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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등을 일삼는 네티즌에게 경고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백반형님’ 김형태(26)씨. 사진은 동영상 캡처
‘악플’ 등을 일삼는 네티즌에게 경고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백반형님’ 김형태(26)씨. 사진은 동영상 캡처
얼마 전에 인터넷 인기검색어 중에 '백반형님'이란 키워드가 상위에 랭크됐다. 자신이 가입한 까페에서 함부로 '들이대는' 네티즌들에게 준열하게(?) 꾸짖기 위해 백반형님이 몸소 동영상을 찍은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함부로 '나대는' 일부 카페멤버들에게 자중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야무지게 빠따 한 대 맞고 백반이나 한끼 하자…'는 그의 으름장이 주효할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분'이 등장한 이유 중의 큰 줄기는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대화의 규칙과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욕으로 도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치밀하게 준비된 근거없는 비방이나 흑색선전 등을 일삼기도 한다. 이와 같은 부작용이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한 '선거게시판 실명제 도입'의 결정적 근거라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 여러 논쟁의 장에서 그리고 인터넷사이트들의 성명을 통해 이것이 실효성이 의심되고 법적으로도 명분이 없다는 점은 밝혀졌기에 다시 중언하지 않겠다. 헌법 17조의 국민의 자기정보통제권이라든가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에 대해선 누구나 다 쉽게 공감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전제하에 가장 원론적인 방식이지만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상식적인 접근을 통해 그리고 인터넷이라는 사이버공간의 특수성으로 '인터넷실명제'의 부당함을 얘기하고자 한다.

표현의 자유는 과연 무엇으로 전제되어야 하는가. 그것은 두말 할 것 없이 익명성이다. 발화된 메시지에 대해 어떠한 피해나 제재를 받지 않을 때 표현적 자유의 외연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솔직하고 개인적인 의사표현이 가능할 때 표현적 자유의 존재기반이 마련된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때는 기존의 사회적 역할 내에서 그리고 발화의 책임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즉 가족관계, 신분, 연령, 지식수준, 정치적 성향, 종교 등 수많은 사회적 고리에 연결되어서 나 자신이 말한 내용에 1차적 책임을 질 준비가 된 상황에서 표현의 행위를 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대화상대가 누구냐에 관계없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다. 물론 익명성이 보장될 때 대화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희박해 질 수 있다. 게다가 상대방을 흠집내거나 비방할 목적이라면 더더욱 안성맞춤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익명성 개념의 주목적이 아니다. 이와 같은 익명성의 남용은 대화자체를 거부하는 일방적인 감정의 배설 그 이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이 다수가 참여하는 공론의 장에서 이루어질 경우 다수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없으며 스스로의 입지를 좁히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 오마이뉴스 신미희
이와 같은 맥락을 인터넷 실명제에 대입해 보자. 은닉된 약자로서 소정의 이익을 얻고자 익명성의 방패 안에 자신을 숨기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의 글은 정보의 흐름 속에서 금세 걸러진다. 의도가 불순할 때 다수의 네티즌들은 그 정보나 글을 외면하게 된다. 그 해악이 정도를 넘을 때 삭제조치나 혹은 아예 사이트 자체의 접근을 거부당하게 된다.

만약 그것이 오프라인의 법적 저촉의 대상이 될 경우 IP추적을 통해 사법처리를 받기도 한다. 정개특위에서 우려해 마지않는 근거 없는 비방, 흑색선전, 선거범죄는 그 해악이 중대할 경우 사후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인터넷공간의 자정작용에 의해 정보가치가 결정돼서 도태되게 된다.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을 경우 정보의 바다의 심연에 가라앉게 되는 것이 인터넷매체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리바다나 P2P서비스, 와레즈와 같은 정보공유는 아날로그적인 규제로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개특위가 인터넷실명제를 합의했다는 것에 의구심이 든다.

어떤 아날로그적 해결방식으로도 디지털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다. 따라서 정개특위의 인터넷실명제 합의는 일종의 필터를 통해 입맛에 맞는 상을 차리겠다는 의도로밖에는 비쳐지지 않는다.

이미 네티즌들 스스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표현의 자유를 교묘히 통제하겠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뜬소문에 연연하는 이미지 정치에 발목이 잡혀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원소스 멀티유즈의 공간에서 책임감 있는 확실한 사실만을 가지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라는 얘기는 네티즌 모두에게 검찰조사관이나 저널리스트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과 진배없다.

그런 근거 없는 비방에 대처하는 방법은 공신력 있는 정보를 계속해서 네티즌에게 제공하며 신뢰감을 형성하는 정공법이 맞다. 그리고 개인으로서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감정적인 분통을 어떤 방식으로든 터뜨리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정치적 공작의 혐의가 짙은 흑색선전일 경우 여론은 어리석고 단순하게 호도될 리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인터넷공간만이 미디어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문, 방송, 칼럼, 대화, 만남 등을 통해 거미줄 같은 사실판단의 근거를 얻지 않는가.

만약 이와 같은 인터넷 실명제가 정치적 이미지의 훼손에 집착해 그와 같이 호들갑을 떠는 것이라면 그런 낡은 정치적 사고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 유권자를 단순히 연예인을 추종하는 팬 정도로 인식하는 오만한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소위 '꼴통'이나 주정뱅이들의 행패 수준의 글이라면 그 어떤 네티즌도 동조하지 않는다. 오직 직간접적인 여러 채널을 통해 그 혐의가 농후할 때 그것이 진짜 소문이 되는 것이며 여론이 되는 것이다.

유권자의 정치의식을 함부로 낮게 재단하려는 오만함을 버려야한다. '네티켓' 준수를 옹호하고자 했다면 이미 수많은 '백반형님'팬들이 있으니 걱정 말라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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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언로가 확보 되느냐가 변화의 가장 밑단추라는 것을 절감하기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여론 바람의 세기를 체감하고자 가입했습니다. 한 몫의 힘의 결집이 어떤 위력인지도 느껴보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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