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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건강하던 김남주 학생의 모습
백혈병 또는 심장병 환자들을 돕는 훈훈한 소식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그들에게는 미래가 있기에 더욱 많은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

하지만 암 환자의 경우, 그런 손길을 찾기는 쉽지 않다. 스물 셋, 혈기왕성한 나이에 직장암에 걸린 김남주(중앙대 휴학중)씨의 사연은 그래서 더욱 가슴 아프다.

"남주는 내 인생의 전부인데,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지..."

"참 이상하죠...지지리 고생하다가 겨우 살만하면 꼭 그놈의 병이 찾아옵니다."

황금자(44·전북 익산시 인화동)씨의 경우, 정말 그랬다.

97년 남편과 이혼 후 아들, 딸을 혼자 힘으로 공부시키며 갖은 고생을 했다. 억척스럽게 생활한 결과 친구의 도움으로 조그만 식당을 하게 되었고, 점점 사정이 나아져 대출을 받아 식당을 확장하여 생활터전을 잡기 시작했다.

중앙대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있기에, 또 집안 사정으로 대학을 포기해 더욱 가슴아픈 딸이 있기에, 힘들지만 웃을 수 있는 고생이었다.

어머니의 짐을 덜고자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던 것이 무리였을까. 서울서 홀로 힘겹게 생활하던 아들은 결국 쓰러졌다.

이제 조금 살 만하다고 느낄 때쯤 느닷없이 찾아온 아들의 병명은 악성 직장암. 스물 세 살, 꽃 같은 나이에 직장암이라니, 차라리 내 목숨을 가져가지... 황금자씨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였다.

▲ 극빈자와 난치병환자들의 대변인 이해석 목사님. 김남주씨의 사연도 이해석 목사님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아들 김남주(23)씨는 2002년 1월 악성직장암으로 진단,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두 번의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와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식당을 경매로 넘겨야 했고, 월세 15만원의 보금자리도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병원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입원비가 없어 지난 6월 7일 퇴원하여 병원 근처에 방을 얻어 항암치료를 받아오다가, 23일 아침 병이 악화되어 현재 동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치료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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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힘들다는 의사의 말이 있었지만, 의학적 소견일 뿐. 주변 사람들의 기도와 젊은 의지로 힘든 수술과 항암치료를 견뎌낸 김남주씨는 아직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도지사·시장 부인, 김남주씨에 성금 전달
질병과 그로 인한 빈곤의 악순환, 주위 도움 절실

▲ 박선순(강현욱 전북도지사 부인)씨가 김남주씨 동생 수경씨에게 성금을 전달, 위로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익산시 인화동에서 박선순(강현욱 전북도지사 부인)씨와 소복희(채규정 익산시장 부인)씨를 비롯, 정현순 익산시청 가정복지과장, 이정국 전북도 여성복지계장, 하윤 인화동장, 최영숙 사회복지사가 모였다.

모임의 주선자는 극빈자와 난치병 환자들의 해결사로 소문난 이해석 목사님. <전북도민일보>에 실린 김남주 학생의 딱한 사연을 접한 전북도지사 부인과 익산시장 부인이 직접 김남주 학생을 위로,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국민기초 생활보장 수급자인 황금자(44) 씨는 공공근로사업으로 근무하던 인화동의 주민이었다. 아들의 병으로 인해 공공근로조차 나올 수 없는 딱한 사정을 알게 된 하윤 인화동장이 평소 극빈자와 난치병 환자들을 위해 발로 뛰며 후원자를 연결해 주던 이해석 목사에게 의논하면서 이들 모자의 사연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날 자리에서 이해석 목사는 "일선 사회복지사들의 손에 죽어 가는 목숨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내 힘들고 지친 자들을 돕는 복지행정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민·관 협력체재의 시스템이 튼튼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의 행정이 복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기수를 틀고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백혈병과 심장병의 경우 그나마 독지가와 후원자들이 있지만, 암은 무조건 죽는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도우려고 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며, "그러나 살려는 굳은 의지로 극복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으며, 특히 남주 학생은 젊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와주면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자리에는 서울에서 투병 중인 김남주씨 대신 여동생 김수경씨가 참석했다.

김수경 씨는 "'그저 건강해져서 고생하신 어머니께 효도하고 싶다'는 오빠에게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 큰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라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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