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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한길사 펴냄)의 지은이 뤼시앵과 크리스티앙은 이 책의 첫머리에 이렇게 적어놓고 있다.

"재즈는 뿌리뽑힌 자들의 음악이다. 그것은 강하면서도 떨림이 있는 열정적인 음색, 균형, 유연성, 비트가 강한 리듬이라는 귀중한 재산을 이 세상에 가져다주었다. 만일 그것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지상에서 그처럼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재즈는 뿌리뽑힌 자들의 음악

재즈는 흑인 매매 무역 시기에 미국으로 팔려온 흑인 노예들의 복합적이고 고통에 찬 문화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렇게 시작된 재즈는 이제 세계화되었다. 그리고 우리의 영혼을 해방시켜주는 음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재즈는 어렵다. 문제는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함으로써 재즈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KBS 1FM <재즈수첩>의 진행자이자 재즈 칼럼니스트인 황덕호 씨가 팔을 걷어 부쳤다. 지난 1999년부터 3년여의 기간 동안, 이 책에 수록된 음반을 모두 들으며, 2500매 가량의 원고를 집필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책이 '그 남자의 재즈일기'(돋을새김 펴냄) 인데,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책은 재즈 입문자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이 책은 일종의 음악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목적은 재즈에 입문하려는 독자들이 재즈를 직접 듣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에 있다. 이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택한 방식은 이 책의 제목에서 일기라는 타이틀을 발견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일기'로 구성되었다.

재즈에 대해서 문외한인 주인공이 재즈 전문 레코드점 '장수 풍뎅이'를 운영하게 되면서 이 일기는 시작된다.
지은이 황덕호 씨는 '일기'가 주는 사실성 때문인지, 머리말에 일기 내용은 전부 허구라고 밝히면서, 일기라는 형식을 빌린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기존에 나와 있는 재즈역사 이론서들이 그 풍부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입문자들이 재즈와 가까워지는데는 다소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하나는 "가이드북들이 수많은 음반들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있음에도, 이들 음반을 독립적으로 소개할 뿐 입문자들이 무엇부터,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못하기"때문이란다.

재즈 문외한이 재즈 전문 레코드점을 열다

주인공은 단순히 음반 판매를 위해 재즈에 대한 지식을 쌓기 시작하고, 차츰 재즈 매니아들의 조언에 따라 음반을 직접 듣게 되면서 재즈에 눈을 뜨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주인공은 재즈의 '리듬을 타고' 도 '재즈의 사회적 역사적 맥락'도 알게 되면서,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나만의 명반' 목록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 남자의 재즈일기'는 두 권으로 나뉘어 출간될 예정인데, 이번에 나온 첫째 권은 '재즈초짜, 어느날 리듬을 타다'라는 부제를 달았다.

첫째 권은 재즈 매니아들이 권하는 명반들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무엇부터 들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둘째 권은 '재즈 초짜, 나만의 명반에 취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자신만의 재즈를 감상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해준다.

그 남자의 재즈 일기 - 재즈 입문자를 위한 명반 컬렉션, 개정판

황덕호 지음, 현암사(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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