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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기지(K-6) 확장 결사 반대"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은 마을 잔치를 하며, 마을 들머리에 이런 현수막을 내 걸었다.
"미군기지(K-6) 확장 결사 반대"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주민들은 마을 잔치를 하며, 마을 들머리에 이런 현수막을 내 걸었다. ⓒ 김용한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이장 김지태)에서 열린 '제26회 대추리민의 날 및 경로잔치' 행사장에서 인사말을 하던 김지태 이장이 "미군기지 확장 문제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우리 동네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행사도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며, 울먹였다.

이날 행사는 대추리 초등학교 터에서 열렸는데, 지금은 이 학교가 폐교된 뒤 '평택두레풍물보존회'(회장 송영민)가 쓰고 있는 곳이다.

"이번 마을 잔치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마을 잔치에서 울먹이며 인사말을 하는 김지태 이장
"이번 마을 잔치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마을 잔치에서 울먹이며 인사말을 하는 김지태 이장 ⓒ 김용한
이 마을 출신으로 평택시 공무원노조설립 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방효강씨도 "몇 백명씩 되던 학생수가 차츰 줄어들어 마침내 폐교까지 됐을 때도 정말 안타까웠는데, 이제는 젊은이나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노인 어르신들마저 쫓겨나 아무도 살 수 없는 땅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다"며, "지금은 21세기인데, 어떻게든 미군기지 확장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쫓겨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전 이장이면서 '쌀수입개방저지평택대책위' 팽성 지회장이기도 한 임정석씨는 "시골 사람들이라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내용을 잘 아는 시민·사회단체가 우리 동네 들어와서 거의 상주할 정도로 살면서 우리를 도와줘야 할 것"이라며, 주민들과 시민사회 운동 진영의 분열을 꾀하는 일부 경찰이나 공무원들의 방해 공작과는 달리 '외부 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축사에 나선 팽성읍 출신 배연서 평택시의회 의원은 "국회의원과 시장을 비롯한 지역의 여러 지도급 정치인들과 뜻을 모아 주민 편에 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동당 평택시을지구당 김용한 위원장은 "13년 전 용산기지가 고덕 서탄으로 내려온다고 할 때도 주민들과 시민 단체가 연대해 막아낸 바 있다"며, "이번에는 민주노동당도 여러분을 최대한 연대하겠다"고 밝히고, "미군기지 확장 여부와는 별도로, 지난 60년 넘게 당해 오신 미군 피해에 대한 국가 배상 청구 소송을 통해 여러분이 국가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싸우자"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는 1부 개회식에 이어 2부로 운동 경기를 하였다. 남자들은 족구와 축구, 어린이들은 달리기와 닭싸움, 씨름, 노인 어르신들은 굴렁쇠 굴리기와 풍선 나르기와 제기차기, 부녀회원들은 숟가락 물고 탁구공 나르기 식으로 온 동네 사람들이 참여하는 말 그대로 마을 잔치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대추리민의 날, 경로잔치에 참가한 대추리 주민들의 모습
대추리민의 날, 경로잔치에 참가한 대추리 주민들의 모습 ⓒ 김용한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이 아이들은 이 날 어른들의 걱정을 아무 것도 모른 채 신나게 놀았다.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이 아이들은 이 날 어른들의 걱정을 아무 것도 모른 채 신나게 놀았다. ⓒ 김용한
언제나 그렇듯, 이 날도 대추리 여성들은 음식 대접하느라 허리 펼 겨를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이 날도 대추리 여성들은 음식 대접하느라 허리 펼 겨를도 없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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