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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진석
도시의 어린이를 위한 '흙놀이' 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별관에서(4월 6일 - 5월 18일) 열리고 있습니다. 노영심의 서정적 음악이 시나브로 공기에 스며들며 까맣게 잊고 있던 흙 냄새가 풍겨옵니다.

"살아라 금붕어! 주문을 외우고 금붕어에게 입김을 '후' 하고 불어 주면 금붕어가 태어나요."

"아빠, 내가 날개 달린 금붕어를 만들어 줄께요!"

쑥스러운지 멀찌감치 떨어져 딴전을 피우는 한 아버지가 아이의 재롱에 헛기침을 하네요. 아이보다도 함께 하는 어른들이 더 행복한 흙놀이가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뽀얀 살결만큼이나 고운 흙이 발바닥을 간지럽혀 괜스레 웃음이 나오려 합니다.

ⓒ 김진석
"마음대로 던져봐. 우와! 우리 용인이 정말 잘하네. 누굴 닮아 이렇게 잘할까?"

나뭇잎 모양이 그려진 판넬에 진흙을 던져 가운데 지점을 맞추는 놀이입니다. 어디 마음 놓고 시원스레 공 한번 던져 볼 수 없는 서울의 아이들. 가운데가 아니면 어떤가요? 기다렸다는 듯 물컹거리는 찰흙을 힘껏 내던져 봅니다.

ⓒ 김진석
"여기는 소원을 비는 소원의 동산이에요! 우리 친구들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며 동전을 하나씩 마법의 우물 속으로 던져 보세요!"

"근데 소원이 뭐예요?"

어머니가 손에 꼭 쥐어준 동전을 두 손으로 움켜쥔채 우물을 향해 다가가는 아이들. 조심스레 동전을 던지고 정말 소원이 이뤄졌나 뚫어져라 우물 안을 바라봅니다. '퐁당'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진 동전 수만큼 우물 안에는 수많은 아이들의 소원이 쌓여갑니다.

ⓒ 김진석
무서운 고래 뱃속을 통과하려면 나뭇잎을 입은 천사님과 가위바위보를 해야합니다. 똑같은 '가위' 군요. 끈질긴 승부가 될 것 같습니다. 과연 누가 이겼을 까요?

"부모님 말씀 안 들으면 우리 친구들 마법에 걸려 물고기로 변해 버릴 지도 몰라요!"

고래가 마법에 걸린 물고기를 잡아먹었습니다. 깜깜한 고래 뱃속으로 들어가자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별똥별마냥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 김진석
"뿌지직"

발가락 틈 사이로 내쉬는 찰흙의 거친 숨 소리가 들리나요? 여기는 찰흙으로 만든 피자 방입니다. 흙 위에서 마음껏 뛰며 뒹굴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꾸만 흙 속의 요정이 발을 잡아 댕기며 같이 놀자고 합니다.

ⓒ 김진석
'전시 공연장'에서나 아이들에게 '흙' 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서글퍼지려 합니다. '어른들보다도 더 바쁜 요즘 아이들' 이 행복해 지는 방법을 혹시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염려됩니다. "뿌지직" 하는 찰흙의 호흡을 항상 들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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