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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과 시도 지부장
ⓒ 류종수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 결정을 따르겠다던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일부조항만을 수정한 채 종전대로 NEIS 시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전교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인권위 결정 수용을 촉구'하며 지난 16일부터 단식농성을 진행해온 전교조 원영만(49) 위원장은 20일 청와대 앞 사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조합원 투표결과 70% 가량이 연가투쟁에 찬성함에 따라 28일 연가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교조 부석부윈장 및 시도지부장들도 단식농성에 동참하기로 결정해 단식농성 인원도 총 21명으로 늘었다.

5일째 단식농성을 홀로 벌여온 원영만 위원장은 "인권위의 권고는 어떠한 이유로도 무시될 수 없으며, 만약 정부와 집권여당이 분명한 이유없이 이를 거부한다면, 이는 인권위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참여정부는 인권을 경시하는 정부'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면서 "교육부는 인권위의 권고를 즉각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전교조는 지난 12일 내려진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하며 교육부가 이 권고안을 즉각 수용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19일 윤 부총리가 종전대로 NEIS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NEIS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이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
ⓒ 류종수
송원재(45) 대변인은 또 "종전까지만 해도 NEIS에 대해 '선보완 후시행'에서 갑작스레 '선시행 후보완'으로 입장을 바꾼 교총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인권위의 결정을 수용해야하는 정치적 부담감을 피하기 위해 교육부가 돌연 한국교총을 내세워 대리전 양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언론에서도 일부 정보담당교사들의 반응을 지나치게 과장보도 하고있는데 이런 모든 일이 인권위의 권고를 희석시키려는 교육부의 악의적인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날 전교조는 총 425명이 서명한 'NEIS폐기 전국정보담당교사 1차 선언'을 공개하며 정보담당교사들이 모두 NEIS 시행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 일부 언론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정보담당교사들은 이 선언문에서 "CS 재가동에 2-3개월이 걸린다는 교육부의 주장과는 달리 재가동에 드는 시간은 이르면 3일, 일반적인 경우 1-2주일이면 충분하며, 수시모집과 NEIS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안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학생인권도 보호 못하는 참교육이 있을 수 있는가?"

전교조가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NEIS는 근본적으로 인권에 관한 문제로 바라봐야 하고 아무리 뛰어난 기술로 보완을 유지한다 하더라고 본인의 동의 없이 자신의 정보를 국가가 집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부터 단식농성에 동참하기 위해 울산지부에서 올라왔다는 한강범(46) 지부장은 '우리 아이들의 정보를 탐내지 말라'고 적힌 피켓의 구호를 몸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엿보였다.

"NEIS의 전면 시행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라는 소설처럼 '전자동물농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교실에서 반 석차가 적힌 성적표를 붙여도 우리 학생들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인데 본인의 동의도 없이 국가가 자신의 성적과 건강상태,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학생인권도 보호하지 못하면서 참교육활동을 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단위학교를 넘어서 엄청난 정보를 집적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인권침해이기 때문에 어떠한 보안기술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본질이 아닌 것입니다."

한편, 이날 전교조는 "교육부가 NEIS 강행을 공식화할 경우 시행 반대를 위한 불복종운동을 광범위하게 발전시켜나가고 또한 NEIS를 주도한 교육부장관 및 차관, 담당관료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법률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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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꿈을 해몽한다" 작가 김훈은 "언어의 순결은 사실에 바탕한 진술과 의견에 바탕한 진술을 구별하고 사실을 묻는 질문과 의견을 질문을 구별하는 데 있다. 언어의 순결은 민주적 의사소통의 전제조건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젊은 날을 "말은 질펀하게 넘쳐났고 삶의 하중을 통과하지 않은 웃자란 말들이 바람처럼 이리저리 불어갔다"고 부끄럽게 회고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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