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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할 정도로 짧은 미니스커트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올 봄부터 불기 시작한 미니스커트의 열풍에 대해 "불황일수록 스커트의 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패션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달 전국 중심가 14곳에서 치마를 입은 여성 4백여 명을 조사한 결과, 무릎 위로 올라오는 미니스커트의 비율이 지난해 가을 4.3%에서 올 봄 13.8%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달에는 18.7%로 급증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패션 전문가들은 경기가 어려운 때일수록 여성들이 초라해 보이지 않기 위해 화사한 색상과 튀는 디자인을 선호해 미니스커트가 유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1970년대초 석유파동(오일쇼크)로 세계적인 불황이 온 시기에, 당시 등장한 새로운 패션, 판타롱과 미니스커트가 폭발적으로 유행했기 때문에 불황이면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공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 김정희 과장은 "불황에는 치마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다”며 “60년대와 80년대 세계적으로 미니 스커트 열풍이 부는 등 20년 주기로 유행이 반복된 점을 감안할 때도 미니 스커트가 다시 확산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불황일수록 스커트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털 없는 원숭이>를 쓴 인간행동학자 데스먼드 모리스 교수는 경기가 나빠지면 치마 길이가 길어지고, 경기가 좋아지면 치마 길이가 짧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1930년대 세계 경기가 불황일 때 긴 치마가 유행하고, 1960년대 세계 경기가 호황일 때 미니가 유행했던 사실을 들었다.

다른 이유로 의류회사가 원단 소모량를 늘리기 위해 원단이 많이 들어가는 긴 옷을 만든다는 것과 불황기에 여성들의 돈벌이가 적극적이고 사회 활동이 늘어나 옷도 실용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미니스커트보다는 롱스커트의와 캐주얼한 바지의 비중이 커지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삼성패션연구소 홍보실은 "올해 미니스커트의 유행은 유럽에서 건너온 것으로 우리나라의 불황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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