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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후
광주전남지역 시민·재야단체 관계자 및 학계인사 30여명과 통합연대 이우재·이부영·김부겸·안영근·김영춘 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는 쓴소리와 격려가 함께 하는 격의없는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연대는 조만간 교섭단체를 구성해 정국주도 세력으로 자리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했고,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뜻을 살려 새로운 정치지형 구축과 보다 구체적인 실천을 주문했다.

"과거에 대한 자기반성이 부족하다"

"광주에서 현명한 판단을 가르쳐 줘 정치미아가 되지 않게 해달라"는 이부영 의원의 인사말로 시작된 이날 간담회에서는 각계인사들의 여러 의견들이 쏟아졌다. 특히 개혁적 인사들이 한나라당에 몸을 담았던 '전과'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의견도 많았다.

통합연대 김영춘 의원
통합연대 김영춘 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후
송정민 전남대 교수는 "과거 감옥에 있던 이부영 선배를 보고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으나 그동안의 정치행적을 보고 적잖게 실망했다"고 말해 한나라당을 택한 이부영 의원에 대한 서운함을 나타냈다.

송 교수는 "통합연대는 개혁세력으로서의 차별성을 구체적으로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정 개혁당 광주북갑지구당 위원장 역시 "5인의 결단을 존중하지만 과거를 터는 자기반성이 부족했다"며 "그래서 한나라당 탈당파와 개혁파가 같이하기를 꺼려하는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같이 복잡미묘한 정세에서 뭔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통합연대 의원들의 헌신적 자세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영춘 의원은 "각오를 하고 왔지만 역시 광주전남의 질책이 아프게 다가온다"면서 "한나라당에서 우리가 하고자 했던 실험이 실패한 것을 인정하고 나오게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역주의에 편승해 그 과실을 수혜받은 전기가 분명히 있었다"고 고백하고 "여러 지적의 말씀을 충분히 새기고 향후 정치과정에서 거름이 되는 것으로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부영 의원 "8월 20일까지 민주당 의원들 탈당해야"

문태룡 개혁당 전남대표 집행위원은 "민주당이 분당됐을 때 호남민심이 개혁정당에 오지 않는다는 분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앞으로 호남대중들이 어떻게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위원은 호남인들의 전략적 판단 기준으로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점유를 막는 것"을 들었다.

문 위원은 통합연대 일부 의원들의 영남지역 출마를 권하기도 했다.

문 위원은 "5인방이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탈당했다니 감동의 도전을 해봤으면 한다"며 "적절한 타이밍에 김부겸·김영춘 의원이 자신의 연고지인 영남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한봉 민족미래연구소장은 "통합연대가 지역순방보다는 양대노총이나 공무원 노조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가 만나는 시간을 더 가졌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한반도 전쟁위기를 막기 위해 5명이 함께 방북해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폭탄의 뇌관을 없애달라"고 요청해 관심을 모았다.

윤 소장은 신당 창당과 관련해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는 신당추진 세력과 같이 가면 좋겠다는 환상을 버리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했을 때 기성정치계에서 은퇴했다고 생각하고 활동하라"고 덧붙였다.

통합연대 이부영 의원
통합연대 이부영 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후
이날 간담회에서 이부영 의원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구체적 시한을 정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8월 20일까지는 민주당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의원들이 나와줘야 한다"며 "민주당의 동지들에게 어느 정도 시한을 얘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이 같은 언급은 21일 방영된 YTN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탈당할 때 민주당 의원 10명이 (신당에)함께 하기로 이름을 써서 결의했다"는 발언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서명한 민주당 의원의 이름을 밝혀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대해 이 의원은 "지금 민주당 상황이 안 좋은데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박정하다"며 거절했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총무에게 정치관계법 개정과 같은 협상을 맡길 경우 신당을 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정해버릴 것"이라며 교섭단체 구성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탈당하지 않을 경우 "지체없이 신당 창당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해 독자적 길을 걸어갈 것을 분명히 했다.

통합연대의 비전과 고민

이날 간담회에서는 통합연대의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과감한 실천을 요구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추상적인 선언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통합연대는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부영 의원은 "민주당의 부정적 유산을 털어내자, 노 대통령과 신당의 관계는 '이러해야 한다'는 얘기조차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다"며 "신당에 함께 갈 사람 중 우리와 다른 생각이 있는 사람도 있을텐데 처음부터 그들과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 목표를 내놓는 것은 신당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해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우재 통합연대 대표
이우재 통합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이승후
또 노무현 대통령과는 일정한 선을 그을 것임을 시사했다.

안영근 의원은 국민통합신당에 관한 기조발제문을 통해 "국정은 대통령이, 정치는 정치인이 해야 한다"며 "신당은 대통령에 대해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하고 실정에 대해서는 비판하고 견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개혁은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하며 대통령의 임기는 확실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혀 정치권 일각에서 정략적으로 추진되는 내각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연대가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자 하는 이면에는 노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부영 의원은 "노 대통령의 개혁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만약 노 대통령이 참여해 만든 정당이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가 안된다면 바로 레임덕에 빠지는데 이것도 걱정거리다"고 말했다.

통합연대는 8월 20일까지로 시한을 잡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끝이 아닌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은 "원내교섭단체가 되는 순간에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날 간담회 말미에 이우재 통합연대 대표는 고민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 정치세력(운동권)에게 국민들이 나라를 맡길만한 신뢰를 주겠느냐"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공감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 정당을 구성하는데 있어 양심적인 개발시대 인물과 국정경험이 있는 세력들과 함께할 때 국민의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향후 그런 사람들과 어떻게 같이 할 것이냐가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부영 의원은 내년 총선의 목표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100석 이하로 끌어내리고 개혁신당을 지금의 한나라당에 맞먹는 세력으로 키우는 것이다"며 "설령 40∼50석 밖에 안되더라도 중립지대나 완충지대 역할을 해서 정국을 이끌어 가는 주도세력으로 자리잡는 것이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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