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 9일 밤 8시50분]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국회 통과... 지역구 선거운동 본격 돌입
| | | 정치관계법 통과 내용 | | | | 1.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중개정법률안
- 재석 168명, 찬성 116명, 반대 31명, 기권 22명
2. 정당법중개정법률안
- 재석 170명, 찬성 165명, 반대 4명, 기권 1명
3. 정치자금법중개정법률안
- 재석 169명, 찬성 160명, 반대 3명, 기권 6명 | | | | |
각 당간 이해관계에 얽혀 1년 이상 논란이 됐던 선거법 등 정치관계법안이 9일 국회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이에 따라 총선을 36일 앞두고 전체 국회의원 299명(지역구 243 비례대표 56)을 골자로 하는 선거구획정이 마무리됐으며, 각 정당은 지역 표밭 다지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애초 이날 '양승부 수정안'을 놓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첨예한 대립으로 난항이 예상됐던 선거법은 이재오 정개특위위원장과 박관용 의장이 중재에 나섬에 따라 다소 논란 끝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선거법 처리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1년여의 우여곡절 끝에 정개특위에서 여야 합의로 의결된 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며 "특히 그 중 선거구획정과 관련해서는 공선법 24조 5항에 선거구획정위안을 국회에서 존중해야 한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각 당 의원들 마음에 꼭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모쪼록 정개특위가 합의한 안에 대해 동료 의원들이 의결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혀 사실상 '양승부 수정안'에 반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관용 의장도 지난 2일 표결된 결과를 '원인 무효'로 인정하고 "재투표"를 선언했다. 박 의장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주장이 국회법상 타당한 부분과 여야 합의 정신이 서로 상충되고 있어 두 가지 모두가 일리 있다"면서도 "굉장히 당혹스럽지만 고민 끝에 전체 의견을 다시 물어보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다"며 양승부 수정안에 대해 다시 투표할 것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안상현 의원은 박 의장의 결정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의장이 바로잡지 못한 부분만 바로잡아 선포하기만 하면 되는데, 법적 근거없이 재표결 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이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식 의원과 양승부 의원도 신상 발언을 통해 강하게 항의했다. 김태식 의원은 "완주와 김제를 붙이는 것은 전형적인 게리멘더링"이라며 "박관용 의장에게 유감"이라고 반발했다. 양승부 의원은 전북지역 지도까지 들고 나와 "선거구획정위의 안은 대단히 불안정하고 잘못된 것"이라며 "수정안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 양승부 수정안은 재석 167명 중 찬성 72명, 반대 65명, 기권 30명으로 끝내 부결됐다. 논란이 됐던 '양승부 수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선거법 원안과 정당법, 정치자금법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개정된 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는 299명으로 늘어나게 되며, 올해 총선부터 '1인2표 정당투표제'가 도입된다. 또 선거 120일 전부터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허용돼 후보자들은 명함이나 메일 발송 등이 가능하게 된다.
아울러 '미디어선거'가 확대됨에 따라 정당연설회 등이 폐지되는 대신 선거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릴 때는 실명 확인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돼 있어 불복종운동 등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정당법의 경우 비례대표 56명 중 50% 이상이 여성에게 할당돼 여성들의 정치참여 기회가 확대된 점이 큰 변화 중 하나다.
[1신: 9일 오후 5시7분]
선거구획정안 놓고 민주-우리당 '팽팽'... 9일 선거법 처리 난항 예상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통해 지난 2일 처리되지 못한 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등 3개 정치개혁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북지역 일부 선거구획정을 놓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서로 '게리멘더링'이라고 비난, 팽팽히 맞서고 있어 선거법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9일 오전 상임중앙위에서 선거구획정위가 제출한 전북지역 일부 선거구가 '정세균멘더링'이라는 종전 주장을 거듭 확인했다. 특히 지난 2일 밤 11시16분께 제출된 '양승부 의원 수정동의안'이 투표를 거쳐 결과까지 발표됐고, 박관용 의장의 '가결 선포'만 남겨두고 있는 만큼 국회법에 따라 정개특위가 합의한 선거구획정안이 수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야당이 정개특위 합의를 파기했으므로 지난 2일 밤 투표는 무효"라며 정개특위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있어 선거법 처리는 또 한번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유용태 민주당 원내총무는 이날 낮 상임중앙위원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국회의장이 표결 선언을 하고 진행, 마감했고 집계까지 했다"며 "(양승부 수정안 표결은)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총무는 또 "엉뚱한 것은 많은 당 지도부가 의장이 의도적으로 필리버스터(의사방해·議事妨害)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박 의장의 당일 '가결 선포'를 하지 않은 것은 박 의장의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영환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당 지도부는 지난 양승부 수정안이 이미 결정됐다고 보고 있다"며 "추 의원과 박상천 고문, 조 대표의 견해는 표결이 이뤄지고 결과가 집계됐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투표가 집계된 상황에서 선포만 남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처럼 '양승부 수정안' 가결을 주장하는 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표결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양승부 수정안'이야말로 김태식 의원 지역구를 살리기 위한 '김태식멘더링'이라고 반발하며 민주당이 정개특위 합의사항을 번복했다고 비난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정치개혁법안이 3월 2일 임시국회 회기 말이 지나기 전에 통과될 것으로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신의를 저버리고 돌출적으로 양승부 의원을 시켜서 수정동의안 제출함으로 인해 파행이 벌어졌다"며 "지난 (양승부 수정안) 표결은 전자투표를 했는데 종료 선언을 하지 않았고 표결 결과를 공포하지 않아 불완전한 투표였다는 것은 의사국장이 보고로 명백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 "양승부 수정안은 마땅히 철회돼야 한다"고 밝혀 민주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거듭 강조했다.
김성호 의원도 "합의 정신을 깨고 날치기하듯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김태식멘더링'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지난 2일 본회의 자체가 아수라장이 됐다"며 "서로 양보에 의해 처리한 정개특위 합의사항인데 이를 하나라도 깨면 전체적인 합의도 무너지는 만큼 정개특위 합의안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선거를 35일 앞두고 시급히 처리돼야 할 선거법이 또 다시 표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선거법 처리를 위해 한발 양보하는 안을 마련해 민주당에 제안하기로 해 민주당과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양승부 수정안을) 일괄 취하하면 우리당도 선거법 중 허위학력 게재에 대한 김덕규 의원 수정안을 철회할 용의가 있다"며 "민주당이 (양승부 수정안을) 계속 고집하면 정개특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일단 정개특위 합의안대로 간다는 입장이다. 홍사덕 총무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양승부 수정안보다) 정개특위 합의안으로 가자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