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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닷가에서 갈매기들을 바라보는 갈매기 친구들
광안리 바닷가에서 갈매기들을 바라보는 갈매기 친구들 ⓒ 정연우
부산 광안리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의 친구가 있다.

이름하여 '갈매기 친구들'인 이들은 갈매기들이 광안리바닷가를 다시금 찾을 수 있도록 지켜주는 지킴이 역할을 수십 년간 해 왔다. 재갈매기, 검은머리갈매기 등의 겨울새들이 광안리를 찾아 올 때면 항상 아침 일찍 바닷가로 나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 기자는 아침 일찍 광안리에서 '갈매기 친구들'을 만나 보는 시간을 가졌다.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오건환 교수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오건환 교수 ⓒ 정연우
갈매기 친구들의 주된 활동 중 하나는 바로 먹이주기이다. 이들이 빨간 장갑을 손에 들고 갈매기들을 향해 일제히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갈매기들은 그 신호의 의미를 아는지 "끼룩끼룩" 소리를 지르며 백사장 위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러면 근처 횟집에서 얻어온 물고기 조각과 내장들을 백사장에 뿌려준다. 그 때가 장관을 이룬다. 어느 갈매기 할 것 없이 물고기 조각을 먼저 먹으려 덤벼든다.

500여마리가 넘는 갈매기들이 먹이를 먹는 시간은 정말 순식간. 갈매기들은 식사가 끝난 뒤 주변에 무리를 지어 느긋이 휴식을 취한다.

광안리 바닷가에서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잠시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주위로 몰려들었다. 게다가 아침 시간 갈매기 먹이를 주는 광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있었다. 아주 추운 아침엔 1000여마리가 넘는 갈매기들이 왔다고 하니 정말 환상적이지 아닐 수 없다.

먹이를 먹고 있는 갈매기들
먹이를 먹고 있는 갈매기들 ⓒ 정연우
갈매기 친구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대학교수부터 시작해 법무사, 세탁소 주인, 사진작가, 화가, 무용가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함께 오랜동안 갈매기 사랑을 실천해 왔다고 한다.

현재 '갈매기 친구들' 회원수는 400여명. 이 모임의 오건환 교수는(부산대학교 사범대 지리교육학과) "처음부터 갈매기들의 신뢰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일 조금씩 그 거리를 좁혀 가, 현재는 갈매기들이 먼저 알아보고 다가온다고 말하는 오 교수. 이들은 갈매기들이 같은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변공중화장실에 갈매기그림을 그려놓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다.

갈매기 친구들이 준비한 일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갈매기 환송제. 갈매기들이 겨울을 나고 떠나는 2월 말경에는 특별히 그들이 좋아하는 물고기를 온마리로 준비한다고.

그리곤 바다 한가운데 배 위에서 떠나가는 그들을 위해 작은 환송행사를 연다. 게다가 갈매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모래 조각, 시낭송, 설치전,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행사를 벌인다.

이처럼 갈매기들이 부산 광안리를 잊지 않도록 정성을 드리는 그들의 열성이 감동스럽다. 또한 '갈매기 친구들'은 올 3월 7일에는 부산시청에서 '갈매기나라 광안리' 라는 제목의 사진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광안리 바다를 바라보는 갈매기 사람들의 모습
광안리 바다를 바라보는 갈매기 사람들의 모습 ⓒ 정연우
오늘도 갈매기들은 제법 추운 날씨에도 상관없다는 듯 여전히 광안리 바다 하늘 위를 자유로이 비행하고 있었다. 현재 광안리 바다는 갈매기 친구들의 지속적인 사랑덕분에 많은 갈매기들의 한철 따뜻한 보금자리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갈매기와 사람과의 교감. 어쩌면 우리가 현대문명사회를 살아가면서 잃어버린 우리들의 소중한 꿈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사진 전시전 '갈매기 나라 광안리'>
일시: 3월 7일~ 3월 13일
장소: 부산시청 전시실

<갈매기 친구들 사진작가 배정선씨 사진 전시전>
일시: 3월 2일~3월 6일
장소: 부산 영광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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