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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서약? (사진 왼쪽부터)심재엽(한), 선복기(민), 신건승(우), 노승현(무)후보가 '공명선거 준법서약' 펼침막 앞에서 깨끗한 선거를 바라는 초등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그림액자를 하나씩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김경목

'검은 돈이 나라 망친다.'(초등학생의 그림 문구 중)

17대 총선 공식 선거운 동 이틀째인 3일 오후 2시, 강릉시민단체협의회와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공동 주최)는 강릉 경포대서 출마후보 4인과 함께 '공명선거 준법서약식'을 가졌다.

이날 강릉경실련 고재정(50·관동대 교수) 집행위원장은 "이번에야말로 '공명선거'를 반드시 지키자는 뜻에서, 네 후보들의 다짐을 받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하면서 "깨끗하고 공정한 '양심이 살아있는 선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후보들은 이구동성 깨끗한 선거의지를 밝혔다.

기호 1번 한나라당 심재엽(58·심로악기 회장) 후보는 "강릉은 14∼16대까지 보궐 선거를 치른 곳"이라며 "더 이상 불명예스러운 일이 없기 위해 공명선거의 디딤돌이 되겠다"고 말했으며 기호 2번 민주당 선복기(62·정당인) 후보는 "1억8천만원의 선거 비용에 못 미치는 돈으로 선거 혁명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호 3번 열린우리당 신건승(39·㈜한솔교육사 대표) 후보는 "깨끗한 선거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으며, 기호 4번 무소속 노승현(57·강원한의원장) 후보는 "전국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준법서약을 한 네 후보는 '부패정치', '돈 정치', '16대 국회'가 새겨진 박을 발로 으깬 뒤 '공명선거 준법서약' 펼침막에 서명했다. 이 펼침막은 선거 기간 동안 후보자와 유권자들 사이의 '양심계약서'로서 강릉경실련(포남동) 외벽에 게시될 예정이다.

깨뜨려야! 우리들이 부숴야 할 '부패, 돈, 16대 국회, 지역, 학연, 혈연, 이미지, 패거리, 지역주의, 불법선거' 이날 자리한 후보들은 서명에 앞서 자신의 발로 박을 깨뜨렸다.
ⓒ 김경목

한편 강릉 유권자 운동은 후보들의 정책을 심판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이날 서약식을 주관한 강릉경실련 최복규(34) 간사는 "지방자치, 노동 등 7개 분야 140개 질문을 각 후보들로부터 8일 오전 12시까지 받아 분석을 통해,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견과 비전을 확인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간사는 또 "이 질의서는 당선된 후보의 의정 감시활동 자료로 쓰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들의 답변은 오는 12일 강릉 경실련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학연도 NO, 혈연도 NO"
초등학생들이 그린 공명선거 포스터

▲ "학연,혈연 싫어!"
"애들이 이런 것도 알아?"

이날 벚꽃으로 만개한 강릉 경포대를 찾은 한 상춘객이 초등학생들이 그린 포스터를 보고 한 말이다.

공명선거 준법서약식 자원봉사에 나선 관동대학교 김동철(20)씨는 "어린이들이 그린 포스터에 담긴 내용들은 당연한 것인데도, 새삼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며 "난 어릴 적 어떻게 정치를 바라봤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자원봉사 한 조성현(20)씨는 "어린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이 아이들이 성장해서는 제대로 된 정치를 만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이들의 말처럼 어린이들의 눈은 예리했고, 말은 솔직했다.

'불법선거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한 초등학생의 4컷 만화는 "기호0번 돈만음 후보가 저를 뽑아주시면, 이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시작한 뒤 "개표 날, 돈만음 후보가 고맙습니다. 그러면 약속대로 이 돈을 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이어진다. 이 4컷 만화는 "(돈만음 후보) 읔, 불법선거 하지 말걸. (경찰) 당신을 불법선거혐의로 체포하겠습니다"로 끝맺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린이들의 포스터 문구 역시 놀랄만하다는 게 이날 모인 시민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검은 돈이 나라를 망친다", "학연도 NO, 혈연도 NO"라는 정치의 일그러진 단면을 지적하는 내용에서 "정정당당 공명선거", "올바른 투표 밝은 사회" 등의 어른들을 꼬집는 총 200여장의 그림포스터가 총선을 불과 12일 앞둔 후보들과 유권자들에게 깊은 교훈을 남겼다.

그림포스터는 강릉 초당· 옥천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그린 것이다. /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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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강원정치 대표기자, 2024년 3월 창간한 강원 최초·유일의 정치전문웹진 www.gangwoninnews.com ▲18년간(2006~2023) 뉴시스 취재·사진기자 ▲2004년 오마이뉴스 총선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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