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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 등 수 많은 공동체들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서로에게 연결돼 있다…."
모든 생명은 존귀하고 평등하다고 믿으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소중히 하고 그것들의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가게'가 꿈꾸는 세상이다.
'나눔과 순환'을 기본으로 하는 '아름다운 가게'(공동대표 박성준·손숙, 상임이사 박원순)는 이미 아름다운 재단의 '1% 나눔운동'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나눔'이라는 마법에 빠지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재활용문화가 확산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지난 2002년 안국점에서 시작한 아름다운 가게는 이미 전국 18곳에 매장이 열려 있으며, 부천지역에서도 지난달 26일 상동점이 개장한 이후 오는 16일 송내점 오픈이 예정돼 있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 가게 상동점을 직접 찾아 생활 속 나눔운동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상동신도시 상일고등학교 앞 성만교회 1층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 상동점(원미구 상동 573-3 성만교회 1층, 032-327-5643)은 부천 상동과 인천 부개동이 만나는 비교적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은 사각지역에 위치해 있다. 더욱이 상일고교가 아직 개교하지 않은 터라 지리적인 여건은 '악조건' 그 자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오전 10시경에 방문해 개점시간 30분 전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가게문은 열려져 있었다)부터 부지런한 주부 몇몇이 아이를 동반하고 누군가가 사용하다가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기증했을 물건을 열심히 고르고 있었다.
상동점 정효은 간사는 "14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지만 매일 50여명이 매장을 찾고, 20여명의 활동천사(자원봉사자)가 수고를 해주는 등 개장한지 얼마 안됐으나 잘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아름다운 가게 1호 안국점을 시작으로 17호점으로 지난달 26일에 개장한 상동점은 성만교회(목사 이찬용)에서 공간을 기증해 운영되고 있으며, 오는 26일에 오픈 예정인 송내점은 송내역 앞에 위치한 투나(쇼핑몰)에서 4층 40여평의 공간을 기증해 주고 있다.
이처럼 아름다운 가게의 대부분이 지자체나 일반인 등에게 공간을 기증 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매장에 놓일 물건 또한 일반인 및 기업의 물품기증으로 이뤄진다.
'내게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지만 세상을 위해서는 아직 더 쓰여야 할 물품을 기증 받아 재활용하는 것'. 이것이 아름다운 가게의 '읽기 전용'이며 '필요-충분조건'이다.
아름다운 가게의 시스템은 이렇다. 일반인이 기증한 물건은 일단 안양에 위치한 물류센터로 보내지며, 그곳에서 수선 및 가격결정 등의 작업을 거쳐 다시 지역 매장에서 판매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보통 매장평균 수익금이 일일 50만원 정도이며, 수익금 전액은 본부로 입금된 뒤 수익배분위원회를 거쳐 운영비를 제외한 금액은 전액 사회에 환원됨을 원칙으로 한다.
더욱이 수익금의 10%는 매장이 위치한 지역사회에 환원됨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부천지역 2개의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의 10%는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마법의 순환'을 펴게 될 것이다.
정 간사는 "올해 안에 50여개 아름다운 가게를 오픈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조만간 상동, 송내점에 이어 원미동에도 아름다운 가게 부천 3호점이 개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는 지자체 등의 공간기증을 이유로 재활용 기증운동이라는 순수한 차원과 달리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기도 하지만 '나눔과 순환'이라는 대전제를 잃지 않는 한, 재활용품 사용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차원에서 공존하는 따뜻한 마음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한쪽으로 치우친 재화가 물 흐르듯 하게 하는 운동'을 '사업'이라는 비즈니스 방법으로 찾아낸 아름다운 가게는 분명, 돈을 버는 수익을 고민하지만 수익 자체가 자선과 공익에 쓰여진다는 점에서 그들의 '나눔 운동'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진리(?)'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름다운가게의 ‘소리 없는 생활혁명’은 물품을 기증하는 '기증천사'(일반인)와 '활동천사'(자원봉사자)에 의해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돼 나가야 하며, '나눔의 마법'은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세상을 물들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기자 또한 모든 인터뷰가 끝난 뒤 14평 남짓의 작은 공간을 둘러보다가 누군가가 적절한 타인의 사용을 바라며 기증했을 법한 물건(5천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을 집어들고, 다음날 기쁜 마음에 전달해 줄 지인(知人)의 얼굴을 떠올리며 잠시 행복의 감정에 싸여 있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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