 맡고 있다. 23일 화요일 오전 10시 학교 본관 앞에서의 시립대 지부 파업 출정식을 시작으로 오늘 26일까지 현재 파업 중이다. 24일에는 시청 앞에서 단체협약을 체결촉구 집회가 열렸다. 23일 파업 출정식에는 대학노조 위원장 및 국립대 지부장, 시립대 지부 조합원, 시립대총학생회, 민주노동당 동대문을 지구당 등 6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학교측의 불성실한 단체교섭을 규탄했다.

또한 이날 오후 1시에는 40여 명의 대학노조원들이 서울시립대학교를 한바퀴 돌면서 구호와 민중가요를 불렀다. 캠퍼스에 있는 학생들에게 시립대지부가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기성회 노조측의 요구는 첫째 단체협약 체결, 둘째 낮은 임금과 낮은 정년(현재 45세)의 인상과 연장, 셋째 노조 탄압의 중지 등이다. 기성회 노조는 24일 나누어준 소식지에서 "학교 측은 노조 측의 요구가 정당한 것은 알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내놓을 수 없는 학교의 입장에 명분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며 정년을 양보해 주는 조건으로 임금부분은 타대학 수준만큼 인상해 줄 것을 약속했지만, 기성회이사회에서 승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사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노동조합을 기만했다. 10월 22일 마지막 교섭에서조차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우리에게 남은 것은 단 한가지 파업뿐이다"라고 이번 파업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기성회 노조의 파업과 관련하여 "기성회 노조의 파업은 타당한가?"라는 글을 서울시립대학교 홈페이지www.uos.ac.kr 게시판에 올려놓았다. "오늘 아침부터 확성기 소리로 인해 수업이 어렵고 학생들의 중간고사준비에도 지장을 주게되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학교측에서는 기성회노조의 수차에 걸친 비난유인물이나 e-mail에도 참아왔으나 사실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는 분들이 있어 단체협상과 관련한 이제까지의 내용을 알려드리며 아울러 10월 24일부터 11월 23일까지 시청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 하니 참고"하라는 것이다.

먼저 기성회 직원이 어떤 직급인지에 대한 설명(학교의 학사업무 보조 및 단순한 업무처리를 위하여 학생들이 내는 기성회비에서 보수 등을 지급 받는 직원)과 학교의 현황(현 32명 행정보조원 19명, 건물관리인 13명)을 알려주면서 기성회 측의 주장에 대해서 반박했다.

노조 측은 "정년이 건물관리인은 57세인데 행정보조원만 45세는 너무 낮으며 타 국립대학들도 거의 57세인 점을 보아 행정보조원도 57세로 해야되고, 임금도 하는 일이 기능직 공무원들과 같은데 임금은 공무원의 85% 정도밖에 안되니 공무원과 같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한번에 올려달라는 것은 부담이 되니 우선 50세로 하고 3년 정도 지난 뒤 전향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으며 "현재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 40세 이니 50세로 하여도 10년이라는 기간이 있으니 협상할 기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금은 "노조의 주장대로 인상하면 전국의 국공립대학 중 제일 많으니 예년대로 공무원 인상률인 6.7%을 제시하였다가(이럴 경우 노조요구액의 85% 수준이 됨) 기성회 이사회와 협의하여 노조요구액의 90% 정도로 하는 것으로 추진하였으나(이럴 경우 전년대비 약 12.4%인상됨) 기성회 이사회에서 노조의 의견을 듣고 최종 결정을 하고자 노조 측에 출석을 권유하였으나 노조 측에서 참석하지 않아 유보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기성회노조를 홀대하지 않았으며 단체협상에 있어서도 여러 차례 회의 참석 통보를 했으나 기성회 측이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노조 측과는 상반되는 주장을 했다. 학생회대표의 기성회노조 동조에 대해서도 "학생회 측의 자발적인 참여인지 기성회노조의 권유인지 모르겠다"며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서 24일에는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시립대지부 조합원 일동이 다시 반박의 글 '사무처에서 올린 글을 보고'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려놓았다. 반론의 주요 내용은 첫째, 학교 측 기성회직원 중 행정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전원은 보조업무라고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업무를 하고 있으며, 둘째 "기성회직원 채용당시 학력, 채용당시 아는 사람을 통해 들어온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글에 대하여, 인사기록카드는 개인의 신상내용으로 비밀을 보장해야 하는 내용이며 또한 채용이라는 부분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면 그 당시 인사행정이라는 실정에 있는 것이지 이제 와서 기성회 직원에게 그 짐을 떠넘기는 의도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또한 셋째로 정년규정에 관해서 학교 측은 노조 측에 아무런 의견수렴 없이 기성회직원관리규정을 일방적으로 만들어 놓고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단체협상 기피를 노조측으로 떠넘기려는 글에 대해서는 "10월 22일 노조측에서는 파업이라는 사태를 막기 위해 당일 24시까지라도 기다릴 테니 파업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업을 목전에 두고도 학교측은 이를 무시하였고, 북부지방노동사무소에서도 양측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2시간 동안 총무과장과 면담을 하였으나 끝까지 책임회피와 함께 자신의 실책을 노조 측에 떠넘기고 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번 서울시립대 기성회 노조의 파업은 이미 추석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9월 20일 파업 찬반 투표가 있었고 가결되었기 때문이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시립대지부 조합원은 지난 9월 18일 성명서에서 "작년 7월부터 시작해서 근 1년 3개월 동안 대학노조 서울시립대 지부는 학교측과 2001년 단체·임금협상을 진행하여 왔지만 학교측이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응해왔다면서 학교측의 비민주적, 비인간적 학교운영에 대한 태도변화"를 요구했다.

중간고사 기간에 이루어진 이번 기성회 노조의 파업은 학사 행정에 얼마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교 측과 기성회 노조 측의 성실한 협상이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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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문화, 과학 및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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