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금란교회 담임목사의 배임과 횡령혐의에 대한 고소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4부(주철현 부장검사)가 김 목사와 그 측근인사들에 대한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밤 김 목사와 그의 부인, 금란교회 전 사무국장 등 관련자들의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에 나섰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김 목사 측에 관련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영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11일 오전 김 목사 3차 소환조사
한 중견변호사는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는 것은 피고소인(김 목사)의 동의에 근거한 임의수사에서 강제수사로 전환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검찰은 지난 달 30일과 이 달 3일 두 차례 김 목사를 소환해 조사했으며, 11일 오전에 다시 김 목사를 불러 조사한다.
김 목사는 교회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으며, 96년 감리교단의 감독선거에서 금품을 살포했다는 내용으로 고소 당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3일에는 김 목사의 측근인 고아무개 목사를, 7일에는 안아무개 목사를 소환해 김 목사가 지난 96년 감리교단의 감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금품을 살포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했다.
금란교회 "문제없는 사안, 곧 진실이 드러날 것"
이와 관련해 김홍도 목사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수사 중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감리교단 소속 목사 등 신도 3명은 7일 오후 2시에 광화문에 있는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진호 목사) 본부 사무실 앞에서 김홍도 목사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감리교단의 장병선(용인 창공교회) 목사, 김경태(서울 상계동 행복교회) 목사와 이강일 감리교신학대 대학원학생회장 등 3명은 7일 오후 2시 '감독회장은 감리교회 수치 김홍도 목사를 징치하라'고 적은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감리교 목사 177명, 김 목사에 대한 엄정수사 촉구
장병선 목사는 "세상을 판단해야 하는 교회가 거꾸로 공권력의 판단을 받게된 것은 불행하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러나 교회가 자정능력이 없으면 공권력을 통해서라도 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장 목사를 비롯한 '감리교회와 변화와 갱신을 위한 목요기도회'소속 목사 177명은 이날 법무부와 검찰에 김홍도 목사의 횡령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김 목사의 비리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98년 4월 5일(후속보도 26일)에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길 잃은 목자'를 통해서였다. 시사매거진 2580은 김 목사가 불륜관계를 맺어왔다는 배아무개 여인의 인터뷰를 내보내는 등 김 목사의 비리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김 목사는 기독교 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이자 한국 개신교의 대표조직인 KNCC(한국기독교 교회협의회) 대표회장이었다.
방송이 나간 뒤 교계의 격렬한 반발이 쏟아졌다. 금란교회 신도들이 MBC사옥 앞에서 4일간 항의시위를 벌여 일부 방송이 차질을 빚기도 했으며, 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도 MBC를 비판하는 광고를 각 신문에 게재했다. 계속되던 분란은 최종적으로 그해 8월 17일 양측이 서로 유감의 뜻을 밝히고 법정소송을 취소하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