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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철, 모기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잘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모기장을 치고 자는 것이다. 모기장을 치는 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좋은 점이 있다. 모기장을 치고 누우면 꼭 숲 속에 캠핑을 온 기분이 든다. 창문에 방충망을 했으므로,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그러면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가 안 된다. 전기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람과 자연의 바람은 조화와 생화와의 차이이다. 에어컨 바람은 사람 몸에도 안 좋고, 생체 리듬을 깨뜨리고 사람을 허약하게 만든다. 당장은 시원해서 좋을지 모르지만 전기바람은 자연과 어울릴 수 없다.
그러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연애편지처럼 감미롭고 달콤하다. 오장육부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너무 오래 창문을 열어 놓으면 감기에 들 수 있으므로 새벽에는 창문을 닫아주어야 한다.
모기장 안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내와 은빈이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눈다. 은빈이는 이 책 저 책에서 읽은 동화를 섞어 엉터리 얘기를 만들어 들려준다. 아내는 아이들 걱정을 한다. 아딧줄과 넝쿨이의 교육문제에 관해서이다. 애들을 육지로 보내야 하느냐 마느냐? 애들 엄마로서 흔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다.
얘기를 하다가 침묵하기도 한다. 잠이 든 줄 알았는데 아니다. 달빛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모기장 안이 달빛으로 아주 어둡지는 않다. 논에서는 개구리가 합창을 한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모른다.
“개골개골 개골개골 개개골….”
개구리가 곧 숨이 멎을 것처럼 노래를 한다.(?) 그러나 개구리 소리가 아무리 크게 들려도 전혀 성가시지 않다. 자연이 들려주는 자장가이다. 내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철 개구리 자장가를 들으며 잠을 잔다고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아내와 은빈이가 아무 말도 안 한다, 잠들은 모양이다. 내가 살짝 불러본다.
“여보, 자?”
“은빈아, 자니?”
대답이 없다. 누워서 오늘 하루를 지켜주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가 나를 부른다.
“여보 자요?”
나도 대답을 안 한다. 은빈이가 새근새근 잠자는 소리가 들린다. 또 애들 방에서는 두 아들 녀석의 코고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개구리들은 더 크게 “개골개골…”거린다.
한밤중 모기장 안이 참 행복하고 평화롭다. 고즈넉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