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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 섬에 사는 총각이 결혼하기란 국가 고시에 합격하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지리적으로 고립되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섬에 선뜻 들어와 살겠다는 처녀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때문입니다. 섬이란 여행자에게는 동경의 땅일지 몰라도 생활인에게는 여전히 배척의 땅이지요.
마흔 고개에 가까워지도록 수많은 선을 본 친구가 있습니다. 그는 결혼을 원하지만 선을 볼 때마다 번번히 거절당했습니다. 섬에 사는 것이 원죄지요. 게다가 친구는 노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장남이기도 합니다.
한번은 뭍에 나가 어떤 여자와 선을 봤다고 합니다. 섬이라는 것이 크게 문제 될 것 없고 서로 마음도 맞아 살아볼 만하겠다고 여자는 생각했던가 봅니다. 친구에게는 아주 드문 기회였지요. 하지만 장남이기 때문에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고 친구는 고집을 부렸습니다.
끝내 결혼에 이를 수는 없었지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섬에 들어와 사는 것도 큰 결단이 필요한데 더구나 늙으신 시부모님까지 모셔야 한다면.
친구는 여자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적잖이 사무쳤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친구는 여자에게 간곡히 충고를 했다더군요.
"장남이 아닌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사십시오. 하지만 결혼한 뒤에는 절대로 장남은 낳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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