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내 어린 시절에는 재미있는 장남감이나 놀이 시설이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자연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 개미는 재미있는 관찰 대상이었습니다. 개미의 특성은 서로 집단체를 이루며 생활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미는 눈은 있지만 퇴화되어 눈으로는 사물을 볼 수 없고, 더듬이로 방향을 감지한다고 합니다. 자연 시간에 그런 사실을 배운 다음, 개미에게 짓궂은 장난을 많이 해댔습니다. 개미의 더듬이를 부러뜨리고는 개미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지켜보곤 하였습니다.
개미는 생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러나 일정한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뿐, 어린 나의 짓궂은 함정에서 도망하진 못하였습니다. 개미의 더듬이는 생명의 안테나입니다. 그런데 고약한 소년이 그것을 부러뜨렸으니 개미가 살겠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자리뿐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집을 떠나기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하기도 합니다.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가기 위해서 사람들은 노력합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리 큰 성과가 없음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매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면서도 더듬이가 잘린 개미처럼, 별다른 삶의 진보나 성과 없이 마냥 제자리를 맴돌며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우리 삶이 매번 이런 것일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소망을 갖고 살아가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뚜렷한 삶의 방향에 대한 개인적인 성찰을 해야 합니다. 삶의 안테나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삶의 초점과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늘 점검하고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요즘은 거의 유선으로 TV방송을 보기 때문에, 좋은 화질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만해도 시골에서는 TV를 보려면 TV안테나를 따로 세워야 했습니다. 안테나를 사다 조립해서 높은 장대에 매달아 놓습니다. 그런데 높게 안테나를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TV모니터를 봐가면서 안테나의 방향을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선명한 화질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TV가 고급이라고 해도, 안테나 방향이 맞지 않으면 ‘치지직’ 소리만 나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없습니다.
여름철 태풍이 지나가고 나면 TV안테나를 바로 잡아 주는 게 일이었습니다. 박찬호 야구를 보다가도 치지직 소리가 나면, 성가시지만 얼른 뛰쳐나가 TV안테나의 방향을 조정해 주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삶의 방향과 목적이 잘못 설정되어 있으면 결국 아무런 삶의 진보나 성장이 없습니다. 인간의 참 길(道)을 찾아 나선 사람들은,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의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의 삶의 방향을 상실한 채 길 위에서 방황합니다. 올바른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스승을 찾기도 하고, 종교를 선택하기도 하고, 좋은 가르침을 담은 책을 찾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도상에서 방향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것보단 낳습니다.
지금 그대 삶의 안테나는 바로 세워져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