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한 지 4일밖에 안되는 이명박 시장이 '집안 일'로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 시장이 과연 1천만 수도 서울의 '수장' 자격이 있느냐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 시장이 '두 번째 사고를 친' 날은 히딩크 감독 명예시민증 수여식에서 '집안잔치 사진촬영'으로 물의를 빚은 다음날인 4일. 이날 이 시장은 부인 김윤옥(55)씨가 총동문회장으로 있는 모 대학 여성고위지도자과정 하계수련회에 참석, 약 1시간 30분동안 특강을 했다.
문제는 이 시장 아들의 사진촬영 건으로 네티즌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던데다 이날 특급 태풍 '라마순'의 북상으로 서울시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던 때였다는 점이다. 취임초기의 이 시장이 그런 상황에서 다분히 사적인 일로 자리를 비운채 행사장인 경기도의 모 콘도까지 찾아간 것은 분명 비난의 소지가 있다.
한편 지난 3일 아들의 사진촬영건과 관련, 이 시장이 서울시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싣고 또 5일 문화방송 <뉴스투데이>프로에 출연해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마이뉴스> 게시판과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는 연일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특히 <오마이뉴스>가 기사와 함께 실은, 히딩크 감독과 이 시장 일가가 함께 촬영한 사진에 나타난 정보를 두고 매우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비난을 퍼붓고 있어 이 시장이 빚은 '물의'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실감케한다.
네티즌들이 <오마이뉴스>의 사진을 통해 밝혀낸 정보는 크게 세가지.
첫 번째는 이 시장 아들 이시형(25)씨의 옷차림에 관한 것. 이 시장은 5일 문화방송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붉은악마단 옷을 입고 거기 와서 바깥에 기다리고 있어서"라고 말했다. 그러나 'ㅇㅇㅇ'라는 아이디의 한 네티즌은 "그날 이 시장 아들이 입은 옷은 붉은악마티가 아니라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축구단) 유니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시형씨가 신은 샌들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요지는 서민들이 감히 살 수 없는 고액이라는 것. 아이디가 'Trussardi'인 한 네티즌은 "그 샌들은 그 유명한 '투루사르디' 제품으로, 가격이 55만 8천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3일 시형씨와 같이 사진을 찍은 이 시장의 사위 조모씨에 관한 내용이다. 사진촬영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진 때문에 회사까지 빼먹고 왔다"고 밝힌 조씨는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둘째아들로, 현재 이 회사의 상무이사로 재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촬영' 건 이후 인터넷에는 조씨의 신상과 함께 그가 속한 회사까지 거론되고 있어 회사측이 당혹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한 홍보담당자는 "이 일로 사내에서 사원들끼리 말이 오갔던 건 사실"이라며 "조 이사 건으로 회사 이미지가 타격을 입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측은 홈페이지에 시민들의 비난의견이 폭주하자 "이용시민의 편의를 위해 시정과 관련없는 정치인·정당 및 언론사 등에 관한 의견은 예고없이 삭제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를 실었다.
<제3신:7월 5일 오후 8시>이명박 시장, 이번엔 '거짓말 해명'으로 다시 '물의'
서울시 주최 공식행사에 자신의 아들과 사위를 데려와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게 해 물의를 빚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번에는 텔레비전 뉴스에 나와 그 문제를 해명하면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5일 오전 MBC '뉴스투데이' 프로그램에 출연,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다”며 “(자신의 아들과 사위가 히딩크와 사진을 찍은 것은)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다음”이라고 해명했다.
이 시장이 이날 MBC 프로에 출연, 이 건과 관련해 발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죄송합니다.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습니다만 히딩크 감독이 서울시를 방문한다는 게 신문에 났었습니다. 우리 막내아들이 대학 1학년인데 이 친구도 축구를 좋아하고 늘 붉은악마단 옷을 입고 거기 와서 바깥에 기다리고 있어서 온다고 하는 것을 알고 행사가 다 끝나고 히딩크도 웃으면서 당신 도대체 어떻게 해서 대한민국에서 최고 인기가 돼서 우리 아들도 대학 1학년인데 저 밖에서 사인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까 그 사람이 서양 사람이니까 왜 안 부르냐고 하더라고요. 부르라고 해서 그래서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다음에 한 것인데 아마 그게 조금 오해가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물의를 일으킨 것 같아서...
그러나 이 시장의 발언내용은 몇 군데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당시 행사장의 사회자는 서울시 간부들과 히딩크의 사진 촬영 전후로 “잠시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갖겠으니 질문이 있는 기자들은 질문을 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시장이 이를 가로막고 돌연 아들과 사위를 히딩크에 소개, 기념사진을 찍는 바람에 당초 예정된 기자회견이 취소되고 말았다.
따라서 이 시장이 아들과 사위가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또 이 시장은 “행사가 끝난 뒤 '막내 아들이 사인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까 히딩크가 부르라고 해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시장의 아들은 다른 초대인사 및 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수여식 시작부터 식장에 배석해 있었다. 사진촬영이 시작되자 이시장의 아들은 축구공을 들고 서 있다가 이시장이 부르자 곁에 있던 시청 직원에게 축구공을 맡기고 히딩크 감독과 사진을 찍었다.
이 시장의 '거짓 해명'과 관련, 한 네티즌은 "아들과 사위를 불러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공인으로서 공사구분을 제대로 하지못한 처사이지만 이를 해명하면서 다시 거짓말을 하는 행위는 이 시장의 양식을 의심케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제2신:7월 5일 오후 5시30분>이 시장 사과했지만, 네티즌 비난 이어져
이명박 서울시장은 지난 3일 히딩크 감독의 명예시민증 수여식 도중 아들과 사위를 불러 기념촬영한 것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에대한 사과문을 5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하지만 서울시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네티즌들의 비난 글이 폭주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사이트 접속이 느려지거나 다운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명박 시장의 지난 3일 돌출행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이틀동안 서울시청 홈페이지의 시민자유토론란에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 "시민들은 통제하고 아들을 불러 히딩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한 것은 일종의 특혜다" "이명박 시장의 아들 시형씨의 옷차림(영국 프로축구팀 티셔츠와 반바지, 샌들)이 공식석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등의 네티즌 비난글이 무려 1만여건 가량 올라왔다. 5일 하루동안(오후 6시)에만도 자유게시판에 오른 글은 6000여건에 달한다.
이에 이명박 시장은 5일 서울시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팝업창으로 사과문을 싣고 "시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면서 좀더 사려깊지 못했다"며 "이번 일에 대한 여러 지적의 말씀들을 마음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시민의 입장에 서서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시장의 사과문이 게재된 뒤에도 서울시 시민자유토론란에는 "이건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다" "뭘 잘못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사려깊지 못했다고만 둘러대는 사과도 사과냐" "아들의 옷차림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울사람으로 정말 쪽팔리는 일이다"라는 비판 의견이 폭주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사진 하나 찍은 것 갖고 너무 한 것 아니냐" "내가 하지 못한 일(히딩크 감독과의 기념촬영)을 했다고 질투내는 것 같다" "시정을 잘못한 것도 아니고 이번 사안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하고 있다.
이같은 네티즌들의 항의성 방문 탓인지 현재(5일 오후 5시) 서울시 홈페이지는 다운되거나, 접속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관련 서울시청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 홈페이지의 평일 방문자 수는 4만5천건에서 5만5천건 정도인데, 어제와 오늘은 이보다 많아 접속이 느려지는 것 같다"면서 "이중 대부분은 장기 접속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명박 시장은 오늘 아침 MBC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도 "아들과 사위를 불러 히딩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한 것에 대해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앵커의 질문에 "죄송하다. 오해가 많이 쌓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명박 시장은 "막내아들이 대학 1학년인데 축구를 좋아하고 늘 붉은악마 옷을 입고 거기(명예시민증 수여식장) 와서 바깥에 기다리고 있었다"며 "히딩크에게 '대한민국에서 최고 인기가 돼서 아들도 저 밖에서 사인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까 그 사람이 서양 사람이니까 왜 안 부르냐고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이명박 시장의 사과문 전문이다.
시민 여러분 그리고 네티즌 여러분, 서울시장 이명박입니다.
지난 7월 3일 명예시민증 수여식에 참석했던 히딩크 감독과 저희 가족의 사진촬영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분께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시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면서 좀더 사려깊지 못했음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시민 여러분의 이번 일에 대한 여러 지적의 말씀들을 마음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시민의 입장에 서서 일하라는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사적인 일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도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2.7.5 서울시장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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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오후 서울시청 강당에서 히딩크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이명박 시장의 아들. 왼쪽에 얼굴측면이 보이는 이는 이명박 시장의 사위. 히딩크 감독은 이명박 시장 아들이 신고 온 샌들을 내려다 보며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제1신:7월 4일 오후 3시>이명박, 공식행사를 '집안일'로 착각
이명박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히딩크 감독의 명예 서울시민증 수여식장에서 자신의 아들과 사위를 불러 기념촬영을 하도록해 구설수에 올랐다.
게다가 이날 행사는 서울시의 4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하는 '공식행사'였는데도, 이 시장의 아들(24·미국 유학 중)이 붉은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참석해 히딩크 감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이명박 시장 아들의 '깜짝 기념 촬영'은 히딩크 감독의 답사와 네덜란드 대사의 축사가 끝난 직후인 오후 4시 50분경 발생했다. "질문이 있는 기자들은 질문을 하라"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명박 서울시장은 "아, 잠깐만"이라고 말하면서 이를 저지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러자 사회자는 "사진촬영을 하겠다"라고 바로 말을 바꿨다. 물론 미리 발표된 식순에 따르면 '기념촬영'을 해야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촬영 참여자였다. 이 시장은 히딩크 감독과 명예시민증을 들고 사진을 찍은 뒤 주한 네덜란드 대사 그리고 시청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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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시장의 아들(왼쪽)과 사위가 히딩크 감독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촬영은 그쯤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 시장이 다시 객석 어딘가로 손짓을 하자 축구공을 들고 있던 붉은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의 20대 중반 남성과 양복차림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무대쪽으로 나갔다. 이들은 다름아닌 이 시장의 아들과 사위였다. 히딩크 감독과 촬영을 마친 이 시장의 사위는 "회사까지 빼먹고 왔다"고 말하면서 흐뭇해 했다.
결국 이날 예정돼 있던 히딩크 감독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은 이 시장의 공적·사적인 사진촬영에 밀려 취소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또 있었다. 수여식에 앞서 히딩크 감독과 이시장, 주한 네덜란드 대사가 함께 한 공식접견에도 이 시장의 '대학생 아들'이 참관했다는 것이다. 물론 화제가 한국의 문화 등 다소 가벼운 내용이긴 했으나 엄연한 '공식접견'이었음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이 시장의 이같은 '깜짝 기념촬영'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시와 한나라당 홈페이지에는 네티즌의 항의글이 빗발쳤다.
'화난시민'이라는 ID로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시장님의 아들이 히딩크 감독님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단독 기념사진을 찍느냐"면서 "간접광고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티셔츠에 츄리닝 반바지에 떨그러니 샌달을 신고…아마 일반 시민이었다면 행사장 근처도 못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이에나'라는 ID를 가진 네티즌도 "시장님! 공과 사를 구별할 줄 아는 많이 배우고 경험한 경제인이자 정치인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한 국가의 가장 큰 단체장으로서 당신이 보여준 그 작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스럽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그네'라는 네티즌도 "취임한 지 사흘만에 시 행정의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적인 일로 국민의 욕을 먹어야 되겠냐"면서 "시민을 위해 봉사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아드님과 사위의 실속을 챙기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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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행사를 마친 뒤 축구협회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을 보기 위해 건물 앞으로 몰려드는 학생들을 제지하느라 축구협회 관계자가 진땀을 흘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