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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대위 기자회견
서울대병원 공대위 기자회견 ⓒ 박신용철
서울지방노동청장과의 입장만 재확인한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들은 공익근무요원들의 원천봉쇄로 농성장 기자회견이 어렵다고 판단, 26일 오전 11시경 서울지방노동청 4층에 자리잡고 있는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서울대병원 공대위는 '비정규직 착취하는 불법 유료소개소 근절! 노동부는 서울대병원 간병인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노동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행태를 규탄하고 노동청장의 약속이 이행될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경숙 조직2국장은 "노동청이 공익근무요원과 경찰을 투입해 농성장 출입을 방해하는 자체에 분노한다"면서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 요구에 '공권력 투입'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강주성(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서울대병원 공대위 공동대표는 "노동부는 서울노동청장의 약속이 무색하게 불법근로자공급 중단을 위한 행정조치는커녕 오히려 불법공급업체 및 서울대병원 사용자와의 유착관계가 의심스러울 만큼 불법공급업체를 두둔하고 있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불법공급 중단을 위한 조치에 앞장서야 할 노동부가 이러한 임무는 방기한 채 오히려 거꾸로 서울노동청장이 약속한 무료소개소 운영을 방해하는데 앞장서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강 공동대표는 "이제 불법근로자공급이라는 것이 드러난 만큼 서울노동청장이 약속한 대로 노동부는 간병인 유료 소개소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전국간병인노동자의 권리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그러나 노동부 관료들은 오히려 간병인 유료업체들의 항의와 압력에 의해 불법공급업체 보호를 위해 온갖 방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마저 포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반노동자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현정희 부위원장은 "서울지방노동청장이 문제해결을 약속했고 간병인들은 기다렸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면담을 왔는데 청장이 간병인들을 피해 서울대병원측을 만나고 와서는 6개월간의 투쟁을 무위로 돌리려했다"면서 "50대, 60대의 어머니들인 간병인들 누구도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자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청장의 약속이 이행되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며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정남 간병인노조 부지부장은 미리 준비한 A4 2장 분량의 글을 통해 무료소개소 폐쇄를 시작해 서울지방노동청 점거농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아픔을 풀어놓았다. 첫 문장을 읽고 난 후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최 부지부장의 발언을 들으며 일부 기자회견 참석자들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청장님, 병원측에서 생각만 바꾸면 되는 것을 우리가 이렇게 싸워만 하는 것입니까? 15년간 서울대병원에서 간병인 역할을 하는 동안 제도적 뒷받침도 없이 모든 것이 환자와 간병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었읍니다. 이제 사회가 책임져야 합니다. 간병인이 '의료보조업무'임에도 가사노동자라는 당치도 않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하고 15년간 의료서비스의 한 몫을 담당해왔는데 직장폐쇄로 쫓겨났습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투쟁이 뭔지도 모르고 살던 50대, 60대 여성노동자들"이라며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환자 곁으로 돌아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희 민주노동당 종로구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공공의료를 실현하고자 하는 집단으로 이번 서울대병원 간병인 문제를 받아안고 박용현 서울대병원장 면담 요청과 간병인 문제가 공공문제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8층 농성장 앞에서 자신들의 상황을 외면하는 서울지방노동청을 규탄하고 청장의 조속한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4신 : 26일 오전 10시]

서울지방노동청, "공권력 투입도 고려하겠다"
공대위, "약속이행 때까지 농성 진행하겠다"


서울대병원 간병인들과 서울지방노동청 직원들간의 실랑이
서울대병원 간병인들과 서울지방노동청 직원들간의 실랑이 ⓒ 박신용철

"야. 왜 막어?"
"우리는 잘 몰라요. 위에서 시킨 거예요."
"누가 우릴 여기까지 오게 했는데… 사람 취급도 못 받으면 차라리 죽는게 낫지. 내가 죽는게 겁나는 줄 알어."

26일 오전 10시 서울지방노동청 8층 소회의실에서 개최하려던 '서울대병원 간병인 농성'과 관련한 기자회견은 서울지방노동청 공익근무요원 10여명에 의해 출입이 원천 봉쇄되어 열리지 못했다.

25일부터 서울지방노동청장의 약속이행 촉구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던 서울대병원 무료소개소 간병인들은 울분을 토하며 공익근무요원들의 출입 봉쇄에 거세게 항의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계획된 기자회견에 참여하려는 기자들의 취재도 물리력을 동원, 방해했다. 공익근무요원을 투입해 기자 회견을 막는 이유를 묻자 서울지방노동청 관리과 관계자는 "장소가 협소해 막았다. 대표자들을 지정해 청장 면담을 신청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경숙 보건의료산업노조 조직2국장은 "어떻게 노동청이 이럴 수 있나. 이렇게 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고 했고 현정희 보건의료산업노조 부위원장은 "우리가 책임자인데 우리가 없는 상태에서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면 책임 질 것인가"라고 항의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서울대병원 무료간병인 소개소가 폐쇄된 후 6개월 가량을 거리에 내몰려 살아온 서울대병원 간병인들은 서울지방노동청에 들어올 때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노동청장에게 누누히 말하기도 했다.

노동청 관계자들과 기자,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들의 충돌이 계속되자 조주현 서울지방노동청장이 직접 8층으로 올라왔다. 그는 이날 오전 관계장 임명식 가질 예정이었다.

조주현 서울지방노동청장은 "어제 충분히 얘기했잖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냐. 시간을 두고 얘기해야지 당장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고 항의하는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들에게 하소연하다시피 했다. 노동청장과 서울대병원 공대위 관계자들간의 이야기가 공전을 거듭하자 노동청장은 관리과장실로 자리를 옮겼다.

박종선 관리과장은 "청에서는 최대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고 조 청장은 "백 번 양보해서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해서 근무를 못하겠다. 직업안정법의 '근로자공급사업'에 대한 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경숙 국장이 "불법 근로자공급사업으로 판정을 냈으면 노동부가 다음 조치를 취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자 박 과장은 "지난 1월 불법 공급 판결 이후 할 것은 다했다"고 밝혔다.

서울지방노동청은 서울대병원 불법 근로자 공급사업 판정 이후 서울대병원측에 행정조치가 포함되지 않은 형식적인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설전이 오가자 9급 공무원 20여명이 대기중이라는 사실을 거론하며 "대화로 풀 수 있는 것은 대화로 풀자는 것이다. 어제 대화를 하면 농성을 풀 줄 알았다. 우선 농성을 풀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회견장에 물리력을 동원해 기자 출입을 막은 행동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자 박종선 과장은 "노동청이라도 절차 없이 할 수 있나. 아무 곳에서나 기자회견을 할 수 있나. 기자회견은 사전 허가 요청도 안했고 허가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불법 점거를 그대로 가겠다면 우리도 최후(공권력 투입)의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시설보호차원이다"라고 경고했다.

지난 25일 저녁부터 노동청 주변과 로비 그리고 농성장인 8층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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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시민의 신문(www.ngotime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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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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