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28일 오후 5시10분>
4·24 재보선 참패로 '민주당의 틀로는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개혁신당 창당론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개혁의원들간의 회동이 열리는가 하면 그동안 중도·관망파로 남아있는 민주당 신주류 지도부들마저도 당내 강경파 모임의 문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상수, 장영달, 이해찬, 천정배, 신기남, 이미경, 이재정, 이강래, 이종걸, 김희선 의원과 유선호, 정윤재, 이강철씨 등 이른바 민주당 친노 핵심 인사들은 28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민주당의 틀로는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들은 이르면 5월 첫째주 당내 개별 개혁의원모임 전체회의를 열어 개혁세력을 응집할 수 있는 신당 창당 등 세부적 논의를 보다 깊이 있게 진행하기로 이날 회동을 통해 합의했다.
이해찬 의원은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의 기존 방식으로는 좋은 정치를 하고 총선을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면서 "우선 민주당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개혁의원 모임이 단일대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신당 창당을 의미하는가 리모델링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의 틀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신당이나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요식적"이라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의 형식과 내용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데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신당 창당 등 구체적 대응방식을 놓고서는 견해차가 아직은 좁혀지지 않은 까닭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해찬 의원은 "(민주당이)부분적으로 개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현재 논의되는 수준이 단순한 리모델링론을 넘어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들은 "개혁신당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신당의 정신과 철학이 있는지 들어보지 못했고, 고민하는 사람들도 없다"고 발언한 추미애 의원에 대해 다소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회의 도중 잠시 자리를 빠져나왔던 이재정 의원은 "철학과 이념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며 추 의원에 동감을 표했으나 이해찬 의원은 "지금까지 지역기반에 의해 왜곡된 정치를 해 왔는데 의회민주주의를 안정시켜야 한다. 그에 맞는 정당 모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조심스럽게 비판했다.
이처럼 신당 창당론이 '대세'로 굳어지자 민주당 신주류 지도부들도 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대철 대표와 김원기 고문 등 민주당 신주류 지도부는 28일 이상수, 임채정, 이호웅, 이종걸 의원 등 신주류 핵심인사들과 오찬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신당 창당 움직임에 다소 부담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동조세 확산에 주력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세가 신당 창당쪽으로 가닥이 잡힌 이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고 보고 전통적 지지기반을 흡수할 수 있도록 당내 의견수렴에 우선적으로 수렴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해찬 의원은 이날 모임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정대철, 김원기 두분이)새 정치질서를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전통적 지지세력 기반을 잘 발전시켜서 당 자체가 발전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또 '두 분이 이날 논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젊은 의원들의 주장에 있어 의도나 취지는 일리가 있는데 다만 현실정치 집단이므로 세를 형성해 가야지 주장하는 선에서 끝내는 것은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해, 사실상 신당 창당쪽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전히 당내 구주류이 신당 창당에 반발하고 있고, 신주류 내에서도 '리모델링론'과 '신당 창당론'으로 견해가 갈리는 등 의견합일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어 세확산 작업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했던 23명의 성명파 의원들도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개혁신당 창당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