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뇌출혈로 쓰러진 용두동 철거민 차세순(65·여)씨의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시민단체들이 일제히 성명을 내고 대전시와 중구청 그리고 주택공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대전경실련,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YMCA 등 대전지역 13개 시민단체의 연대체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2일 ‘용두동철거민 차세순씨 의식불명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대전시와 중구청 그리고 주택공사는 용두동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더 이상의 비극이 없도록 조속히 사태를 마무리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용두동 철거민 차세순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충격과 슬픔을 감출 수 없다”며 “400일 동안 노숙투쟁을 해온 철거민들의 피나는 절규에도 불구하고 대전시, 중구청, 주택공사는 법적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여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도시저소득층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용두1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은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기만적인 주민동의 과정, 형식적인 설명회, 폭력배를 동원한 강제철거로 이어지는 문제점 투성이의 사업”이라며 “관계기관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평화일꾼선교회도 성명을 내고 “‘법대로’ ‘관행대로’만 외치며 400여일 동안 노숙투쟁을 벌여 온 철거민들의 고통을 ‘나 몰라라’ 한 대전시, 중구청, 주택공사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차세순씨와 용두동주민들의 고통이 씻겨지는 날까지 끝까지 연대하여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용두1지구철거민주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뇌출혈로 쓰러진 차세순 동지를 살려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직 몸 편히 쉴 수 있는 내 집을 갖겠다는 소중한 꿈을 이루기 위해 이토록 힘겨운 싸움을 해왔는데 왜 돈 몇 푼에 그 꿈이 짓밟혀야 하는가?”라며 “차세순 동지를 살려 낼 때까지, 정주권을 되찾으려는 용두동 주민의 염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용두동 철거민 차세순(65세·여)씨는 지난 19일 오후 3시경에 시내버스 안에서 구토를 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에 빠져 현재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