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책표지 사진
ⓒ 유철
지난 9월 일본을 강타한 흡연자들을 위한 책 <담배를 피우게 하라>가 한국에서도 똑같은 제목으로 각색되어 출간하게 되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우리나라의 상황이 많이 추가되었다. <담배를 피우게 하라>는 흡연자들의 속마음을 그대로 대변한 책으로 이 책을 출판한 일본의 프레스플랜의 직원들이 흡연 금지 지구인 야스쿠니도오리에서 선전물을 배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독단적인 금연 풍조에 이의를 제기하는 '용기와 기지가 가득 찬' 애연가들의 편집으로 태어났다. 또 야유와 풍자를 곁들인 칼럼도 있는가 하면, 금주법과 반포경법과도 일맥상통하는 금연주의의 발상지인 미국의 정신을 분석하는 논고도 있다. 그 밖에 싱가포르를 연상케 하는 노상금연조례를 채택한 도쿄 치요다구로의 돌격 취재 등 읽을 거리가 많다.

이 책은 애연가에게 위안이 되는 이론으로 무장한 참고서이다. 이 세상에서 담배를 매장시키려는 금연론자들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 흡연이 발각되면 해고도 불사한다는 금연 대국 미국의 현 상황을 비롯해 대담한 조례를 시행한 치요다구의 실정까지 읽을 수 있다. 설자리가 좁아진 흡연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흡연자의 권익이 날로 땅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 역시 일본과 다를 바 없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표한 담배값 인상안과 금연 건물 확대 등 흡연자의 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시점에 흡연자들에게 하나의 희망과도 같은 책이 출간되어 흡연자들에겐 <담배를 피우게 하라>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풍겨나오듯이 담배를 속시원, 마음껏, 피우게 하라는 흡연자들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으며 이 책을 편역한 저자(담배불 지킴이 한종수) 역시 담배에 대한 모진 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담뱃불을 당겼다.

책 내용을 보면 국내 흡연자들이 겪고 있는 참담한 상황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더욱이 저자는 한국애연가동맹 대표, 한국담배소비자보호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어 담배와 함께한 8년간의 여정이 담겨져 있다. 아울러 흡연과 비흡연자들간의 전쟁 아닌 전쟁을 지켜보면서 저자 자신이 몸소 채득한 생생한 담배 전쟁 현장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목차를 보면 '한반도에 내뿜어지는 소리 없는 아우성' '흡연자는 죽지 않는다' '1300만 애연가가 길거리로 내몰리던 날' '흡연 천국을 지킬 것인가? 금연 지옥으로 갈 것인가?' '방심하지 말라 방심하면 진다' '담배 자판기를 사수하라' '미국이 담배 업계를 공격하는 이유' '지킬 것은 지키고 당당히 피우자' 라는 등의 흡연권을 위한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사수 결의를 담고 있다. 또한 일본과 미국의 금연 정책에 따른 국내 움직임에 대한 대응 방안 및 보다 효과적인 흡연 운동과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유대 형성 등의 행동 강령 등을 실고 있다.

<담배를 피우게 하라> 출간과 더불어 매주 화요일 전국 주요 서점을 순회하며 <쌈지방>을 열어 저자와 독자와의 대화를 준비 중이다. 편역자는 이 시간을 통해 400여년간 이어져 온 우리 고유의 담배 예절을 바탕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며 끽연의 즐거움을 한껏 나눌 예정에 있다. 관련 웹사이트 '담피라(www.dampira.com: 담배를 피우게 하라의 약칭)'를 개설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흡연자의 억압된 마음을 속시원히 풀어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흡연자의 흡연자에 의한 흡연자를 위한 바이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차원의 국제 간 담배 규제 협약 확정과 함께 국내에는 두 개의 매가톤급 금연 폭탄이 투하되었다. 그 하나는 금연 구역 대폭 확대요 또 하나는 담배 가격 대폭 인상이다. 이로 인해 애연가들은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쫓겨 났으며 이제는 흡연율 감소를 빌미로 연간 4~5조원의 건강 부담금을 물기위해 주머니를 털려야 할 판이다.

1996년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이후 7년 만에 제2의 금연령이라고 불리울 정도의 금연 돌풍을 맞이한 애연가들은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결연함마저 보이고 있다. 그동안 흡연 자유권, 흡연 환경권, 행복 추구권 등 흡연 3권 옹호 운동을 비롯해서 담배 소비가 기본권 선언, 쾌적한 흡연 환경 조성, 예절 바른 담배 문화 운동 등을 주도해 온 애연가들을 이제부터는 흡연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한 자구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담배를 피우게 하라>는 바로 이러한 점을 다루고 있다. 일본의 책이 앞으로 다가올 정부 차원의 흡연 규제에 대한 애연가들의 스트레스와 각오를 담았다면 국내에서 출간된 책의 경우 정부 차원의 금연 정책하에서 앞으로 애연가들이 취해야 할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담배 식민지로부터의 독립 운동

이제 애연가들은 미국의 강력한 금연 운동 수출과 세계보건기구의 국제간 담배 규제, 국내 보건 당국의 일방적인 금연 정책 강요라는 돌풍을 맞고 있다. <담배를 피우게 하라>는 흡연자이기 이전에 애연가로서, 애연가이기 이전에 담배소비자로서 비흡연자에 비해 연간 5조원에 달하는 담배 관련세를 부담하는 납세자로서 지킬 것은 지키고 당당하게 피우라고 권하고 있다.

또 현행법에 정하고 있는 흡연 구역의 지정과 쾌적한 유지를 위해 애연가들이 동지애적인 결속을 통하여 해당 시설이나 건물의 "(법정) 흡연 구역"을 결사적으로 지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제껏 말없는 다수로 묵묵히 지켜온 애연가들이 흡연권 보장과 흡연 환경 개선을 위해 권리 회복 차원에서 과감히 맞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선진 각국의 국제간 담배 추방 움직임이 서방적 금연 논리에 따라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편역자는 최소한 동북아시아만이라도 금연 식민국화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중·일 3국의 3억4천6백만 애연가들의 결속과 각성을 호소하고 있다.

담배 전쟁의 생생한 종군 리포트물

본 책은 국회 차원의 흡연 규제 관련법 제정 시행을 앞두고 이해 당사자간의 논의가 한창 무렵인 95년 10월 금·흡연전쟁에 투입되어 담뱃불지킴이로 금·흡연 전장을 지켜온 편역자가 일본 책자 중 일본과 미국의 금연 참상을 축출하고 여기에 금연 식민국-한국의 지금을 담아 출간한 현장 리포트물이다.

이해와 배려로 담배를 피우게 하라

프레스플랜 편집부 엮음, 한종수 옮김, 다나기획(2003)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