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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는 과연 그들이 말하는 '할말을 하는 신문'이란 것이 무엇인가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의문을 던져줬다.

전세계 반전 여론은 묵살한 채 미국 백악관의 충실한 대변인 노릇을 자처했다. <조선일보>가 말하는 '할말을 하는 신문'이란 미국이 하는 말을 그대로 옮겨다 놓는 종미신문에 다름 아니다." (조선일보 반대 범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선언문 중 발췌)


언론노조에서 후원하고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와 시민사회청년활동가모임(아래 활동가모임)이 주최한 '조선일보 기고와 인터뷰를 거부하는 범 시민사회단체 2차 활동가 선언'기자회견이 24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렸다.

이번 선언에는 702명의 활동가들이 동참했다. 지난 3월 1차 선언에 1151명이 참여해 지금까지 총 인원은 1853명이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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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개혁· 민주 발전의 걸림돌 언론인도 연대해 ' 안티조선 ' 동참해야"

3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 주최측은 "우리는 1차 활동가 선언을 통해 <조선일보>의 반성을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은 채 편파·왜곡보도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이고 이에 시민연대와 활동가모임은 2차 활동가 선언을 통해 다시 한번 <조선일보>에 경고함과 동시에 국민 앞에 사죄하기를 촉구한다"며 이번 회견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명계남 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시민사회 단체의 도덕성은 소위 '나쁘고 잘못된 것'을 보고 가만두지 않는 것에서 가름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선언은 실제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선언이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앞으로 활동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명 대표는 "최근 '안티조선 지식인 선언'에 동참한 사람 중 다시 <조선일보>와 관계를 맺는 경우도 보인다"며 "앞으로 우리는 함께하는 사람들이 배신하지 않도록,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이들을 격려했다.

이어진 격려사에서 새로 선임된 이명순 이사장은 "내가 안티조선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조선일보>가 잘 못해서, 꼭 나빠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뉘우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 친일을 하고 군사독재 정권에 빌붙었던 것 과거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조선일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닮았다. 전 전 대통령이 얼굴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조선일보>는 마치 언론의 주역인양 하고 다니기 때문이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도 격려사를 통해 "물은 100도가 돼서야 끓는다, 이를 임계점이라고 하는데 지금 안티조선 운동은 99.99도로 임계점에 거의 다 온 것 같다"며 "우리 앞으로 황소걸음 가듯이 함께 나가자"고 말했다.

이후 선언문 낭독 뒤 참가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의했다.

하나, 우리는 <조선일보>가 과거를 반성하고 국민과 민족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우리는 <조선일보>가 편파·왜곡보도로 여론을 호도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해치는 행위를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우리는 이와 같은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조선일보>에 기고와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 우리는 <조선일보>를 구독하지 않을 것이며, 주변에 널리 <조선일보> 절독을 권할 것이다.


이날 회견이 끝난 뒤 안진걸 참여연대 회원참여팀장은 "안티조선 운동에 단체 차원에서 동참할 수 있게끔 일상 가운데 토론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선언 내용을 어떻게 적용해 실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선언 그 후 "조선일보 취재 거의 없었다."

지난 3월 4일 1차 선언에 참여했던 활동가들은 이후 <조선일보>와 교류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취재 요청이 있는 경우 '안티조선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한다.

녹색연합 홍욱표 간사는 "녹색연합은 인터뷰, 취재, 기고뿐 아니라 보도자료조차 보내고 있지 않는다"며 "다만 홈페이지에 나온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막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취재 의뢰를 받지 않았다는 홍 간사는 "혹시 연락이 오면 정중히 취재 거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조선일보>와 접촉이 없었다는 참여연대 안진걸 회원참여팀장은 "참여연대는 암묵적으로 <조선일보>에 기고나 인터뷰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가끔 실행위원 중에 취재에 협조하시는 분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안 간사는 "1차 선언 뒤, 취재에 응하셨던 실행위원 분이 메일을 보내 '미안하다'는 의사를 전한 경우도 있었다"며 "활동가 선언이 <조선일보> 취재에 응했던 활동가나 인사들에게 안티조선을 환기시켰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일보>에 단체 차원으로 취재협조를 하지는 않았던 환경운동연합의 경우, <조선일보>에서 "'삼보일배'를 이익집단의 이익 추구를 위한 활동"으로 보도한 뒤부터 취재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박경애 간사는 "얼마 전 <조선일보> NGO 담당 기자가 자원활동 관련 취재를 의뢰해 왔는데 거절했다"며 "'환경단체를 이익집단으로 규정하는 신문사에 협조할 수 없다, <조선일보> 논리라면 자원활동가는 공익을 위한 활동가가 아닌 것 아닌가'라고 거절했다"고 말했다. /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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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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