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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교원공제회가 제주시 탑동에 짓고 있는 '교원나라 제주호텔'(가칭)의 카지노 유치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나라 제주호텔'은 2003년 7월1일 개관 예정으로 관계자에 따르면 건물은 총 380여실, 연건축면적 1만9243평에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9월 현재 70% 가량 공정을 마친 상태이다.

또 2002년 1월2일자 대한교원신문에 따르면 부대시설로는 수용능력 1천명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비롯 면세백화점, 실내외 수영장, 사우나, 헬스클럽,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더구나 규모에 걸맞게 머지않아 3백명 전후의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져 도민 사회에도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도내 호텔업계도 비상한 관심 속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보장 교원복지기관인 대한교원공제회가 '교원공제호텔'에 카지노를 유치하려 한다는 설이 퍼지면서 도민 일각에선 카지노 유치와 관련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국가가 보호 육성하여 모든 교직원들에게 재직중과 퇴직 후에도 교직의 보람과 생활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도록 특별법으로 설립된 대한교원공제회가 사행오락의 대표격으로 회자되는 카지노를 유치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교원공제회의 관계자인 K모씨는 제주에 건설중인 교원나라 제주호텔의 카지노 유치 여부와 관련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앞장설 입장은 아니다"라면서도 "교원나라 제주호텔은 100% 수익사업으로 하는 만큼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이를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교원공제회 '자매신문격'인 대한교원신문이 부대시설로 '카지노'가 들어설 계획인 점을 이미 시사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카지노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부합하는 공간이 건물시공단계에서 조율된다"고 밝히면서 이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인지라 대한교원공제회측의 설명이 "사업목적을 가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더구나 대한교원공제회가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과 사업운영에 따르는 정책적인 보장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다 '교원'이 가지고 있는 남다른 이미지로 볼 때 '교원나라 제주호텔'에 카지노가 들어설 명분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업 허가조건

제주도 내에는 현재 특1급인 제주그랜드·롯데·신라·홀리데이인 크라운프라자 등 8곳의 호텔에 카지노가 들어서 있다.

규모면에서 제주그랜드 6종 84대, 롯데 5종 17대, 신라 6종 39대, 제주칼, 4종 22대, 서귀포칼 4종 15대, 크라운프라자 6종 71대, 오리엔탈 6종 25대, 퍼시픽호텔 5종 47대 등이다. 여기에다 하얏트호텔이 카지노 시설작업 막바지에 있어 머잖아 9곳에서 카지노 영업을 하게 된다.

관광진흥법에 카지노업은 "전용영업장을 갖추고 주사위·트럼프·슬롯머신 등 특정한 기구 등을 이용해 우연의 결과에 따라 특정인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주고 다른 참가자에게 손실을 주는 행위 등을 하는 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허가요건은 국제공항 또는 국제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특별시·광역시 또는 도 안에 있거나 관광특구 안에 있는 관광숙박업 중 호텔업시설(관광숙박업에서 최상등급을 받은 시설), 대통령령이 정하는 국제회의업 시설의 부대시설 요건에 적합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또 이용자를 외국인에 한하고, 문화관광부장관이 사행심 유발의 방지 기타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카지노사업자에 대하여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

한편 문화관광부장관은 '공공의 안녕, 질서유지 또는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현재 도내 카지노는 외국인 전용카지노이다. 그러나 개방정책에 따라 머지않아 내국인 출입가능 카지노로 될 가능성이 크다.

제주도는 내국인 카지노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최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어느 의원의 "내국인 출입카지노 유치추진을 계속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주도 1차산업이 어렵기 때문에 카지노 해서 번 돈으로 1차산업을 지원했으면 한다"는 뜻을 피력했었다.

결국 대한교원신문에 따를 경우 '교원나라 제주호텔'에 카지노가 들어설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설(說)'을 넘어 구체적 계획단계로 '교원나라 제주호텔' 카지노 유치 문제는 관련 관광업계는 물론이고 도민, 제주도 등 각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카지노 유치 신중해야

정부 보장의 교원복지기관인 대한교원공제회가 '교원공제호텔'에 "카지노를 유치하려 한다"는 설과 관련 도내 일부 카지노업계는 물론이고 제주도 내 교원공제회원 및 도민 일각에선 "교원이라는 관념상 카지노업과는 거리가 있지 않느냐"며 회의적인 시각이다.

대한교원공제회의 설립목적과도 어긋난다. 대한교원공제회는 공제회를 "교직원에 대한 공제제도를 국가가 법적으로 보호육성하여 모든 교직원들이 재직 중에는 물론 퇴직 후에도 교직의 보람과 생활의 풍요함을 누릴 수 있도록 복리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특별법(법률 제2296호)으로 설립된 정부보장의 교원복지기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대한교원공제회는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과 사업운영에 따르는 정책적인 보장을 받고 있다. 그래서 공제회의 수익사업도 한계를 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한교원공제회본부의 K씨는 "구체적인 추진계획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100%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가칭)교원나라 제주호텔은 교원공제회라는 이미지를 탈피해 국제적 체인호텔망 구축과 부대시설 수익증대를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카지노업 유치에 앞장설 입장은 아니지만 용역계약 등을 통해서라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카지노 유치를 전혀 배제하지는 않았다.

교원공제회의 사업은 회원에 대한 급여 및 대여·복리후생사업 및 시설의 운영과 함께 기금조성을 위한 수익사업을 담고 있다. K씨는 또 "기금조성을 위해 전력해야 하는 만큼 과거식의 카지노 인식도 탈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관광산업에 필수적인 것이 카지노라고 하지만 교원과 교육계 종사자의 안정된 생활보장과 복지증진을 위해 전체교원의 출자로 만들어진 교원공제회가 회원복지시설로 지어지는 제주호텔에 카지노를 추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교원공제회측이 "카지노업 유치에 앞장설 입장은 아니"라는 주장과 달리 이미 대한교원신문 등에 따르면 이미 카지노 시설을 미리부터 계획하고 추진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원공제회측의 태도는 앞으로 예상되는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본질을 흐리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현재 제주도 내 특1급 호텔은 대부분 카지노 부대시설을 유치하고 있다. 그렇다고 대한교원공제회 사업인 특1급 수준의 '교원나라 제주호텔'에 카지노를 유치해야 할까. 이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정부로부터 정책적인 보장을 받는 교원복지기관으로서 "할 것, 안 할 것"에 대한 구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상당수 도민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아직 대한교원공제회의 공식적인 추진계획이 나온 상황이 아니지만 주변공기에 민감한 카지노업 종사자들 입에서 나온 만큼 헛소문 이상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파장은 의외로 크게 불어닥칠 수도 있다. 한편 교원공제회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전국의 회관의 부대시설 대부분은 수영장, 볼링장, 사우나, 예식장, 헬스클럽, 식당, 금융업, 회의장 등과 생활근린시설 들이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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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학신문기자, 전 제주언론기자, 전 공무원, 현 공공기관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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