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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고등학교 전경
한빛고등학교 전경 ⓒ 김태문

대안교육운동은 19∼20세기에 개발 중심의 근대적 가치가 생존경쟁의 가치, 적자생존의 가치로서 인간간의 유대를 단절하고,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자연환경과의 친화력을 약화시키고, 인간성을 비인간화하는 교육에 대한 반기로 나타난 운동이다.

이러한 움직임 중 대안학교는 정규학교나 비정규학교에서 교육 이념 및 운영방식의 독특성을 가지고 기존의 학교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시도하는 대안적인 학교의 형태를 말한다. 즉, 지식 위주의 기존 학교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모색되고 있는 다양한 실천운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법에서도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전수를 교육목표로 학습자중심의 비정형적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하는 학교"라고 명시하고 있다.

한빛고 정상화를 기원하며 의견 남기기에 글을 쓰고 있는 학생들
한빛고 정상화를 기원하며 의견 남기기에 글을 쓰고 있는 학생들 ⓒ 김태문
지난 98년 대안 교육을 지향하며 특성화고등학교로 문을 연 전남 담양의 한빛고등학교가 위기에 봉착했다.

하나님사랑, 이웃사랑, 자연사랑의 교훈 아래 학급당 25명, 남녀공학, 전원 기숙사 생활, 자연 친화적 특성화 교육과정 운영을 특징으로 개교 5년 차를 맞고 있는 한빛고등학교는 초대 이사장의 전횡 등으로 말미암아 대안교육의 빛을 상실한 채,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빛고등학교는 지금까지 국고의 지원없이 법인의 전입금과 학생의 등록금만으로 운영해 왔으나 갈수록 재정이 취약해지지면서 설립 이념의 훼손이 심화되었다.

또한 학교법인의 초빙으로 2000년 3월에 취임한 임기제 교장을 법적 근거 없이 사퇴 종용하여 1년여만에 사직케하고, 초대 이사장이 학교장으로 복귀하려고 수 차례 시도하였다.

2001년 말에 전남교육청에 의해 행해진 행정감사 결과 회계부실과 학생들의 식대 가운데 일부를 부정하게 처리한 1억 여원의 회계부정이 적발되었다.

한빛고등학교 헌장

한 빛 고 등 학 교 헌 장 전 문


한빛고등학교는 맹목적인 입시 위주, 학업 성취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소질과 능력에 맞는 교육 활동을 통하여 학생의 존엄성을 실현코자 한다. 자아의 실현이라는 최종의 도달점은 같으나, 저마다의 독특한 경험과 개성을 인정하여 출발점을 달리 하는 개인별, 능력별, 수준별 교육을 지향한다. 상급 학교 진학만을 위한 학업 성취 일변도의 교육 풍토를 극복하고, 머리에는 학문을, 가슴에는 덕성을, 손에는 노작을 키우고 익히는 조화로운 인간상을 구현한다. 또한 희생과 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이웃과 민족, 인류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적 인간의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하여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개혁방안으로 도입된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는 특성화고등학교를 설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교육 연구와 실천에 전념할 수 있는 기풍을 진작코자 뜻있는 시민들의 성의를 모아 한빛고등학교를 설립한다.

1998년 3월 1일
2001년 4월 이후 학교장 공석 상태에서 학교장 직무를 대행해 온 곽방오 교감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해임하였으나, 2002년 7월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원회가 그 결정을 취소토록 결정하는 등 파행이 장기화되었고 학교 경영상 필요한 재정 의무도 다 하지 않으면서 행정상, 인사상 권한만을 휘두르려는 학교법인의 횡포로 인해 학교의 설립취지가 훼손됨은 물론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마저 심각하게 침해당하게 되었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관할 감독청인 전남교육청은 현 학교법인의 경영능력 부재와 회계부정의 책임을 물어 8월 관선 이사를 파견해 놓고도 학교 정상화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 재정 지원책의 제시나 현 학교법인에 대한 정상화 방안 제시 촉구를 일체 하지 않는 등 학교 파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빛고 교사회와 전교조 한빛고 분회, 총동문회, 학부모회, 학교운영위원회는 그 동안 수 차례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였고, 관선 이사진에게도 정상화 이행을 촉구하였으나, 법인, 도교육청에서는 전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자, 11월 20일 한빛고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남교사 전원(14명)삭발 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남교사 전원(14명)삭발 후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김태문
이날 결의대회는 교사, 졸업생, 재학생, 학부모 등 약 400여명이 참석하여 정상화 의지를 다졌다.

학교 정상화를 위한 그동안의 경과와 한빛고 교사회와 전교조 한빛고 분회 공동 성명서가 발표되었고, 한빛고 총동문회 및 전교조 담양지회 성명서, 전교조 전남지부 격려사가 이어졌으며, 14명의 남 교사 전원이 결의를 위한 삭발을 감행하였다.

선생님들의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들의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 김태문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졸업생, 재학생, 학부모들 속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계속되었고, 2학년 학부모 2명은 과거 80년대 암울한 시절을 회상하면서 "선생님들의 삭발 결의를 결코 헛되게 하지 말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결의문 채택을 끝으로 '바위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결의대회를 마무리하였고 결의대회 내내 그들의 눈빛에서 한빛고 정상화의 빛을 희미하게나마 볼 수 있었다.

한빛고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 공동 성명서


한빛고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 공동 성명서

- 학교법인 거이학원과 전남교육청의 한빛고 정상화에 대한 가시적인 조처를 촉구하며 -

2002. 11. 20.(수) 한빛고에서 개최된 <한빛고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은 한빛고가 당면한 현안이 학교법인의 반교육적 학교 운영과 전남교육청의 방조 아래 뿌리깊고 광범위하게 자행되어 온 인사상·재정상 파행에 기인하였다고 규정한다.
이에 우리 참가자 일동은 학교법인과 전남교육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요구하며, 이의 관철을 위하여 끝까지 연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다 음

하나. 학교법인 거이학원은 인사·재정 등 파행적인 학교 운영에 대하여 즉각 공개 사과하라.
하나. 학교법인 거이학원은 학교 재정에 대해 확고한 책임을 지라.
하나. 학교법인 거이학원은 학교장 선출 기구 구성 및 새 이사회 구성을 포함한 학교 정상화 일정을 명확하게 제시하라.
하나. 전남교육청은 학교법인 거이학원에 대해 감사 지적 사항 이행 여부를 철저히 감독하고, 재정결함보조를 즉각 시행하라.

학교법인 거이학원과 전남교육청은 이상의 요구사항에 대한 실질적이고 납득할 만한 답변을 2002년 12월 5일(목)까지 제시하라.

만일 이 시한까지 명확한 답변의 제시가 없을 때에는 학교정상화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전면적이고 공개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한빛고 교사회·전교조 한빛고 분회는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한빛고 총동문회, 전교조 담양지회는 이를 적극지지, 동참할 것이다.

2002. 11. 20.

전교조 한빛고 분회,한빛고 교사회,한빛고 총동문회,전교조 담양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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