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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지리산 등 1500미터급 이상의 높은 산 단풍은 이미 끝났다. 지금이라도 만추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가까운 강화도 마니산을 찾아보자. 지난 주, 그러니까 11월의 첫날이 마니산 단풍의 절정이었으나 두번째 주말인 이번 주말에 찾는다고 해도 그리 서운하지는 않을 것 같다.

▲ 마니산을 찾아 가을 단풍을 즐기는 등산객들
ⓒ 이현상

서울에서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강화 방면 48번 국도로 들어선 후 김포를 지나 양곡 부근에서 좌측 대명리 포구, 초지대교 방향으로 꺾어 든다. 초지대교를 거쳐 접근하는 것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초지대교를 건너 우회전한 후 초지진을 지나 조금 직진하면 좌측으로 전등사 방향 84번 지방도로가 나온다. 이 길로 들어선 후 전등사 입구를 거쳐 마니산 입구에 닿을 수 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한다면 신촌에서 화도까지 운행하는 직행버스가 있으므로 이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마니산 국민관광지쪽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500원이다. (신촌터미널 02-324-0611)

▲ 절정에 이른 마니산 입구의 단풍
ⓒ 이현상

등산 기점인 관리사무소를 지나 10분 정도 오르면 왼쪽으로 계단길과 오른쪽으로는 계곡길인 단군로 갈림길이 나온다. 계단길은 걷기 조금 지루한 면이 있지만 조망이 좋고, 단군로는 가을 숲속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 따라서 오르고 내리는 길을 계단길, 단군로로 달리한다면 좋겠다.

▲ 숲속 오솔길로 된 단군로
ⓒ 이현상

등산길은 단군로를 택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숲속길을 부스럭부스럭 밟고 지나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땅방울이 맺힌다. 땀방울이 맺힐 즈음 하늘은 조금씩 열리고, 발 아래로는 세상을 보여준다. 몇몇 가파른 구간을 오르면 어느새 능선길에 올라선다.

▲ 능선길에 바라본 마니산 정상. 바위에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 이현상

이제부터는 오른쪽으로는 광활한 갯벌과 맞닿은 수평선을, 왼쪽으로는 화도면을 비롯한 넓은 들판을 내려다보며 능선길 산행이 시작된다.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이 식는다. 몇군데 너럭바위가 있으므로 경치를 구경하며 쉬어가도 좋다.

▲ 절정에 이른 마니산 단풍. 흐릿하게 장화리 갯벌이 보인다.
ⓒ 이현상

남쪽으로 보이는 갯벌은 그 길이가 무려 4km에 이르는 동막, 장화리의 갯벌이며, 그 너머 멀리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니산은 아담한 산세이지만 내륙으로는 김포, 서해안으로는 영종도, 석모도 등을 통털어 인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므로 거침없는 조망이 빼어날 수밖에 없다.

▲ 북쪽 조망. 화도와 양도의 넓은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 이현상

능선을 따라 20여 분 더 오르면 참성단이다. 참성단에 오르기까지 능선길에서는 좌우로 서로 다른 조망을 선사한다. 왼쪽, 즉 북쪽 조망은 화도와 양도면의 넓은 들판이다. 오른쪽, 즉 남쪽 조망은 갯벌과 맞닿은 수평선을 볼 수 있다.

▲ 함허동천, 정수사 방향의 암릉길
ⓒ 이현상

참성단과 마니산 정상을 지나 동쪽 방향의 능선으로 계속 가면 함허동천이나 정수사 방향의 암릉길이다. 밑바닥 마찰력이 뛰어난 등산화나 릿지 등반화를 신었다면 암릉길로 가볼 것을 권한다. 설악산 용아릉 정도는 아니어도 제법 짜릿한 암릉길로서 조망이 뛰어나 전혀 지루한 줄 모르고 산행을 마칠 수 있다.

▲ 마니산 참성단(塹星壇)
ⓒ 이현상

참성단(塹星壇)은 단군 시조께서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확실한 축조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고려 때와 조선조 때 보수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상당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고조선 시대의 단군이 제사를 올렸는지의 사실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고려 시대 이후 우리 민족이 신성하게 여겨온 제천단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 마니산 등산 개념도
ⓒ 이현상

마니산 정상을 밟은 후 정수사나 함허동천의 암릉길로 하산할 예정이라면 계속 동쪽 방향으로 능선을 탄다. 암릉길이긴 하지만 릿지 등반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안전한 우회로가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 하산길의 단풍
ⓒ 이현상

마니산 정상에서 다시 국민관광지 입구로 하산하려면 참성단 아래에 북사면으로 나있는 계단길을 이용한다. 쉬엄쉬엄 내려오다보면 오르던 길과는 다른 조망을 볼 수 있다. 왼쪽으로는 서해, 오른쪽으로는 초지대교와 그 건너 김포땅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을철 강화도 특산물
강화도만의 맛

▲ 강화 특산물인 순무
ⓒ이현상

이맘 때의 대표적인 강화도 특산물은 강화 순무와 속노랑고구마, 그리고 소금에 구워먹는 대하구이가 있다.

마니산 등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강화도만의 특산물을 맛보는 것도 즐거운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쌉쌀한 맛의 강화 순무나 속이 샛노란 속노랑고구마 등은 강화도 내를 운전하다 보면 생산자들이 직접 길가에 나와 판매하는 곳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런 곳을 놓쳤다면 강화읍내에 있는 풍물 시장을 들려본다.(강화풍물시장 032-934-1318)

대하구이는 대부분의 횟집과 포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으며, 보다 신선한 대하를 먹고 싶다면 양식장을 방문한다. 강화도내의 대표적인 양식장은 박문양식장(032-937-5206)과 해운정양식장 (032-937-9981)이다. / 이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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